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u시티를 처음으로 창안해 화두가 됐던 이근호 보스턴대학교 교수는 더 이상 u시티를 IT 기술 측면으로만 바라보는 것을 경계했다. 관련업계 대부분이 지금까지 U의 청사진을 그려왔고, 이를 실현할 방법으로 여러 신기술에 초점을 맞춰 왔다. 그렇다보니 u시티는 ’그림의 떡’인 존재로 너무나 멀게만 느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이 교수의 생각이다. 하지만 기술 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바로 u시티에서 생활할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문화가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하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인터뷰 내내 국내 u시티 시장이 여러 업체들의 이해 관계로 발전이 늦어지고 있다고 냉철하게 비판했다. 우리나라가 세계에게 가장 먼저 u시티 개념을 발표했고, 1인자로 이끌 수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눈 앞에서 놓치지 말자는 것이 그의 핵심 메시지다.
“아직도 기회는 우리 손에 달려있다”고 이 교수는 주장한다. 더 이상 주저 말고 모범사례 개발에 모두가 합심해야할 시점임을 강조했다.
 
u시티가 단순히 유비쿼터스 기술을 접목한 도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 배경은 무엇인가. 
2004년도 u시티 개념을 발표할 당시, 많은 사람들이 도시에 유비쿼터스 기술을 접목하면 u시티라고 막연하게 생각해 왔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고유한 기술을 가지고 우리 브랜드의 유비쿼터스를 제시한 것이 u시티였다. 개념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컨셉은 달랐다. 우리의 문화를 U 기술에 접목한다는 것이다. 다른 나라와는 비교가 안되는 인터넷, 모바일 문화 등을 기술과 접목해 u시티를 구현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문화만으로는 지역에 국한 될 수 밖에 없지만 이젠 IT를 접목한 디지털 문화 시대이기 때문에 글로벌화가 될 수 있고 u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u시티가 국내 브랜드라면 다른 나라에서는 이런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 것인가.
현재 u시티는 국내만의 고유한 브랜드로 통한다. 다른 나라에서는 이런 u시티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는다. u시티라고 하면 이젠 한국의 브랜드로 인식하고 있다. 다른 나라는 인터넷 시티, 모바일 시티 등 디지털 시티로 이야기한다. 홍콩 사이버텍트나 싱가폴 원로스 등의 사례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정도일 뿐이다.

개념이 발표된 지 꽤 시간이 흘렀음에도 성과가 눈에 보이지 않는 것 같다. 
u시티 개념은 우리가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 비해 6개월 정도 빨랐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사대사상이 많이 남아있어 아무리 우리나라가 최고이고 앞서있다고 해도 막상 최고로 느끼지 않는 경향이 있다. 외국 사례를 통해 신뢰가 바탕이 돼야 인정하는 것이다. 그랬기 때문에 u시티도 초기 발표했을 때와는 달리 주도적으로 발전을 이어가지는 못했다. 하지만 아직 어느 나라도 우리나라처럼 u환경에 근접해 있는 곳은 없다. 지금 시점이 우리나라의 가장 중요한 기회인 셈이다.   

지금까지 U에 투자도 많이 했고 일도 많이 한 것 처음 보이나 국내 u시티 시장은 제자리  걸음이다. 가장 큰 이유는.
국내는 u시티에 대한 전체 그림은 잘 그리지만 구현을 하는 단계에서 이해관계가 너무 많다. 우리 나름의 기술과 문화가 외국에서 벤치마킹할 만큼 앞서 있지만 정작 이해 관계만 따지다 발전이 없는 꼴이 됐다. 즉, 사공이 많아 배가 산으로 가고 있는 상황이다. u시티를 실행을 하기 위해서는 자기의 이해 관계보다는 공공의 이익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데, 우리는 그렇지 못한 게 안타깝다. 한류같은 경우 소규모 집단에 의해 한명의 스타일 지라도 가능하지만, u시티는 많은 사람의 협력이 필요하다. 아직도 우린 늦지 않았고, 구체화시키면  된다.

해외시장과 비교해 u시티에 대한 관심도와 성장률은 어떤가.
생각보다 U에 대해 관심만 높을 뿐 실질적으로 행동으로 보이진 않고 있다. 특히 몇 년 전 많은 건설업체에 이런 개념을 전했지만 여기에 투자 연구하겠다는 업체는 거의 없었다. 골프 선수나 유명 연예인을 광고에 출현시켜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데만 급급했다. 때문에 내용은 없고 환상만 생길 수 밖에 없었다. 반면 해외의 경우 u시티에 대한 아이디어는 늦지만 구현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우리는 전세계적으로 u시티 관련해서는 선두 주자다. 하버드, 보스턴, MIT 등 해외 명문 대학에서도 우리를 인정해 주는 만큼 이제 진짜 실력을 보여줘야 할 때다.

현재 u시티 사례는 국내외적으로 전혀 없는 것인가.
해외에서는 u시티라고 할 만한 곳이 없으며, 우리나라가 가장 발전해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u시티의 전신이 곳곳에 있다. 해외 사람들이 한국의 u시티를 소개해 달라고 하면 ’디지털코리아’를 일주일 동안 방문하라고 제안한다.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디지털 호텔에서 머물고 찜질방의 디지털 문화나 외국인들을 위한 pc방, 용산의 전자 상가 등 u시티의 증거들을 보여준다. 따로 따로 떨어져 있을 뿐 이런 것을 한데 모으면 우리 고유의 u시티가 되는 것이다. 새로운 도시가 건설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기존에 있는 것들을 통합하면 그것이 바로 u시티다.

u시티 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 기술은 무엇인가.
u시티 사업의 특성상 고객이 자신의 요구를 이야기하긴 힘들지만 만들어 가는 사람은 그런 요구를 적극적으로 고려해 반영해 줘야한다. IT가 주는 혜택을 생각해서 가장 최선의 기술을 도입해야 하는 것인데, 여기서 기술은 정답이 없다. RFID 센서나 신기술하고는 크게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u시티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고려해야할 사항이나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중의 하나가 u시티도 우리가 살아가야할 공간이라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라이프 스타일과 문화가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 생활에 담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u관련 기술들이 생활 속에 녹아 들어가야 바람직한 것이다. 때문에 그 도시에 살고자 하는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정의하고, 디지털로 표현될 수 있는 것을 설계해 실행할 수 있는 전략만 있으면 된다.

현재 우리나라가 u시티를 구현하는데 있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는.
앞서 말했듯이, 국내는 사람들의 라이트 스타일과 요구를 정의 내리지 않고 첨단 기술로만 실현하려고 한다. 이런 전단계가 이뤄지지 않고서는 진정한 u시티 사회를 만들 수 없다. 우선은 빨리 실현 전략을 구체화시켜 모범사례가 나와야 할 것이다. 모범사례는 표준이고 성공으로 가는 지침서가 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기술이 성숙되지 않은 것도 아니다. 결론적으로 사람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U 실현에 대한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실전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기술 탓만 해왔다. 기술이나 성능 등의 문제를 논할 때가 아니라 이를 어떻게 다룰 지를 고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성현희 기자 ssung@ittoday.co.kr

<이근호 교수는 누구인가>

이근호 교수는 국내 최초 CompTIA RFID+ 자격증 취득자로 RFID 미국 보스톤대학 컴퓨터학과 초빙교수로 있다. 주요 경력으로는 보스톤대학교 정보시스템경영학과 교수, 순천향대학교 정보통신공학과 교수, 미국 조지아텍 전자/컴퓨터공학과 초빙연구원, 정보통신부 연구관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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