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팅 업계의 대변혁이 예고된다. 그동안의 PC는 잊어도 좋다. 이제 자신의 PC에 워드나 엑셀 등을 설치하지 않고도 필요할 때마다 컴퓨팅 자원이 할당돼 작업을 실행할 수 있게 된다. 바로 새로운 컴퓨팅 패러다임인 클라우드 컴퓨팅이 이를 가능케한다. 웹2.0을 뛰어넘는 뜨거운 키워드로 등장한 클라우드 컴퓨팅은 성숙된 가상화 기술을 기반으로 일반 PC 환경에서부터 기업들의 데이터 센터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구글, IBM,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본격적인 준비를 마치고 시장 개화에 나섬에 따라 시장이 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성현희 기자 ssung@ittoday.co.kr

“웹 3.0의 진전은 클라우드 컴퓨팅이 중심이 될 것이다” - 에릭 슈미츠 구글 CEO

“제2의 디지털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MS 플랫폼이 클라우드 컴퓨팅 혁명의 중심이 될 것이다” - 빌 게이츠 전 MS 회장

컴퓨팅 기술이 해를 거듭하면서 진화하고 있는 가운데 차세대 컴퓨팅 패러다임으로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이 지목되고 있다. 특히 가트너가 선정한 2009년 10대 전략기술에 두 번째로 선정되면서 더욱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IBM, MS, SAP, 오라클 등 최대 IT업체들도 클라우드 컴퓨팅에 막대한 투자를 시작했다. 특히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클라우드 컴퓨팅 운영체제인 ’윈도 애저(Azure)’를 발표하자마자 프로세서 업체인 AMD가 애저 운영체제를 지원하는 최적으로 프로세서로 쿼드코어 AMD 옵테론을 발빠르게 소개하는 등 잇따라 이슈를 낳으며 시장을 달구고 있다.

국내 시장 분위기도 해외시장과 별반 다르지 않다. 새로운 컴퓨팅 패러다임에 따른 변화에 대한 기대감와 함께 관련 업체들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창출에 주시하고 있다. 또 최근 1~2년 사이에 다양한 협단체에서도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 세미나를 여러번 개최했다. 오는 12월에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기술 활성화와 정책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한국클라우드컴퓨팅협의회도 출범한다. 뿐만 아니라 ETRI를 비롯해 LG CNS, KT(비즈메카) 등도 클라우드 컴퓨팅이라는 새로운 시장 대응을 위한 준비로 분주하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개발자 및 플랫폼 사업총괄 신혁석 부장은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인해 새로운 혁신이 오고 있다. 지금까지 소프트웨어 중심적으로 컴퓨팅이 발전해 왔다면 이제는 서비스적으로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클라우드 컴퓨팅, 이미 생활 속에 스며들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아직 초기 도입기 시장인 만큼 국내에서는 정확한 범위와 정의가 내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여러 의미들과 혼동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클라우드 컴퓨팅에서 클라우드(Cloud, 구름)는 인터넷 기반이라는 의미다. 클라우드는 컴퓨터 네트워크 구성도에서 인터넷을 구름으로 표현하는데서 나온 것으로, 숨겨진 복잡한 인프라 구조를 의미하고 컴퓨팅은 컴퓨터 기술을 사용한다는 뜻이다.

시장 조사 기관인 가트너는 클라우드 컴퓨팅을 ’인터넷 기술을 활용해 다수의 고객들에게 높은 수준의 확장성을 가진 IT자원들을 ’서비스’로 제공하는 컴퓨팅’으로 설명한다. 다시말하면 기업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거나 서비스할 때 서버나 스토리지 등 컴퓨팅 자원 등을 자체적으로 보유하기보다 이 같은 자원을 갖고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 제공자를 통해 운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인터넷을 통한 IT 자원의 온디맨드 아웃소싱 서비스’로 클라우드 컴퓨팅을 정의내릴 수 있다. 클라우딩 컴퓨팅은 기존의 씬 클라이언트와도 유사한 개념이지만 단말기의 속도나 크기에 제한없이 인터넷 접속만 가능하면 고성능 기기가 아니어도 원격으로 쉽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이 외에도 클라우드 컴퓨팅은 기존 시장에서 많이 사용되던 그리드 컴퓨팅과 유틸리티 컴퓨팅, SaaS(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 등과 혼용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기술적으로는 그리드의 분산 컴퓨팅을, 과금모형으로는 유틸리티 컴퓨팅을 채택한 컴퓨팅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또한 SaaS와의 관계는 클라우드 컴퓨팅이 보다 더 큰 개념으로, SaaS를 포함하는 광범위한 IT자원에 대한 아웃소싱 모형이라 할 수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과 기존 컴퓨팅 개념들과의 차이

