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클라우드. [사진: 셔터스톡]
구글 클라우드.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검색으로 큰 구글이 기업 겨냥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 부문에서 마침내 영업이익을 냈다. 구글 클라우드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28% 늘어난 75억달러, 영업이익 1억9100만달러를 기록했다. 구글 클라우드가 별도 부문으로 독립한 이후 기록한 첫 흑자다. 2021년과 2022년 합쳐 40억달러 가까이 까먹었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성과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오라클 출신으로 엔터프라이즈 컴퓨팅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토마스 쿠리안이 4년 전 구글 클라우드 지휘봉을 잡은 뒤 진행한 체질 개선 프로젝트들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구글 클라우드 부문은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와 경쟁하는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마이크로소프트 365와 유사한 구글 워크스페이스 생상성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이뤄져 있다.

CNBC 최근 보도를 보면 쿠리안 CEO가 합류했을 당시 구글 클라우드는 엔터프라이즈 기업들 사이에서 상대할 만한 파트너 대접을 받지 못했다.  쿠리안 CEO가 보기에 구글 클라우드 사업은 매우 초기 단계였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만 해도 구글은 첨단 기술 개발 역량을 가진 소프트웨어 개발자들과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들 중심으로 돌아가는 회사였다. 전임자인 다이앤 그린 체제 아래 구글 클라우드는 기업들을 상대로 제품을 개발하고 마케팅하고 판매할 수 있는 실제 아이디어는 없었다. 클라우드에 많은 투자를 했음에도 엔터프라이즈 기업들을 커버할 만큼은 충분히 성숙하지 않았다는 지적들도 쏟아졌다.

이런 상황 속에 구글 클라우드 사령탑을 맡은 쿠리안 CEO는 기술이 어떻게 작동하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인지 파악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새벽 4시부터 7시까지 기술 디자인 문서를 읽었고, 저녁에 제품들에 집중했다고 한다. 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생각하고 기술을 개발하는 것에서 제품과 솔루션을 구축하는 조직으로구글 클라우드를  바꿨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워크로드를 자체 데이터센터에서 클라우드로 전환하면서 구글도 오랫동안 클라우드 시장 공략에 공을 들였다. 클라우드 스토리지와 컴퓨팅 뿐만 아니라 기업내 개발자들 및 다른 담당자들을 겨냥해서도 인공지능(AI) 등 자사 최신 기술을 제공하는데 적극적이었다.

확장은 천하의 구글에게도 만만치 않은 것이었다. 2017년부터 2020년 3분기까지 거의 매분기 구글 CFO인 루스 포랫은 애널리스트들 앞에서 클라우드 부문이 영업과 기술 직종 모두에서 직원들이 가장 많이 증가하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현재 알파벳 전체 정규직 직원들 중 구글 클라우드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5% 이상이다.

구글은 클라우드 시장 지분 확대를 위해 인수합병(M&A)에도 공격적이었다. 2019년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루커(Looker)를 24억달러에 사들였고 지난해에는 보안 업체 맨디언트 인수를 위해 61억달러를 쏟아부었다.

구글 클라우드 사업을 총괄하는 토마스 쿠리안 사장. [사진: 구글 웹사이트]
구글 클라우드 사업을 총괄하는 토마스 쿠리안 사장. [사진: 구글 웹사이트]

CNBC에 따르면 토마스 쿠리안은 구글 클라우드에 합류한 이후 제품 로드맵 개발, 새로운 가격 모델 소개, 고객 서비스를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또 비용 절감을 위해 보다 효과적인 인프라 구축에도 집중했다. 그는 "지난 4년간 머신들을 설정하고 배치하는 사이클 타임을 5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자원 소비 최적화를 위해 100개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고객을 만족시켜 제품을 더 사게 하고 한번 사면 계속 쓰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춘 전술인 고객 성공(Customer success)은 엔터프라이즈 컴퓨팅 분야 테크 기업들에게는 익숙했지만 B2C로 큰 구글에게는 어색한 구호였다.

이에 토마스 쿠리안은 구글 클라우드 내부에서 고객 성공을 고려하는 DNA를 심는데 많은 신경을 썼다. 10만 파트너 커뮤니티도 구축했다. 구글 클라우드는 시니어 엔지니어들 수백명을 상대로 어떻게 회사 기술이 사용되고 어떤 점을 바꿔야 하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중요 고객들을 지원하도록 했다고 CNBC는 전했다. 쿠리안 CEO는 "고객을 가장 잘 도운 팀들을 상대로 1년에 두번 상을 주고 있다. 구글은 이제 톱5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회사들 중 하나가 됐다"고 말했다.

2020년 구글은 클라우드 기반 생성성 소프트웨어 브랜드를 구글 워크스페이스로 통합했다. 이와 함께 구글은 다양한 규모 회사들이 다양한 가격을 선택할 수 있도록 새로운 가격 모델들도 도입했다.

체질 개선 속에 구글 클라우드 수뇌부도 수시로 교체됐다. 구글 워크스페이스를 맡고 있던 자비어 솔테로는 지난해 7월 회사를 떠났고 SAP 톱 경영진 출신으로 2019년 구글 클라우드에 합류한 롭 에슬린도 지난해 퇴사해 지금은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RPA) 솔루션 업체 유아이패스를 이끌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대형 고객들 수가 늘면서 구글 클라우드 직원수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 3년간 구글 클라우드는 코인베이스, 도이치뱅크, 포드, 제너럴밀즈, 스페이스X 등과 클라우드 계약을 맺었다.

구글 클라우드 사업 부문은 이익을 기록했지만 이 숫자에는 나름 애매모호한 부분도 있다.

앞서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지난주 클라우드 및 다른 부문 영업이익을 재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2021년과 2022년 클라우드 사업 손실은 줄었다. 재조정된 수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구글 클라우드 영업손실은 변경 전 4억8000만달러에서,1억8600만달러로 줄었다.

데이터센터 장비 수명을 늘린 것도 클라우드 사업 부문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쿠리안 CEO는 "경쟁사들도 유사한 감사 상각을 하고 있다"면서 "구글 클라우드는 항상 이익을 내는 쪽으로 가고 있었다. 선을 그려 보면 커브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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