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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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오픈AI의 챗GPT 같은 생성 기술을 기존 애플리케이션에 통합하려는 국내외 업체들의 행보가 활발하다. 

오픈AI는 기업들이 챗GPT를 자사 앱들에 쉽게 버무릴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을 공개했다. 모바일 메신저 업체 스냅, 쇼핑 플랫폼 쇼피파이, 온라인 식료품 배달 서비스 플랫폼 인스타카트 등이 챗GPT 기능을 서비스들에 통합하고 나섰다.

인스타카트는 자체 AI 기술 및 제품 카탈로그를 챗GPT와 통합해 사용자들이 앱에서 다양한 질문을 하고 답을 얻도록 할 수 있게 하려는 모습이다.

인스타카트에 적용된 챗GPT. [사진: 오픈AI]
인스타카트에 적용된 챗GPT. [사진: 오픈AI]

쇼피파이는 사용자가 제품 검색을 하면 추천을 해주는 용도로 챗GPT를 활용한다. 스냅은 유료 구독 서비스인 스냅챗 플러스 가입자들을 상대로 AI 챗봇 기능인 마이AI(My AI)를 공개했다. 이러닝 회사 퀴즈렛(Quizlet)도 챗GPT를 서비스에 적용해 챗GPT 식 문답 스타일을 활용한 AI 튜터링 경험을 구현한다는 목표다.

개인 사용자(B2C)를 넘어 기업용(B2B) 소프트웨어 시장에서도 생성AI는 중량급 키워드로 부상했다. 노트 작성 및 협업 SaaS인 노션은 지난해 11월부터 일부 사용자들을 상대로 테스트해온 생성 AI 기능을 모든 유료 사용자들에게 풀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노션 AI는 작성한 텍스트를 개선하거나 요약하고 작업 목록 생성 및 번역 작업도 수행할 수 있다.

노션은 AI 기능 개발을 위해 오픈AI 외에도 앤트로픽 등 다양한 거대 언어 모델(LLM) AI 업체들과 손을 잡았다.

노션 AI 이미지
노션 AI 이미지

생산성 도구에 AI 기능을 투입하려는 회사들은 노션 외에도 여럿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커뮤니티케이션 플랫폼 팀즈 사용자들을 위한 유료 서비스인 팀즈 프리미엄(Microsoft Teams Premium)을  선보이면서 챗GPT 기반 기술인 오픈AI GPT-3.5 도 추가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스카이프, 워드, 파워포인트, 아웃룩에도 오픈AI 기술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생산성 도구 개발 업체 레이캐스트(Raycast)도 노션과 유사한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 오픈AI 기술을 통합했고 노션 같은 노트 앱인 멤(Mem)도 오픈AI GPT-3 기술 기반 AI 비서 기능을 선보였다. 구글도 오픈AI 대항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구글 워크스페이스 생산성 플랫폼에도 생성AI 기술이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생산성 앱을 넘어 다른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들로도 챗GPT 스타일 AI가 확산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신중론이도 만만치 않다. 생성 AI는 엔터프라이즈 검색,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세일즈 도구 등을 파고들 잠재력이 있지만 기술적으로 성숙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경영 컨설팅 업체 프로티비티의 크리스틴 리빙스톤 이머징 기술 매니징 티렉터는 "챗GPT는 생성AI 분야에서 거대한 진전이지만 현재 시점에선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와 관련해선 신중하게 쓰여야 한다"고 말했다.

가우라브 굽타 라이트스피드 벤처 파트너스 파트너도 "높은 수준 정확도와 사람 판단을 필요로 하는 비즈니스 영역은 챗GPT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테크 투자 펀드인 섹션32의 앤디 해리슨 CEO는 "챗GPT가 핵심 엔터프라이즈 앱들에서 사용되려면 정확성 문제들 외에 안전 조치 및 보안, 보다 나은 언어 역량, 신속한 결과 등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클라우드 기반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업체인 서비스나우 CIO도 챗GPT는 영업, 마케팅, 콜센터는 물론 비즈니스 문서를 요약하는데 적합하지만 당장 챗GPT를 회사 시스템에 통합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라고 WSJ은 전했다.

신중한 모드 속에서도 다양한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에 챗GPT 스타일 생성AI를 활용하려는 시도 계속 확산되는 양상이다.

인튜이트를 제공하는 터보택스의 아어쇼크 스리바스타바(Ashok Srivastava) 최고 데이터 책임자는 "챗GPT는 영업과 마케팅 부서에서 반복적인 작업들을 자동화하는데 가장 유용할 것이다. 잠재 고객을 발굴하는 주니어 세일즈 담당자들이나 질문에 응답하는 고객 서비스 담당자를 대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객 서비스 분야에 챗GPT를 활용하려는 시도는 국내서도 나오고 있다. 국내 자연어 인지검색 솔루션 기업 올거나이즈코리아는 최근 GPT-3.5를 자사 AI챗봇 알리에 접목한 ‘알리(Alli) GPT’를 출시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알리GPT’는 기업들이 자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챗봇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알리 핵심 기술을 그대로 활용하면서 사용자에게 보여지는 부분을 챗GPT 스타일로 구현했다면 보면 된다.

질문에 대한 정보를 종합해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챗GPT 기반 언어 모델인 오픈AI GPT-3.5 API를 연동해 기업 맞춤형으로 엔지니어링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챗GPT는 2021년까지 공개된 데이터로 학습된 모델이라 최신 정보 업데이트가 돼 있지 않고 사실 관계가 정확하지 않은 경우에도 그럴 듯하게 보이는 답을 내는 한계가 있다. 올거나이즈코리아는 "답변 정확도와 사실관계를 판단하기 힘든 챗GPT와 달리, ‘알리GPT’는 답변 출처가 되는 사내 문서나 사이트를 프리뷰 형태로 보여줘 사용자가 믿고 사용하며 검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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