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째 논의만 계속돼온 IT거버넌스 시장이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실물경제가 위험한 국면으로 치닫으면서 기업들이 기존에 투자한 IT 부분에 대해 체계적으로 관리, 활용하고자 하는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에 컴퓨팅 자원은 물론 인력과 조직까지도 총괄 관리하는 개념인 IT거버넌스 시장이 재조명되고 있다. 

성현희 기자 ssung@ittoday.co.kr

IT거버넌스는 그동안 일부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필요성이 논의돼 왔지만 이제는 기업의 경영층도 공감대를 형성하기 시작하면서 관심도가 계속적으로 증폭되고 있다. 이는 지난 3년 이상 IT거버넌스 개념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려왔던 업계의 노력과 더불어 구현 사례들이 국내에도 속속들이 소개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사베인-옥슬리법처럼 국제적인 규정 준수가 갈수록 강화되면서 국내 기업들도 본격적인 도입 계기가 생겼다. 이런 컴플라이언스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서 기업들은 자사의 업무 프로세스를 변경해야 한다. 즉, 주요 업무 프로세스의 90% 이상을 IT로 수행하는 현 시점에서는 IT거버넌스가 필수적으로 동반될 수 밖에 없다.

PPM • ITAM 중심으로 확대 적용

실질적으로 국내에 IT거버넌스가 구축되기 시작한 것은 얼마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도입 사례들을 따져보면 30여개 미만이다. 당초 업계전문가들이 예상했던 수치보다는 적지만 점차적으로 높은 수준의 프로젝트들이 요구되면서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한국HP 지동욱 부장은 "올해 프로젝트를 진행한 한진해운의 경우 ITIL의 최신버전인 버전3를 기준으로 ITSM과 IT거버넌스를 하고 있다"며 "ITSM 고도화를 비롯해 거버넌스로의 확대 적용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실제 IT거버넌스 툴들이 도입되면서 통제 프로세스를 자동화시켜 효율성이 배가되는 모습을 보고 많은 기업들과 공공기관들이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 업계는 한진해운을 비롯해 KRX, SK텔레콤, 시티뱅크, 삼성전자 등 15개 정도의 사례를 확보했다. 내년에도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희망적인 것은 공공시장과 금융 시장에서 계속적으로 고도화작업을 위한 프로젝트들을 추진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컴퓨웨어 박내석 부장은 "IT 거버넌스의 특성상 서로 데이터연관성이 있기 때문에 연관된 툴들이 함께 들어갈 수 밖에 없다. 프로젝트 관리에 초점을 맞춰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자산관리 등 주요 모듈들도 함께 구현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공공과 금융 시장에서 ITSM 고도화 프로젝트들을 추진할 계획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많은 이슈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IT거버넌스의 일부 영역이라 할 수 있는 프로젝트&포트폴리오관리(PPM)와 IT자산관리(ITAM)을 중심으로 도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기업들마다 중요도에 따라 도입하는 모듈들이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PPM과 ITAM을 첫 단계로 판단하고 있다. 올해 도입한 대부분의 기업들도 모두 이 영역을 도입한 것이었으며, 내년까지도 이런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ITAM의 경우 인적 자산이나 물리적 자산 등과 함께 기업의 핵심 자산으로 꼽힘에 따라 더욱 중요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내년 IT거버넌스 시장을 적게는 150억원에서 많게는 300억원 정도까지 예측하고 있다. 이는 IT서비스관리(ITSM) 영역은 제외한 순수 소프트웨어 라이선스와 서비스 구축을 포함한 컨설팅을 말한다. 기업들이 IT거버넌스의 필요성을 충분히 인지했기 때문에 올해보다는 다소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게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다만 IT거버넌스의 특성상 한꺼번에 모든 것을 도입해 추진하는 빅뱅 방식을 취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급격히 성장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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