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에는 어떤 타이어를 사용하는 게 좋을까 [사진: 현대차]
전기차에는 어떤 타이어를 사용하는 게 좋을까 [사진: 현대차]

[디지털투데이 AI리포터] 전기차(EV)의 큰 장점 중 하나는 자동차 유지 보수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것이다. 전기차에는 내연기관(ICE)차에 필요한 오일 및 오일 필터, 점화 플러그, 디젤 미립자 필터, 요소수 등 정비와 교체가 필요한 많은 부품이 없기 때문이다. 

예외는 타이어다. 타이어는 시간이 갈수록 도로와의 마찰에 마모되고, 공기가 빠지기 때문에 주기적인 교체가 필요하다.

전기차 전문 매체 아스테크니카에 따르면, 기존 내연기관차 타이어를 전기차에 사용해도 괜찮지만, 전기차 전용 타이어를 사용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다.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전기차 타이어는 전기차의 무거운 중량, 동적 하중 및 견인 요구 사항을 비롯해, 다양하고 복합적인 요소를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그러나 내연기관차용 타이어는 제작 시 이러한 부분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전기차에 비 전기차용 타이어를 사용하면 타이어 마모가 가속화되고, 열 관련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커진다. 또 정지 상태에서의 바퀴 스핀 가능성이 증가해 조향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

전기차에 적합한 타이어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근본적인 차이를 알 필요가 있다.

무거운 전기차…타이어 마모 및 내구성 높여야

먼저 일반적으로 전기차는 크기가 비슷한 내연기관차보다 무겁다.
예를 들어, 벤츠의 전기차 'EQS 450' 사륜구동 모델의 공차 중량은 약 2.5톤이다. 같은 회사의 내연기관차인 'S500' 사륜구동 모델은 2톤이다. 두 차량 모두 길이 5000mm 이상 대형 세단으로 F세그먼트에 속하지만, 배터리 무게 때문에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보다 0.5톤이나 더 무겁다.

전기차의 중량 문제는 차차 개선될 여지가 있으나 현재로서는 전기차 타이어는 전기차의 무거운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기존 내연기관차 타이어와는 다른 설계가 필요하다.

중량뿐만 아니라 자동차가 움직일 때의 상황, 즉 동적부하용량도 고려해야 한다. 전기차 타이어는 무거운 차체를 견딜 수 있도록 기존 타이어에 비해 제동, 코너링, 가속 중 더 강해야 하고, 유연할 필요가 있다.
 

전기차 특성을 반영한 전기차 전용 타이어 [사진: 한국타이어]
전기차 특성을 반영한 전기차 전용 타이어 [사진: 한국타이어]

'너무 조용해서 탈' 흡음재 등 소음 억제 필요

또한 소음 문제도 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훨씬 낮은 소음 수준을 가진다. 휘발유나 경유를 연소하는 내연기관이 없을뿐더러 변속기, 밸브 트레인의 클릭 소리, 배기 또는 흡기 배관의 소리, 심지어 고압 연료 인젝터의 희미한 딸깍 소리도 없기 때문이다.

전기차의 소음은 대부분 주행 중에 발생한다. 전기차의 내부 및 외부 소음은 교외 도로 운전 속도 이상으로 주행 시 발생하기 시작해, 고속도로 주행 속도부턴 증가한다.

롭 윌리엄스(Rob Williams) 한국타이어 북미 지사장은 아스테크니카와 인터뷰에서 "전기차에서 전기 모터 소음은 15%에 불과하다. 이보다 도로 소음이 40%, 고속 주행 시의 풍절음이 약 30%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커다란 모터 소음에 다른 소음이 묻히는 내연기관차와는 달리, 전기차는 차량 내부에서 내는 소음이 거의 없어 상대적으로 주행 중 소음이 더욱 크게 들리는 것이다. 이는 전기차 타이어에 흠음재를 부착하는 등 주행 소음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반영돼야 함을 의미한다.

주행거리 향상 위한 구름 저항 조절 문제도 관건

마지막으로 자동차의 주행거리에 타이어의 구름 저항(rolling resistance)이 끼치는 영향이 다르다.

일반적으로 자동차의 주행거리는 타이어의 구름 저항에 큰 영향을 받는다. 구름 저항이 낮을수록 차량의 주행거리는 늘어난다. 구름 저항은 타이어가 도로 면을 구르며 이루는 경사에 따라 구성되는 저항을 말하며, 차량의 중량이 크고 도로의 재질이 부드러울수록 구름 저항은 커진다.

F1(포뮬라 원) 전용 타이어 공급 업체인 피렐리에 따르면, 타이어는 내연기관차의 주행거리에 15~20% 영향을 주는 반면, 전기차의 주행거리에는 20~40% 영향을 미친다. 구름 저항이 주행거리에 미치는 영향이 내연기관차보다 전기차에서 월등히 크다.

낮은 구름 저항을 위해 전기차 타이어는 내연기관차 타이어에 비해 더 단단하게 제작된다. 트레드 패턴 또한 여기에 맞춰 설계된다.

문제는 종종 반대되는 성격을 가진 낮은 구름 저항과 타이어 그립 간의 적절한 균형을 잡는 것이 엔지니어들에게도 쉽지만은 않은 과제라는 점이다. 이는 전기차 타이어의 연구 개발비 증가와 함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이 외에도 전기차 타이어의 비싼 가격에는 전기차의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과 연구개발비용, 기존 타이어보다 작은 시장 규모 등이 영향을 준다고 아스테크니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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