 

주요 개념

클라우드 컴퓨팅과의 관계

Grid

Computing

높은 컴퓨팅 리소스를 필요로 하는 작업의 수행을 위해 인터넷 상의 분산된 다양한 시스템과 자원들을 공유하여 가상의 슈퍼컴퓨터와 같이 활용하는 방식 (분산 컴퓨팅 아키텍쳐)

Grid방식의 분산 컴퓨팅과 Utility개념의 과금모형을 혼합한 컴퓨팅 방식

Utility

Computing

컴퓨팅 리소스를 구매하거나 소유하지 않고, 가스, 전기등과 같이 유틸리티로 필요할 때 마다 사용하는 방식(사용량 기반 과금모형)

Server

Based

Computing

서버에 애플리케이션과 데이터를 두고 필요할 때마다 접속해서 사용하는 방식 (클라이언트는 입.출만 처리. 모든 작업은 100% 서버가 처리-Thin Client 방식)

클라우드 컴퓨팅은 가상화된 분산컴퓨팅에, SBC는 특정 기업의 서버에 중심 중심을 둔다는 차원에서 개념적으로 구분. 그러나 SBC가 발전으로 점차 구분이 모호해 짐

Network

Computing

SBC와 비슷하나, 애플리케이션을 서버에서 로드하여 로컬에서 수행하는 형태 (이용자의 CPU를 사용하여 동작)

이용자의 컴퓨팅 리소스보다는 클라우드 상의 IT 리소스를 사용하므로 개념적 구분

SaaS

서비스 제공자의 서버에 저장된 SW를 인터넷을 통해 서비스로 이용하는 SW 딜리버리 모형

클라우드 컴퓨팅은 모든 IT자원을 서비스로 활용한다는 차원에서 보다 SaaS를 포함하는 포괄적인 개념

                                                                                                                     <자료 :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클라우드 컴퓨팅도 이미 우리의 생활속에서 적용돼 왔다. 포털사업자들이 제공하는 웹메일이나 블로그뿐만 아니라 웹하드 서비스 등도 클라우드 서비스의 일부분에 속한다. 때문에 클라우드 컴퓨팅과 관련 서비스는 이미 오래전에 등장했던 것이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정책연구센터 정제호 박사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경우 이미 SW와 IT자원들을 인터넷을 통해 사용하려는 시도들이 많았지만 SW와 네트워크의 기술적 한계로 인해 인터넷을 통해 제공될 수 있는 서비스의 수준과 범위가 지극히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성장의 기회가 적었다"며 "하지만 네트워크 고도화와 가상화 등의 기술 발전으로 클라우드 서비스 환경이 조성되면서, 그 잠재적인 가치에 대한 시장의 평가도 새롭게 이뤄지면서 새로운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 구글에 이어 MS, IBM 등도 가세

클라우드 컴퓨팅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아마존을 꼽을 수 있다. 아마존은 2006년 유틸리티 컴퓨팅의 개념을 도입한 EC2(Elastic Compute Cloud)와 S3(Simple Storage Service)를 제공하면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본격화했다. 서버와 스토리지를 자체적으로 소유하기 힘든 소기업이나 개발자를 겨냥한 것으로, 현재 많은 기업들과 개인들이 자체적인 IT인프라를 구축하지 않고 아마존의 이런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필요한 IT서비스와 검색 엔진 서비스를 구매하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 10년간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에 2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고 지금까지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테스트 중인 DB 서비스까지 본격화되면 아마존의 입지는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에 이어 세계적 IT기업들도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에 대비한 준비로 바쁜 모습이다. 구글은 지난해말 공개된 모바일 웹 플랫폼 안드로이드에 이어 올해 앱 엔진(App Engine)도 선보였다. 앱 엔진은 개발자들이 구글의 플랫폼 상에서 웹 애플리케이션을 자유롭게 개발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PaaS(Platform as a Service) 전략이다. 현재는 베타서비스로 무료로 제공 중이며, 정식 서비스는 서비스 유형에 따라 유료화될 예정이다.

