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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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오픈AI가 개발한 챗GPT와 같은 AI 챗봇이 확산되면서 구글이 틀어쥔 글로벌 인터넷 검색 판세에 어떤 변수가 될지가 관전포인트로 급부상했다.

AI 챗봇 기술을 활용해 검색 시장에서 게임의 법칙을 바꿔 보려는 후발 업체들 공세가 구체화되는 양상이다. 

미국에선 마이크로소프트가, 중국에선 바이두가 AI 챗봇을 검색 엔진에 통합하기 위한 행보를 이미 본격화했다.

시장 조사 업체 스탯카운터 데이터를 보면 올해 1월 세계 인터넷 검색 시장에서 구글은 92.9%로 압도적인 점유율을 이어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빙'(bing)은 3.03%, 야후는 1.22%, 얀덱스와 바이두가 각각 0.85%, 0.65%로 뒤를 이었다. '구글과 기타'로 분류해도 이상할 게 없는 판세다.  이중 얀덱스는 러시아, 바이두는 중국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비슷한 방식의 검색으로 구글을 추격하기가 쉽지 않음을 감안하면   AI챗봇에 대한 관심은 후발 검색 업체들에게 새로운 검색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무기일 수 있다. 챗봇AI를 검색에 붙였다가 '임팩트'를 내지 못한다고 해도 크게 잃을 것도 없다.

디인포메이션, 세마포(Semafor) 등 외신들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조만간 빙 검색엔진에 전략적 AI 파트너이자 챗GPT 제공 업체인 오픈AI가 개발한 텍스트 생성 AI 기술을 투입한다.

세마포 기사를 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몇 주 안에 빙에 오픈AI가 개발 중인 차세대 언어 모델인 GPT-4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챗GPT는 GPT3.5 버전에 기반하고 있다. GPT-4는 이전 버전 대비 매우 빠르고 보다 구체적인 결과를 사람처럼 보여줄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GPT-4 통합으로 빙 검색은 GPT-4를 사용해 검색 쿼리에 대답하게 된다. 링크 목록이 뜨는 기존 검색과 달리 사용자들에게 사람처럼 답을 알려주는 방식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빙에 오픈AI 기술을 장착해 검색 시장에서 구글을 향한 공세를 강화할 계획이다. 얼마나 먹혀들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겠지만 마이크로소프트 행보에 대한 관심 자체는 점점 커지는 분위기다.

빙은 검색 시장에 마이너 신세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디지털 광고 사업을 여전히 유망하게 보고 있음을 감안하면 전략적 가치는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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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구글로 불리는 바이두도 조만간 오픈AI 챗GPT와 유사한 AI 챗봇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에 따르면 바이두는 자체 개발한 AI 챗봇을 3월 선보일 예정이다. 초기에는 자사 주력 검색 서비스에 AI 챗봇을 내장해 제공한다.

바이두는 수년 간 수십억달러를 AI 연구에 투자해왔다. 대규모 머신러닝 모델 에르니 시스템(Ernie system)도 개발했다. 에르니 시스템은 바이두가 곧 선보일 AI 챗봇 서비스에도 투입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바이두는 AI 챗봇이 갖는 잠재력을 나름 크게 보고 있다. WSJ을 보면 리옌홍 바이두 CEO는 지난해 12월말 일부 직원들에 챗GPT에 대해 언급하면서 "새로운 기회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검색 시장을 들었다 놨다 하는 구글 입장에서 챗봇AI를 검색에 접목하려는 후발 업체들 행보는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다. AI 챗봇이 당장 지금의 검색을 대체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많지만 검색 시장을 지배하는 게임의 룰이 바뀌면 구글도 감당하기 힘든 일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수익 모델 측면에선 챗봇AI는 구글에게 부담일 수 있다. 구글은 사람들이 검색 결과 옆에 있는 광고를 클릭 할 때 수익을 올린다. 하지만 챗봇 AI 환경에서 검색 광고 같은 비즈니스를 구현하기는 쉽지 않다.  구글이 일각에서 챗GPT를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람다와 같은 AI 챗봇을 이미 개발했음에도 실전 투입을 미루는 것엔 부작용에 대한 우려 외에 수익에 대한 딜레마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오픈AI의 경우 챗GPT 수익화를 위해 광고 모델 대신 월20달러 짜리 유료 서비스를 내놓은 상황이다. 오픈AI 규모 정도 회사엔 괜찮은 수익 모델일 수 있지만 구글에겐 다를 수 있다.

구글도 챗봇AI 같은 생성AI 기술 확산에 관망모드로 대응하는 건 아니다. 수면 아래에선 긴박한 분위기도 엿보인다.

뉴욕타임스, CNBC 등을 보면 최근들어 구글  생성AI과 관련해 이전보다 빠른 행보를 보이는 모습이다.

구글 공동 창업자들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지난 달 오픈AI가 내놓은 챗봇AI인 챗GPT와 관련해 회사 임원들과 몇 차례 미팅을 갖고 구글 AI 제품 전략을 검토했다.  이들 미팅을 통해 두 창업자는 구글 검색 엔진에 챗봇 기능들을 보다 투입하는 계획들을 승인했고 아이디어들도 내놨다고 뉴욕타임스가 관련 프레젠테이션 슬라이드와 내부 사정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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