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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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강주현 기자]  '크립토 윈터'라 불리는 가상자산 시장 불황과 규제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국내외 업체 가릴 것 없이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실적은 감소하는 상황에서 규제 당국이 감시망은 강화하면서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대응 방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 올 1분기 매출은 7억364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6.87% 감소했다. 7900만달러 규모 손실도 기록했다. 2023년 1월 950명의 직원을 감원하는 등 고정된 관리 비용을 줄여 적자 폭을 개선했만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다.

실적도 실적이지만 규제 불확실성이 회사 입장에선 심각한 고민거리다. SEC는 최근 코인베이스를 상대로 웰스 노티스(불법 금융거래 등에 개입했다는 혐의가 있는 기업이나 개인에게 소송 제기에 앞서 해명 기회를 주는 사전 통지서)를 전달했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CEO는"불명확한 미국 규제 때문에 미국을 떠날 수 있다"고 받아친데 이어 SEC에 명확한 가상자산 규제 지침을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SEC는 관련 규제를 만드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밖 거점을 확대하려는 코인베이스 행보는 빨라지고 있다. 코인베이스는 규제 역풍을 피하기 위해 버뮤다에 파생상품 거래소 설립을 발표했고, 싱가포르 고객을 위한 이더리움, 솔라나, 카르다노, 코스모스, 테조스 스테이킹 서비스를 추가하며 글로벌 사업 확장에 나섰다. 거래 수수료를 받지 않는 대가로 매월 약 30달러를 받는 코인베이스 원 제품 서비스를 영국, 독일, 아일랜드로 확장하면서 새로운 수익 모델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 역시 거래량 감소로 인한 시장 점유율 하락 및 각국 규제당국에서 소송, 조사 등을 겪으며 난관에 봉착했다. 블록체인 분석 업체 카이코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바이낸스 점유율은 51%로 현물 거래 수수료 무료 정책을 폐지하기 전인 73%에서 18% 감소했다. 

바이낸스는 각국 규제당국들과 소송도 벌이고 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바이낸스를 미국 상품법 위반 혐의로 제소했고 SEC는 바이낸스가 자체 발행 코인 바이낸스코인(BNB) 판매 과정에서 미등록 증권을 판매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브라질 연방 검찰과 경찰은 바이낸스를 불법 파생상품 제공 혐의로 수사 중이며, 호주 증권투자위원회는 지난 4월 바이낸스의 호주 파생상품 사업 라이선스를 취소했다. 이달 초 바이낸스는 미등록 가상자산사업자에게 스테이블코인 판매를 규정하는 캐나다 당국 규제 강화에 반대해 캐나다에서 철수했다. 국내에서는  바이낸스가 인수한 고팍스 인수 변경신고 수리가 계속 지연되는 중이다. 

미국 가상자산거래소인 제미니도 미국 당국 규제 강화 속에 미국 외 지역에서 파생상품 거래소 설립 의사를 밝혔다.  쟁글은 "코인베이스와 같은 미국 거래소들 역시 가상자산 시장 침체로 2022년 적자 전환했다. 국내 거래소가 신사업 등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 해외 거래소는 파생상품 거래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상자산 시장은 현물보다 파생상품 시장 규모가 더 크다. 지난 16일  기준 바이낸스 일일 현물 거래량은 6억6000만달러인 반면, 파생상품 거래량은 34억9000만달러에 달했다. 현물과 달리 파생상품은 레버리지를 이용해 높은 수익률이 가능하기 때문에 변동성이 심한 가상자산 시장에서 중량감이 크다는게 업계 설명이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도 불확실성이 커지기는 마찬가지다.

빗썸은 올 1분기 매출액 507억원, 영업이익 162억원, 당기순이익 40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9%, 영업이익은 80%, 당기순이익은 20% 감소했다. 주요 수입원인 수수료 매출도 1247억원에서 507억원으로 줄었다.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도 지난해 매출이 66%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업비트와 빗썸 모두 김남국 의원 가상자산 거액 보유 및 거래 의혹으로 압수수색을 받았다. 김남국 의원 논란 속에 금융정보분석원(FIU) 업무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원화 서비스를 위해  은행 실명 계좌 확보를 준비 중인 중소 거래소들은 심사 일정이 지연되는 것과 관련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전반이 수수료 급감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가상자산 공시 플랫폼 쟁글에 따르면 시장 약세가 지속되며 가상자산 거래대금이 크게 줄었으며, 이로 인해 2022년 4분기 전체 원화마켓 거래소 영업손실은 22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원화마켓 거래소 안에서도 중소형 거래소 간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는데, 2022년 기준 영업흑자를 기록한 거래소는 업비트와 빗썸 뿐이다. 코인마켓 거래소들의 적자폭은 훨씬 심해졌다. 2021년 하반기 228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코인마켓 거래소 22개사 적자는 2022년 857억원으로 약 3.75배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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