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KT가 올해 1분기 매출 6조4437억원, 영업이익 486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2.4%나 줄어든 부진한 성적표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14.4% SK텔레콤, 같은 기간 0.4% 하락한 LG유플러스와 비교해 봐도 매우 부진한 실적이다.

올해 1분기 KT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감소한 이유는 일회성 비용에 따른 역기저효과 때문으로 풀이된다. KT는 지난해 1분기 자회사인 KT에스테이트를 통해 부동산을 매각하면서 746억원의 추가 이익을 거둔 바 있다. 이에 따라 KT는 지난해 1분기, 전년 동기(2021년 1분기) 대비 41.1% 급증한 6266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수 있었다. 그런데 올해 1분기에는 지난해와 같은 일회성 비용이 없었던 터라 지난해와 비교해 영업이익이 줄었다.

CEO 부재에 따른 비상경영 체제 전환이 주요 자회사들 업무 공백으로 이어지면서 사업 지연에 따라 실적 에 어느 정도 영향를 미친 것으로 보인다. 

KT의 주요 자회사도 영업이익이 줄었다. 전날 실적을 공개한 KT스카이라이프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7.9% 줄어든 160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사들이 예상한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하락 전망치 16%와 비교해 2배 넘는 수치다.

KT는 고객 중심의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으로 전체 매출이 1년 새 2.6% 늘었다고 강조했다. B2B(기업 간 거래) 플랫폼 사업(디지코 B2B)은 디지털 전환(DX)과 부동산 관련 사업에서 성장했다. AI컨택센터 사업은 올해 1분기 신한금융그룹 통합 AI콜센터 구축사업을 신규 수주했다.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B2C 플랫폼 사업(디지코 B2C)은 국내외 OTT 플랫폼과의 적극적인 제휴와 고객 중심의 서비스 개선이 이뤄졌다는 것이 KT 측 주장이다. 지니TV 등 IPTV(인터넷 TV)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

KT의 본업인 이동통신(MNO)사업부문을 살펴보면 올해 1분기 5G 가입자 수는 894만명을 기록했다. 전체 가입자의 65%에 해당하는 규모로,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이 높은 가입자 중심의 성장세를 유지했다는 게 KT 측 설명이다. 초고속인터넷은 고품질 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 증가로 기가인터넷 판매 비중이 늘어나며 매출은 전년 대비 2.8% 늘었다. 

KT는 올해 1분기 광고시장과 커머스 시장 침체로 콘텐츠 자회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6% 줄어든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출범 1주년을 맞이한 KT클라우드는 1분기 매출 1487억을 기록하며 성장을 이어갔다.

BC카드는 신용카드 매입액 증가, 자체 카드 발행 및 대출 사업 등 신사업 분야 성장 등으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6% 늘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2분기부터 8개 분기 연속 영업흑자를 이어가고 있으며, 올해 1분기에도 고객 수와 수신, 여신 등 모든 영업 지표가 성장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표이사 연임과 재선임 등이 전부 실패하면서 KT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부각됐고 결국 실적 부진으로 나타났다”라며 “짧게는 올해 1분기, 길게는 올해 2분기까지 이런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전했다.

김영진 KT CFO(최고재무책임자) 전무는 “KT는 인플레이션과 성장을 위한 투자 비용 증가에도 견고한 사업구조를 바탕으로 올해 1분기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라며 “지배 구조 분야에서도 글로벌 스탠더드를 뛰어넘는 선진 지배 구조 체계 구축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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