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인도 시장 공략과 생산 거점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 픽사베이]
애플이 인도 시장 공략과 생산 거점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 픽사베이]

올해 들어 국내 투자자들이 애플과 구글, 엔비디아 등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빅테크 주식들을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변동성을 감내하며 고수익을 추구하는 '서학 개미'들이 최근 급등세를 보이는 코스닥시장 내 2차전지 등 테마로 몰리면서 미국 주식 전반에 대한 매수세가 약해졌다는 분석이다. 

9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7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애플 주식 5억8212만달러어치를 매수 결제했으나 매도 결제액은 그보다 많은 8억740만달러에 달해 총 2억2528만달러(약 2972억원)어치를 순매도 결제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래픽 칩 제조회사 엔비디아(-4억605만달러)와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메타플랫폼(-7010만달러),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1474만달러),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업체 ASML(-5299만달러) 등도 순매도했다.

페이스북, 애플, 넷플릭스, 알파벳 등 'FANG'으로 대표되는 미국 빅테크 기업에 투자하는 'MicroSectors FANG+ Index 3X Leveraged ETN'(티커명 FNGU)은 순매도 결제액이 3144만달러로 나타났다. 이 상품은 기술주에 대한 3배 레버리지 상장지수증권(ETN)이다.

미국 빅테크 기업은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에 투자할 때 주로 선택하는 종목으로, 한국예탁결제원의 해외주식 보관금액 상위 종목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달 6일 기준 미국 주식 보관금액 상위권에는 서학개미의 오랜 사랑을 받은 테슬라가 부동의 1위를 기록했으며, 애플과 엔비디아가 각각 2, 3위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최근 국내 투자자들이 이들 종목에 대해 매도세를 보이는 이유는 나스닥 대비 코스닥의 수익률 우위가 두드러지면서 투자자들의 자금이 코스닥시장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코스닥시장에 개인투자자들이 좋아할 만한 2차전지, 인공지능, 로봇 등 거대 테마가 이례적으로 한꺼번에 생겼다"며 "한국 주식시장 상승률이 더 세기 때문에 돈의 흐름을 따라가는 개인 투자자들 입장에선 미국 빅테크 주식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들어 미국주식 순매수 결제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탁원에 따르면 올해 1∼3월 미국주식 순매수 결제액은 8억9902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71억554만달러의 8분의1 수준으로 감소했다. 특히 이달 들어 미국 주식 순매수 결제액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어 이 차이는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반면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은 지난해 1∼3월 약 511조원에서 올해 3개월간 약 596조원으로 16% 증가했다. 특히 3월 한달 동안의 거래대금은 올해(280조원)가 지난해(185조원) 대비 51% 많았다.

지수 상승률에서도 코스닥은 미국 증시보다 나은 움직임을 보였다. 코스닥지수는 연초 이후 29.56% 급등한 반면, 나스닥종합지수는 15.49%,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6.92% 상승에 그쳤다.

세계 주가지수 중에서도 코스닥지수 상승률은 아르헨티나 메르발지수(25.12%), 그리스 ATG지수(15.51%) 등보다 높아 전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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