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양태훈 기자] 다음과 카카오가 연내 통합법인을 설립하는 것을 골자로 한 합병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중국의 텐센트가 국내 시장 공략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텐센트는 지난 2012년 카카오에 720억원을 투자하며 지분의 13.3%를 취득해 카카오의 2대 주주이다. 다음카카오 출범시 9.9%의 지분을 보유하게 되며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영향력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관련 업계에서는 다음카카오의 합병으로 가장 수혜를 보는 것은 텐센트로, 향후 텐센트는 국내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다음카카오의 다양한 서비스 노하우와 마케팅 기법 등을 습득해 글로벌 시장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음카카오가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를 통해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진출에 나서겠다는 전략을 세웠지만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경우, 텐센트가 경쟁 서비스인 위챗을 선보이고 있어 카카오톡의 진입을 견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아이엠 투자증권 이종원 연구원은 “텐센트는 다음카카오와의 협업을 통해 시장에서 유리한 부분(사업)을 가지고 가려고 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텐센트의 입김이 강할 것으로 보이지 않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텐센트는 카카오 이외에도 지난 3월 CJ 게임즈에 5330억원을 투자하는 등 거대 자본을 앞세워 국내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는 만큼 사업영역을 확대할 시 국내 기업의 경쟁력 약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한국인터넷 기업협회 최성진 사무국장은 “텐센트는 이번 합병으로 한국의 다양한 서비스 형태, 마케팅 기법 등을 접할 수 있는 기회와 함께 금전적인 이득을 취했다”며 “(다음카카오 합병으로 인해) 텐센트가 국내 주요 인터넷 기업에 참여하게 되면 국내 사업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접촉점이 더욱 넓어지게 된다”고 전했다.

시가총액 126조원에 달하는 텐센트는 '리그 오브 레전드'를 비롯한 게임, 총 가입자 4억명을 돌파한 모바일 메신저 '위챗' 등의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는 중국의 최대 IT기업으로, 이번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으로 인해 투자액의 약 5.7배인 4083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다음과 카카오에 따르면 텐센트는 다음카카오 합병 후에도 이사회에 참석해 주주로서 역할을 계속해 나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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