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기업들이 ERP, SCM 등 기간계 업무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도입하는 가운데 BPM, KMS 시장은 상대적으로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의 부문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모든 시스템의 기반이 되는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은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는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 업무의 효율화 및 협력사 관리를 위해 필요한 전사자원관리(ERP)나 공급망관리(SCM) 역시 적게는 5%, 많게는 7%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예년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불황이라고 하더라도 투자를 지속적으로 해야만 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2009년에도 꾸준한 성장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병희 기자 shake@ittoday.co.kr

오히려 불황의 틈을 타서 업무 시스템 효율화를 위해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면서 ERP나 SCM의 수요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가운데 올해도 기대치에 못 미쳤던 업무프로세스관리(BPM), 지식관리시스템(KMS) 등은 시장 규모가 축소될 우려가 높다. 무엇보다 가장 큰 시장인 공공기관들의 투자가 예년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009년에는 이처럼 기업용 애플리케이션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는 한해가 될 것이다. 저 DBMS 시장은 올해와 2009년 각각 7.4%, 7.6%의 성장세를 보이며 각각 2678억원 및 2882억원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IDC는 DBMS 시장 분석 및 업데이트보고서에서 2007년도 DBMS 시장이 전통적인 DBMS 수요와 함께 비즈니스 관점에서의 실시간 정보 활용 지원, 효율적 데이터 관리 등의 이슈에 힘입어 전년 대비 7.3%의 성장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한국IDC는 DBMS시장의 경우에 장기적으로도향후 5년간 연평균 7.5%의 성장을 통해 2012년에는 3573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대한 기업들의 효율적인 의사결정이 중요하게 여겨지면서 DBMS의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데이터를 단순히 관리하는 차원을 넘어 효과적인 정보 활용을 지원하는 기반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전통적인 DBMS 수요뿐만 아니라 BI(Business Intelligence) 및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판매와 연계하여 증가하는 추세이다.

한국IDC의 황성환 연구원은 "DBMS 제품의 경우 도입 결정이 기업의 전사적 IT투자와 연계되는 경우가 많아 시장 성장에 있어 경기침체라는 변수를 무시할 수 없겠지만, 기업 비즈니스 지원을 위한 정보 활용, 효과적 데이터 관리, 수요에 따라 경기 불확실성이 DBMS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DBMS 시장을 둘러싼 국내 업체와 글로벌 업체간 경쟁도 DBMS 시장을 뜨겁게 달굴 요소로 작용한다. 그동안 RDBMS 업계에서 한국오라클을 물리치며 당당하게 국산 업체의 위상을 높인 알티베이스 이외에도 내년에는 티맥스소프트의 DBMS 마케팅이 더욱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오픈소스를 기반으로한 DBMS의 데뷔전도 기대할 만하다. NHN이 큐브리드를 인수하며 오픈 DBMS 시장의 새로운 경쟁자로 나오는가 하면 다우기술역시 오픈 DBMS 사업에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다. 2009년에는 DBMS 업체간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예상되기 때문에 불황으로 인한 수요 저하를 상쇄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사자원관리(ERP) 시장도 신규 수요 위축 속에 7%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KRG는 국내 ERP 시장이 라이선스 기준으로 전년대비 10% 성장한 1136억원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했다.

KRG의 김창훈 이사는 “2009년에는 다소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7% 이상의 성장세는 넉넉히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이사는 성장 요인에 대해 대기업의 재구축 및 업그레이드 프로젝트가 지속적인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기업 정보시스템을 하나로 모으려는 통합 프로젝트가 잇따라 나오고 있고, 글로벌 지사를 통합하려는 글로벌 ERP 구축도 ERP 시장의 성장을 예상하게 하는 요소다.

무엇보다 올해 본격적으로 바람이 불기 시작한 IFRS 등과 같은 컴플라이언스에 대한 투자도 ERP 수요를 이끄는 하나의 원동력이 될 전망이다.

KRG는 2009년 ERP 시장 성장요인을 신규 수요에서 찾지 않는다. 불황으로 인한 투자가 어떻게 상황을 바뀌게 할지 모른다. 그러나 기능 개선이나 업그레이드 수요가 시장을 리드할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10년 전 IMF 이후 기업들은 저마다 글로벌 기업처럼 시스템을 갖추겠다고 ERP를 대거 도입하기 시작했다.몇 년 동안 지속적인 투자를 하며 운용하던 ERP는 이제 글로벌 ERP로의 변신 등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

이는 KRG가 최근 조사한 결과에서도 잘 나타난다.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은 많은 투자가 필요한 빅뱅방식보다는 업그레이드나 기능 개선 및 추가 모듈 도입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업체 역시 ERP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듦에 따라 신규 수요 발굴보다는 기존 도입기업의 재구축 수요에 집중하고 있다.
 
