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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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공공 클라우드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정부 지원 공공 기관 클라우드 전환 사업 예산이 크게 줄어들었지만 경쟁은 갈수록 고조되는 양상이다. 수익을 내며 사업하기가 힘들다는 얘기도 적지 않게 들린다. 특히 출사표를 던지는 회사들이 계속 늘고 있는 클라우드 매니지드 서비스(MSP)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 

이런 가운데 행정안전부가 클라우드 전환 사업 지원과 관련해 서비스형 인프라(IaaS)보다는 서비스형 플랫폼(PaaS)와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에 무게를 두면서 IaaS 중심으로 사업을 해온 기업들 사이에선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공공기관들 클라우드 전환 시 지원되는 예산은 올해 크게 줄었다. 올해 공공 클라우드 전환 사업 예산은 당초 계확됐던 1753억원의 20% 밖에 안되는 342억원 수준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파이 자체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업체들이 경쟁하다 보니 업체간 가격 경쟁이 고조되고 있다. 제살 깎아 먹기식 출혈 경쟁도 적지 않다는 후문이다.

행정안전부 주도에서 부처별 추진 방식으로 클라우드 전환 로드맵이 바뀐 것도 예산 때문이라는 평기다. 당초 계획보다 관련 예산이 크게 줄면서 계획을 수정할 수 밖에 없고, 이는 공공클라우드 전환 정책이 지연되거나 더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윤동식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장은 "클라우드가 디지털플랫폼 정부 구현을 위한 기본 조건으로 공공클라우드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만큼, 이 같은 우려가 사실화 되어 추진계획이‘용두사미’로 끝나지 않도록 정부와 민간이 함께 힘을 모아 원활하게 시행되도록 해야할 것이다"고 말했다.

클라우드보안인증제도(CSAP)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올해부터 CSAP는 시스템 중요도에 따라 상중하 3등급 체계로 개편되고 하등급의 경우 물리적 망분리 없이 소프트웨어을 활용한, 논리적 망분리만으로도 인정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로 인해 공공 클라우드 시장에 진입하지 못했던 글로벌 클라우드 회사들이 공공 시장을 노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CSAP 정책 변화에 대해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업체(CSP)들은 반발하면서도 CSAP 중등급에서 파고들 수 있는 공간이 커질 것을 기대했지만 낙관하기는 일러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일단 하반기 안에 상·중 등급을 포함한 고시 개정을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관련 업계 갈증을 어느 정도 채워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CSAP 개편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공공 클라우드 진입이 원칙적으로는 가능해졌지만 해외 업체들 사이에선 지금과 같은 기준 아래에선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도 들린다.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 한 관계자는 "SaaS 업체들 입장에서 정부가 정책을 좀더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예산은 줄어든 상황에서 공공 클라우드 시장을 겨냥한 업체들간 경쟁은 심화되는 양상이다. 특히 MSP 시장 경쟁이 점점 달아오르고 있다.

메가존클라우드, 클루커스, 베스핀글로벌 등 기존 MSP들 외에 IT서비스 업체들, IT솔루션 공급 업체들, 보안 및 컨설팅 업체들까지 MSP 시장에 뛰어들고 공공 시장 공략은 기본으로 깔고 가는 전략으로 나오면서 업계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공공 클라우드 시장에도 진출한 모 IT서비스 업체 한 관계자는 "이익보다는 매출 확대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클라우드 전환 정책 무게 중심도 서비스형 인프라(IaaS)에서 서비스형 플랫폼(PaaS)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 넘어가는 양상이다. 행안부는 올해를 기점으로 클라우드 전환이 아니라 클라우드 네이티브 전환으로 방향을 틀었다. 서보람 행안부 디지털정부 국장도 올초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이 주최한 토론회에 나와 "궁극적으로 클라우드로 성공하려면 IaaS로 이전하는 것보다 PaaS와 SaaS를 얼마나 쓰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클라우드 네이티브가 전진배치되면서 IaaS에 주력해온 회사들 보다는 PaaS와 SaaS 솔루션들도 제공할 수 있는 클라우드 회사들이 유리한 상황이다. 국내 모 MSP 업체 대표는 "클라우드로 인프라를 바꾸고 나면 클라우드 네이티브에 대한 수요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IaaS만으로는 어렵다. 클라우드 인프라 기반으로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반 앱을 만들고 데브옵스 환경에서 지속적인 통합/배포(CI/CD)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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