구글은 또한 이미 ‘구글 캘린더’를 통해 클라우드 컴퓨팅을 시도해왔다. 개인 일정 등을 관리해주는 이 프로그램은 PC가 아닌 데이터베이스센터에 자료를 저장하는 것으로, 이미 100만명 이상이 구글 캘린더를 이용하고 있다.

아마존과 구글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도 지난 10월 클라우드 컴퓨팅을 위한 운영체제인 ‘윈도우 애저(Windows Azure)와 서비스 플랫폼인 ‘애저 서비스 플랫폼(Azure Services Platform)을 발표하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아직은 베타버전이 나오기 이전 특정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CTP로 제공하고 있지만 내년 이후로는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구글과 아마존 등이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이어 마이크로소프트까지 시장에 가세함으로써 인터넷 서비스 업체 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여기에 IBM과 델도 서둘러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하며 투자를 본격화함으로써 시장이 보다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클라우드 컴퓨팅 활용도 높아

클라우드 컴퓨팅이 차세대 컴퓨팅으로 떠오르고 가운데 수혜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시장들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클라우드 컴퓨팅은 기업들에 IT자원에 대한 다양한 선택권과 유연성을 부여하기 때문에, 꼭 필요하지만 늘 사용하지 않는 서비스의 경우 이를 직접 구매해 설치하기 보다는 필요한 경우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면 유용하다.

예를 들어 가끔씩 사용하게 되는 웹 컨퍼런스의 경우 기업들은 비싼 인프라와 SW를 구매해 사용하기 보다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편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또한 온라인 게임을 운영하는 업체들도 갑자기 동시 사용자가 폭주 하더라도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하면 안정적인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다.

특히 바이오 테크놀로지 분야의 경우 단기간에 엄청난 컴퓨팅 파워가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슈퍼 컴퓨팅을 쓰기도 했지만 웹에서 올려서 다양한 자원을 응용하고자 할 때는 클라우드 컴퓨팅이 제격이다. 또 월드컵이나 올림픽 등 2∼3주내 사용자가 얼마만큼 들어올지 예측하기 힘든 경우에도 쉽게 적용할 수 있다. 일반 기업에서도 월말 정산이나 회계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고, 대학의 경우 학사시스템에 안성맞춤이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신혁석 부장은 "클라우드 컴퓨팅은 갑자기 사용자가 늘어났을 때 이론적으로 무한 확장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IT 업체들의 경우도 SW 개발이나 테스트 작업에 용이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트너 역시 2009년 10대 전략기술로 클라우드 컴퓨팅을 꼽는 배경에, 클라우드 컴퓨팅의 활용으로 기업들이 시장 진입시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탄력적으로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2011년 약 1600억 달러 시장 형성

여기에 유비쿼터스 시대에 접어들면서 클라우드 컴퓨팅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모든 디지털 디바이스에서 가정용 전자기기에 이르기까지 인터넷을 통해 연결되는 세상에서 지금까지의 관리 방식으로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와 리소스를 처리하기가 벅차기 때문이다.

또한 클라우드 컴퓨팅은 이미 자체적으로 IT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기업들 보다는 개인들과 신생업체들을 중심으로 성장 기반이 다져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은 초기 도입 시장이기 때문에 활용 수준과 범위가 넓지 않지만 마이크로소프트와 IBM과 같은 거대 IT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면서 기업의 핵심 비즈니스 영역에서의 도입도 멀지않아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국내외적으로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치는 체감적으로 모두 높게 산정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본격적인 도입기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조사기관들에서도 뚜렷한 성장예상치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까지는 금융기관인 메를린치에서 발표한 보고서가 전부다.

메를린치는 2011년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이 약 1600억 달러에 달하며, 그 중 950억 달러는 비즈니스와 생산성 애플리케이션에서, 나머지 650억 달러는 광고시장에서 나타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리고 2020년에는 1000억 달러 이상의 시장을 예상했다.

국내 시장의 경우 IT기반 기술에 있어서는 약점을 갖고 있지만 인터넷 활용 측면이나 인터넷 인프라 측면에서는 가장 앞선 만큼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 기대를 걸고 있다. 또한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사용자들의 수용도가 높은 편이어서 수요자 측면에서도 높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통신 사업자나 SI 업체들, 그리고 일반 기업들도 클라우드 인프라를 이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창출됨으로써 전반적인 IT 시장의 새로운 활력소로 그 진가를 발휘할 전망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규모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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