SCM 소폭 성장
 
공급망관리(SCM) 시장은 매년 소폭 성장해왔다. KRG는 올해 SCM 시장을 180억원 규모로 예측했다. 전년대비 4.7% 성장한 수치다.

생각보다 큰 폭으로 성장하지 못하는 것이 SCM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측면에 대해 SCM이 시장 성장이 더디다는 평가보다는 오히려 SCM의 정의가 너무 광범위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한다. SCM을 제각각 협의의 측면에서, 광의의 측면에서 정의를 내리다보니 SCM이라는 프로젝트로 진행하지 않더라도 SCM 범주에 드는 것이 많다는 것이다.

상황이야 어찌됐든, 내년에는 올해보다는 성장폭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KRG는 2009년에는 올해 대비 5.6% 성장한 190억원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라이선스 기준이다. 전체적으로 SCM 시장은 SW 라이선스 비중이 20%를 차지해 하드웨어, 서비스 포함한 시장규모는 84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KRG의 김창훈 이사는 국내 SCM 시장의 가장 주목받는 이슈로는 가시성(Visibility)을 꼽았다. 가시성은 국제 교역량이 증가하고 공급 체인이 더욱 복잡해지는 개방된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에서 주문충족률을 향상시키고 재고 절감을 위한 수단으로 그 중요성이 언급돼 왔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기업의 중요한 경쟁요소로 받아들여지고 실무에 적용되면서 SCM 고도화의 중요한 분야로 주목을 받고 있다는 것이 김 이사의 설명이다.

가시성은 한마디로 공급망 전체의 흐름을 정확하게 모니터링하고 공급 흐름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신속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원활한 흐름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BPM, KMS 제자리 걸음  

이처럼 기간계 업무 솔루션 등의 소폭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업무프로세스관리(BPM)와 지식관리시스템(KMS)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성장폭이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솔루션들의 경우에는 올해 웹2.0 바람이 기업까지 불면서 엔터프라이즈 2.0의 영향으로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던 부문들이다. 그러나 기대치와는 크게 다르게 시장 규모가 줄어들었거나 예년 수준을 유지하는데 그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BPM의 경우는 3~4년 전부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지만 올해도 역시 전사적으로 확산되지 못했다. 오히려 공공 기관들의 투자까지도 움츠려들면서 BPM 시장은 크게 위축됐다. 대표 BPM 업체인 핸디소프트가 구조조정을 해야할 정도로 매출이 줄어든 것도 이러한 시장 분위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KMS도 고도화라는 측면에서는 크게 기능이 좋아졌지만 시장 성장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KMS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내 지식관리시스템(KMS)은 올해를 기점으로 쾌속순항 할 것으로 내다봤다. 웹 2.0을 통해 KMS 시장에 새로이 조명되면서 올해초 관련 업체들이 30% 이상의 성장률을 기대하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KMS 시장의 제2 부흥기로 ‘KMS 2.0’이라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불과 몇 달만에 시장 분위기는 반전됐다.

엔터프라이즈 2.0이 이슈화되면서 기업들이 관심이 높아진 것은 확실하지만 실질적으로 도입 사례가 많지 않아 계속적으로 검토 단계에만 그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또한 결정적인 이유가 상반기에 공공 시장이 너무 침체되면서 주요 KMS 프로젝트들이 일제히 연기되거나 취소됐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KMS 시장의 경우 공공시장의 비중이 50%를 넘는 중요한 시장이다. 문제는 내년 상황이 더욱 좋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공공 기관의 IT 예산이 줄어든데다 투자 시점이 언제가 될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KMS 시장의 성장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1월부터 시작된 전세계의 경제불황으로 인해 애플리케이션 가운데는 성능관리 솔루션이 크게 뜰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에는 투자 측면에서 애플리케이션을 도입했다고 한다면 이제 기존에 구입해 놓은 제품들의 효용성을 점검해야 할 때가 됐기 때문이다.

성능관리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제니퍼소프트의 이원형 사장은 “불황일수록 기업들은 기존 투자한 것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주력하게 된다”면서 “각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성능 관리 툴이 인기를 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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