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 최대 화두로 토큰증권(STO)이 부상하고 있다. 특히 금융위원회가 지난 2월 5일 STO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블록체인 기술 업체부터 조각투자 업체, 증권사까지 STO 시장 선점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디지털투데이가 STO 시장 개척에 나선 다양한 플레이어들의  목소리를 들어 본다.  [편집자주]

박재하 바른손랩스 이사 [사진:디지털투데이]
박재하 바른손랩스 이사 [사진:디지털투데이]

[디지털투데이 강주현 기자] 바른손랩스는 영화 '기생충' 투자사로 유명한 바른손그룹 계열사다. 영화, 드라마 등 콘텐츠 제작과 투자를 전문으로 하고 있으며 신사업으로 블록체인 시장을 눈여겨 보고 있다. 토큰증권(STO)과 가장 시너지가 좋은 분야가 콘텐츠라고 자신하는 박재하 바른손랩스 사업이사를 만나봤다.

-금융당국이 발표한 STO 관련 가이드라인 의견은? 
"STO 가이드라인은 그동안 준비해온 사업 방향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아쉬운 점은 특정 블록체인을 노린 건 아니겠지만 가이드라인이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지향하는듯 하다는 것이다. 세계화되고 있는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가능한 사업 기회를 놓치는 부분이 있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바른손랩스가 추구하는 STO 사업 전략은?
"현재 STO 발행은 부동산, 미술품에 집중돼 바른손랩스는 STO를 활용해 향후 수익을 공유할 수 있는 콘텐츠 투자 기회를 열려고 한다. 건물은 부동산 시장 가격에 따라 변동이 심한데 콘텐츠는 각각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보니 시장에 크게 영향받지 않는다. 각 프로젝트의 STO 파괴력이 부동산보다 크다. 그래서 현재 콘텐츠 중심으로 상품을 개발 중이다. 혁신금융서비스를 통해 먼저 서비스를 오픈해 테스트할 방침이다.  바른손랩스의 STO 플랫폼은 벤처캐피털(VC), 제작사 등이 투자해 만든 콘텐츠를 중심으로 수익 권리만 나눠갖는 구조다. 콘텐츠 제작 과정을 투자자가 감시, 관리해 제작사가 제대로 진행 중인지 관리할 수 있다.  또한 콘텐츠에 투자했다가도 급전이 필요하면 다른 사람한테 판매, 양도 등이 가능하다. 기업들도 자금이 필요할 경우 매입한 권리를 판매하면 현금화할 수 있다."    

-증권사와 구축하는 STO 플랫폼은 어떻게 만들 생각인가?
"투자자가 매입한 콘텐츠는 자체 플랫폼 내부에서만 거래 가능하게 만들 계획이다. 바른손랩스가 신탁을 맡고 유진투자증권과 SK증권이 계좌관리기관을 맡아 3사가 함께 업무를 진행한다. 바른손 플랫폼에서 투자 지원하는 영화 등 작품과 관련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유진투자증권같은 경우 콘텐츠를 신탁해서 증권을 발행한다. SK증권은 이용자들의 계좌를 직접 관리해 플랫폼 연동해 유기적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영화· 웹툰 등 IP 판매 활성화에 STO가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콘텐츠 제작 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국내 영화, 드라마 투자 시장은 현재 매우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투자자들도 많지 않다. 따라서 STO 플랫폼을 만들었을 때 가장 각광받을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현재 국내 콘텐츠 시장은 OTT 콘텐츠 등이 넷플릭스에 종속되는 경우가 많다. '오징어게임'이 국산 드라마라고 생각하지만 투자 관점에서는 미국 시리즈물이다. K-콘텐츠란 말은 맞지 않다. 현재 국내 제작사들은 하청 업체에 불과하다. STO 투자가 활성화돼 투자 규모가 커지면 거대 OTT 업체들이 함부로 국내 업체들을 하청 업체화시키지 않고 동등한 입장에서 대응 가능하게 할 거라고 예상한다. 투자 규모를 비교해봐도 넷플릭스가 국내에 1년동안 투자하는 금액은 5000억원이 넘는다. 영화까지 합치면 투자 시장은 1조원에 달한다. STO를 통해 이런 기울어진 투자 시장에서 탈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STO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 필요한 점이 있다면? 
"성공적인 프로젝트가 등장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뮤직카우만 봐도 그렇다. 뮤직카우는 브레이브걸스가 지난 2021년 역주행하기 전에는 유의미한 수익을 거두지 못했다. 브레이브걸스가 역주행으로 성공한 이후 수익이 급성장해 기업가치가 8000억원까지 증가했다. 하나의 파괴력 있는 콘텐츠가 나온다면 STO 시장이 성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제2의 기생충 같은 작품이 나오면 콘텐츠 투자 시장이 활발해질 것 같다." 

-향후 국내 STO 제도화 방향성에 대해 조언한다면.
"좀 더 열린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 한국예탁결제원이 5개 기업을 선정해 분산원장을 표준화하겠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 블록체인의 이념에 맞게 탈중앙화됐으면 좋겠다. 분산원장을 중앙집중식으로 관리하는 게 아니라 오픈하고 문제가 생기면 빨리 해결할 수 있는 구조적인 형태를 갖추는 게 좋을 거라 생각한다."

-STO 시장의 미래는 어떻게 보나? 
"STO 시장은 앞으로 발전할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제도권에 들어오지 못해 일부 국민만 이용했다. 제도화가 되면서 STO 시장이 급성장해 금융시장도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 생각한다. 상상력을 발휘하며 새로운 금융 상품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 접근하고 있다. 기존 틀에 잡혀있어서 못하던 사업이 STO가 허용되면서 더 많은 기회가 열렸다. 이를 통해 나올 수 있는 상품은 무한하다고 본다.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상품은 점점 더 늘어날 것이다. 또한 STO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선물 시장, 옵션 시장이 생겨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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