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프로덕트 매니저(PM) 노정석

천국과 지옥을 경험한 IT 업계 산증인 노정석씨. 그는 지난 9월 12일 인터넷 업계를 들썩거리게 만든 장본인으로 유명하다. 이날은 바로 세계최대 인터넷 검색 업체인 구글에 한국의 벤처 기업이 인수됐다. 주인공은 블로그개발업체인 ‘태터앤컴퍼니(TNC)’. 국내 벤처업계에서는 유례없는 일이었기 때문에 꾀나 신선한 뉴스거리였다. TNC를 창업한 사람이 바로 노정석 전 대표다. 지금은 구글에 입성해 프로덕트 매니저(PM)로 일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일 엔씨소프트 신사옥에서 열린 ’개발자-학생 합작 오픈소스 축제(Winter of Code 2008, 이하 WoC 2008)’의 오픈 컨퍼런스인 ‘W데이’에서 개발자의 삶에 대한 주제로 강연했다. 이날 강연에서 노정석 PM은 자신이 개발자로서 걸어온 길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 주면서 개발자로서의 삶에 대해 솔직담백한 얘기를 털어놨다.

그는 개발자를 ’새로운 시대의 연금술사’로 정의한다. 개발자가 단순히 코딩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현재 있는 정보들을 가공해서 유용한 가치로 만들어 주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

노정석 PM은 "지금의 개발자들은 무수히 많은 정보들을 멋스럽고 유용하게 가공해서 금으로 만드는 연금술사"라며 "근원적인 가치를 만드는 창조적인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개발자들이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보는 시장을 이끌어가는데 있어 가장 가치있는 원천이다. 이를 다룰 수 있는 유일한 직종이 개발자"라며 "어떠한 분야와도 연관지을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에 가장 좋다"고 말했다.

3번의 창업 = 3번의 값진 자산

그는 올해 33살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출신이며, 지난 2005년 TNC를 창업해 구글에 인수되면서 유명세를 탔다. 하지만 그 이전부터 이미 관련 업계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화려한(?) 경력의 소유가 이기도 하다.

TNC의 창업도 처음이 아니었다. 20대에 그는 이미 3번의 창업을 했다. 첫번째는 인터넷 보안 관련 업체를 만들어 기업공개(IPO)를 통해 상장하는 꽤거를 누렸다.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회사가 상장하자 지분을 팔아 마련한 돈으로 또 다른 보안회사를 만들었다. 두 번째 회사는 해외 시장을 겨냥해 진행했지만 불과 1년만에 실패하고 말았다. 그리고 세 번째 TNC는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통해 얻어진 노하우를 통해 세계적인 기업에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노정석 PM "그동안 창업을 3번 했는데, 잘된 적도 있고, 망한 적도 있고, 팔려보기도 했다"며 "지금 돌이켜보건대 이런 값진 경험들을 할 수 있었던 것에는 12년전 대학 생활을 하면서 해커 동아리 활동을 했던 것이 가장 큰 계기"였다고 말했다.

그는 경영학과 출신이다. 컴퓨터나 전자공학 출신도 아닌 그가 개발자의 길로 걷게 된 것은 대학에서의 동아리 활동 때문이다. 그는 마음 맞는 친구들과 함께 밤샘 작업을 하며 인터넷에 빠졌던 그때의 추억이 지금까지도 아련하다. 국내 최초의 해킹사건이었던 ‘포항공대 해킹’을 주도하면서 학교에 무기정학을 당한 경험도 있는 그.

노정석 PM "무기정학이 한달만에 풀렸지만 정말 인생에서 바닥을 경험한 순간이었다. 지금까지의 인생을 그래프로 그려보면 뭔가 새로운 것을 시작했을 때 마다 바닥에 있었을 때였다"며 "지금 많은 개발자들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경제 위기로 인해 취업의 기회가 많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를 오히려 기회로 삼고 새로운 시도를 해보길 바란다"고 말햇다.

 그는 또 "학생 때의 경험들이 아직도 사회생활을 해 나가는데 진하게 배여있다"며 "열정을 가지고 개발자로서의 삶에 충실히 한다면 향후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현희 기자 ssung@it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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