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카카오 [사진: 디지털투데이]
네이버 카카오 [사진: 디지털투데이]

[디지털투데이 최지연 기자] 콘텐츠를 글로벌 진출의 축으로 삼아 몸집 부풀리기에 나섰던 네이버와 카카오가 허리띠를 졸라맨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북미 자회사들이 인원 감축에 나섰다. 불안한 글로벌 경제 상황에 인건비를 줄이는 등 경영 효율화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북미 자회사들이 잇달아 인력을 감축하고 있다. 왓패드는 지난 8일(현지시간) 왓패드의 전체 임직원 267명 중 42명을 정리해고 했다고 공지했다. 전체 직원의 15% 규모다. 왓패드는 퇴사 직원들에게 6개월간 복지 혜택을 유지하고 최소 12주 치 퇴직금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남경보 왓패드 대표는 공지사항을 통해 "최근 2년 동안 100명에 가까운 새로운 사람을 채용했다. 이제는 우리가 현재의 사업적 필요와 현실에 기반해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분명하다"며 “지난해 글로벌 경제 현실이 근본적으로 바뀌었고 우리는 이에 대한 면역이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네이버가 인수한 온라인 C2C플랫폼 포시마크도 최근 인력 감축을 단행했다. 네이버가 인수한지 두달 만이다. 전체 인원 800여명의 약 2% 미만이 감원됐다. 포시마크는 퇴사자를 위해 재정적 지원, 지속적인 의료 보장 및 배치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만 네이버는 이번 인력 감축은 자회사들의 자체 결정으로 본사 방침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카카오는 북미 자회사 타파스엔터테인먼트의 한국 법인 청산 작업에 나섰다. 타파스코리아는 약 40명의 직원들에게 권고사직을 제안하고 희망퇴직자에게 4개월분의 급여를 지급한다고 밝혔다. 타파스코리아는 오는 4월 청산된다. 

이에 타파스코리아가 담당했던 서비스는 카카오엔터로 이관된다. 이 과정에서 타파스코리아 내부의 개발자 일부도 카카오엔터로 소속을 옮긴다. 그간 타파스엔터는 타파스코리아에 플랫폼 운영 및 마케팅 업무를 용역으로 맡겨왔다. 카카오엔터는 타파스코리아 청산은 경영효율화를 위한 것이라며 북미 자회사 타파스엔터는 이번 구조조정과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지속되는 경제 불황과 급변하는 스토리 시장 환경에 따라 북미 시장에서 유연하게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경영 효율화하는 과정"이라며 "타파스코리아가 해 오던 업무를 더 경험이 많고 역량 있는 카카오엔터가 이어받기로 하면서 한국법인은 청산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카카오엔터는 지난 2021년 타파스와 래디쉬를 인수했다. 이후 지난해 9월 타파스, 래디쉬, 우시아월드를 하나로 아우르는 신규 합병 법인 ‘타파스엔터테인먼트’가 출범했다. 이후 박종철 단독 대표 체제로 개편하면서 내부 결속 다지기에 돌입한 바 있다.

이처럼 네이버와 카카오의 자회사들이 구조조정에 돌입한 이유는 지난 몇년 간 글로벌 진출을 위해 콘텐츠 사업에 거액을 들여 몸집을 키워왔지만 투자 대비 수익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네이버는 왓패드 인수에 6억달러를, 카카오는 래디쉬·타피스 인수에 9억5000만달러를 투입한 바 있다. 이에 글로벌 경기침체에 성장세가 악화될 것을 예견해 인건비 등 비용 절감에 나선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경제 악화로 인해 수익성 개선이 시급해진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정리해고가 올해 들어 가속화되고 있다"며 "그간 콘텐츠에 막대한 투자를 이어온 네이버와 카카오도 불안한 글로벌 경제 상황에 맞춰 인력을 감축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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