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사진:셔터스톡]
이더리움 [사진: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이더리움 ETH를 스테이킹한 이들이 인출도 가능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이더리움 상하이+카펠라(Shanghai and Capella, Shapella: 샤펠라) 업그레이드가 12일(현지시간) 진행된다.

샤펠라를 통해 이더리움 실행과 합의 레이어들이 각각 업그레이드된다.

이더리움 노드 운영자들은 업그레이드 배치 전에 사용 중인 클라이언트 소프트웨어를 최신 상태로 해야 한다. 제 시간에 업데이트를 하지 않은 스테이커(Stakers)들과 노드 운영자들은 업그레이드를 할 때까지 샤펠라 네트워크에서 운영 및 거래를 할 수 없다.

일반 이더리움 사용자들과 ETH 보유자들은 업데이트를 위해 특별한 조치를 취할 필요는 없다. 

샤펠라 업그레이드는 인출 지원에 필요한  5가지 이더리움 향상 제안(Ethereum Improvement Proposals: EIP)들을 포함하고 있다.

이더리움은 지난해 9월 머지 업그레이드를 통해 작업증명(Proof of Work, PoW)에서 지분증명(Proof of Stake ,PoS) 합의 메커니즘으로 전환했다. 머지를 통해 이더리움 PoS 비콘 체인은 메인넷 실행 레이어와 통합됐고 에너지 집약적인 PoW 채굴자들이 필요 없는 구조로 전환됐다.

그러나 머지 이후에도 ETH 스테이커들은 스테이킹 한 ETH를 인출할 수 없었다. 비콘체인을 통해 2020년 12월부터 ETH를 스테이킹할 수 있었지만 인출은 불가능했다. 많은 이들이 지난해 머지 업그레이드에서 인출도 가능해질 것으로 봤지만 현실화되지 않았다.

머지 업그레이드로 이더리움 에너지 소비량은 99.9% 이상 줄었다. 새 ETH 발행량도 90%까지 감소했다. 2021년 8월 EIP-1559 업그레이드를 통해 적용된 수수료 소각 메커니즘(fee-burning mechanism)으로 이더리움은 현재 디플레이션(deflationary)이 일어나고 있다. 스테이킹 보상으로 만들어지는 ETH 공급보다 빠르게 ETH가 소각되고 있다는 얘기다.

디파이언트에 따르면 현재 이더리움 공급량 중 대략 15.5% 정도 스테이킹돼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340억달러 규모다.

샤펠라 업그레이드로 스테이킹에 대한 장벽이 낮아지면서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스테이킹 참여는 확산될 전망이다. 하지만 샤펠라는 또한 비콘체인에 스테이킹 해놨던 ETH를 인출하는 것도 가능하게 하는 만큼, 초기 스테이커들 인출 시도가 쇄도할 수도 있다.

이더리움 재단은 오픈마켓에 ETH가 쏟아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디파이언트는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샤펠라 업그레이드로 이더리움은 하루 2200개 정도 ETH에 대한 인출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스테이킹된 ETH 총 가치의 0.4% 수준으로 인출을 제한하는 셈이다. 미국 암호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는 트윗을 통해 "업그레이드 후 초기에는 인출 수요가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예상했다.

디파이언트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샤펠라 업그레이드가 유동성 스테이킹 토큰(liquid staking token, LST) 공급자들에게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차익 거래자(arbitrageurs들이 LST와 이더리움 간 차이를 이용하려 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LST는 스테이킹된 ETH 포지션을 나타내는 이자 지급 토큰으로 사용자들이 디파이 프로토콜들에서 스테이킹한 ETH 가치를 활용할 수 있게 해준다.

듄 어낼리틱스 데이터를 보면 LST는 스테이킹된 이더리움 가치에서 44%에 달하고 있다.  LST에 이어 개인 고래들 39%, 중앙화 거래소들이 14.5% 순으로 나타났다.

단기적으로 인출 시도가 늘어날 수는 있지만 큰틀에서 보면 샤펠라 업그레이드가 이더리움 생태계에 큰 변화를 몰고오지 않을 것으로 전망도 있다.

디크립트에 따르면 이더리움 레이어2 맨틀(Mantle)에서 제품 총괄을 맡고 있는 제이콥 칸테레는 "대부분 ETH들이 리도나 로켓 풀과 같은 유동성 스테이킹 토큰 플랫폼들을 통해 스테이킹되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 사람들은 오랫동안 (스테이킹된 ETH)를 팔 수 있었다"면서 "이번 업그레이드가 이더리움 경제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대 LST 프로토콜인 리도(Lido)는 현재 최대 이더리움 스테이커로 점유율 31%를 차지하고 있다.  중앙화 거래소인 크라켄은 2위로 스테이킹된 ETH 물량의 7% 가량을 갖고 있다.

제3의 서비스를 통해 ETH를 스테이킹하는 사용자들이 많은 것은 이더리움 검증인이 되려면 최소 32개 이상 ETH를 스테이킹해야 한다는 이더리움 구조와 관련 있다. 개인이 32개 이상 ETH를 직접 스테이킹하는 것은 현재 이더리움 가격을 감안하면 부담일 수 밖에 없다. 스테이킹 중개 서비스들은 수수료를 받고 양에 상관 없이 사용자들이 ETH를 스테이킹할 수 있게 해준다.

샤펠라 업그레이드가 이더리움에 대한 정부 규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지난해 9월 이더리움이 성공적으로 PoS 합의 메커니즘으로 전환했을 때 개리 젠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은 PoS 네트워크는 보상 메커니즘 때문에 증권 상품으로 고려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후 겐슬러 의장은 "비트코인만 상품(commodity)"이라며 이더리움은 증권일 수 있다는 점을 계속 부각해왔다. 디스크립트는 SEC가 이번 샤펠러 업그레이드를 ETH 스테이커들과 업그레이드를 수행한 핵심 이더리움 팀 사이에서 증권 합의 이행의 증거로 사용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