[아이티투데이 성상훈 기자]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PS)4와 마이크로소프트(MS) 엑스박스원이 중국에서 시장 선점을 위한 전초전에 들어서면서 닌텐도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시장의 경우 지난 1980년대 닌텐도의 패미콤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후 2000년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미치는 원인으로 지목되며 비디오 게임기의 제조, 판매, 유통이 금지됐다.

14년간 콘솔게임의 그림자도 구경 못했던 중국 시장은 올해 1월이 되서야 외국계 기업 비디오 게임기 판매 금지가 해제됐다.

소니와 MS는 발빠르게 PS4와 엑스박스원을 판매하기 위해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등 분주하지만 닌텐도는 이렇다할 소식이 없다. 특히 PS4, 엑스박스원과 달리 닌텐도의 위유(Wii U)는 글로벌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도 닌텐도의 향후 행보를 궁금하게 하는 원인 중 하나다.

닌텐도가 이달 초 발표했던 실적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466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1년 이후 3년 연속 이어진 적자다. 닌텐도의 추락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2012년 출시된 위유는 킬러 콘텐츠의 부재로 2년째 판매 부진을 거듭하고 있으며 닌텐도의 영업적자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전체 위유 판매량은 270만대 수준. PS4가 지난해 11월 발매된 후 6개월만에 700만대를 돌파한 것에 비하면 이제는 비교조차 불가능하다. MS 엑스박스원도 400만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위유의 고전, FPS 부재
30일 시장조사기업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게임 시장규모는 1016억 달러에 달하며 이중 비디오 게임(핸드헬드 포함)은 절반이 넘는 643억 달러 규모다. 이중 미국 시장이 전체 비디오게임 시장의 70%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게임 장르를 꼽는다면 단연 '1인칭 슈팅게임(FPS)'이다. 이는 비디오 게임뿐 아니라 PC게임에서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액티비전의 인기 타이틀 '콜오브듀티' 시리즈는 매년 신작을 발표하고 전세계에서 1500만개씩 판매되어 왔다. 미국에서만 평균 1000만개가 팔린다. e스포츠 FPS 대표 종목인 카운터스트라이크도 미국의 EG팀이 세계 최강팀 중 하나다.

PS4 독점 FPS 타이틀 '킬존 쉐도우폴'

PS4가 미국에서 인기 있는 이유도 풍부한 FPS 타이틀이 큰 역할을 해왔다. 가장 앞선 FPS 게임으로 꼽히는 킬존 쉐도우폴 독점 론칭을 비롯해 배틀필드4, 콜오브듀티 고스트, 울펜슈타인 더 뉴 오더, 와치독스 등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1년이나 먼저 출시된 위유 판매량을 두달만에 앞질렀던 것은 풍부한 FPS 콘텐츠 덕이라는게 업계 분석이다. 엑스박스원도 최대 히트작 '헤일로'시리즈 를 포함해 콜오브듀티 시리즈 등 다양한 FPS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닌텐도 위유는 뚜렷하게 내세울만한 FPS 히트작이 전무하다.

이제와서 FPS 장르에 집중할 수는 없겠지만 닌텐도 다운 히트작을 만드는 것이 흑자전환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닌텐도스러운' 게임 내세워
물론 그동안 히트작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대표적으로 슈퍼 마리오 시리즈다.

특히 지난 29일 정식 출시된 닌텐도의 '마리오카트8'은 전통적인 닌텐도의 아이덴티티를 이어온 게임이다.

이와타 사토루 닌텐도 사장은 "경쟁사 흉내내기 가 아닌 닌텐도스러운 게임으로 승부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힌 만큼 내부적으로는 마리오카트8에 많은 기대를 거는 눈치다.

29일 출시된 마리오카트 8

장수 인기 캐릭터 '마리오'가 등장하는 레이싱 게임으로 전작은 전세계에서 3000만개 이상 판매됐다.
전작만큼의 판매고만 올려도 자연스럽게 위유의 매출 만회로 이어지겠지만 현 시점에서 PS4와 엑스박스원을 쫓아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와타 사장은 지난해 반드시 영업 흑자를 내겠다고 공약까지 내걸었지만 아직까지 '결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마리오의 어깨(?)가 무거운 상황이다.

승부수는 라이트형 신형 게임기
중국 시장에서의 행보는 일단 독자적인 노선을 계획하고 있다. 닌텐도는 선진국에 비해 게임 경험이 적고 소득도 낮은 소비자에 초점을 맞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개발중이다.

위유를 비롯해 닌텐도3DS가 중국에 판매될 계획은 없다. 현지 중산층의 대부분에 접근할 수 있는 새로운 디바이스를 만들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 닌텐도 입장이다. 소니, MS의 방식과 똑같이 접근해서는 승산이 없다는 의미다.

위유의 글로벌 판매국가는 13개. 57개국에서 판매되는 PS4처럼 글로벌하게 판매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새 게임기는 잠재력있는 '신흥시장'은 모두 포함하고 있다.

닌텐도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일체형 플랫폼 비즈니스를 강조해왔다. 새로 개발중인 라이트형 게임기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신흥시장을 통해 위유와 달리 최소한 PS4와 엑스박스원과 경쟁할 만큼의 판매망을 확보하는 것도 닌텐도에게 남겨진 숙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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