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는 2021년 애플이 iOS에서 적용한 프라이버시 정책으로부터 가장 큰 타격을 회사들 중 하나로 꼽힌다.

애플이 들고 나온 프라이버시 정책은 iOS 앱 개발자들이 사용자들 활동을 추적하려면 사전 허가를 받도록 한 것이 골자. 사용자 다수는 추적을 원치 않는다는 선택을 했고 이것은 메타가 페이스북을 통해 제공하던 고도의 타깃 광고 역량을 약화시켰고 실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런 가운데 메타가 애플 프라이버시 정책의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우회로를 확보했다는 정황이 포착돼  눈길을 끈다. 키워드는 인공지능(AI)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최근 보도를 보면 메타는 AI 도구들에 많은 투자를 했고 이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덜 갖고도 광고 타게팅 시스템을 개선했다. WSJ은 확보한 문건들과 해당 사안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관계자들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전했다.

앱 개발자들을 상대로 추적 기능을 사용하려면 사용자 허가를 먼저 받도록 요구한 애플발 프라이버시 정책은 페이스북이 자사 플랫폼들 밖에서 사용자들이 뭘 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얻는 역량을 제한했다.

이에 메타는 자사 플랫폼 밖 사용자 데이터에 덜 의존하는 광고 형태로 전환했고 이를 위해 AI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 서드파티 데이터에 의존하지 않는 광고 타게팅과 사용자들이 팔로우하지 않은 계정들로부터도 콘텐츠를 추천 받는 역량을 개선하는 것이 목표였다. 이게 지금 나름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 WSJ 기사 골자다.

WSJ에 따르면 메타 AI 강화 프로젝트는 이전에 시도했던 것들보다 복잡한 계산 작업을 포함하고 있다. 메타는 사용자 행동들을 기반으로 보다 깊이 있는 상관 관계를 포착해 데이터를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작업도 진행중이다. 이를 통해 예측 역량을 강화하려는 모습이다.

메타 자본 지출은 지난 2년간 두배 이상 늘었다. 데이비드 웨흐너 메타 CFO는 지난해 10월 2023년 데이터센터에 지출할 40~50억달러 추가 비용에서 거의 전부가 AI로 향할 것이라고 공개 석상에서 언급하기도 했다.

내부 문건을 보면 공격적인 투자에도 메타가 담당할 수 있는 컴퓨팅 처리 용량은 한계에 이른 것으로 볼 수 있는 내용도 있다. WSJ이 인용한 지난해 11월 메타 메모를 보면 AI를 작업하지 않은 페이스북 엔지니어들은 컴퓨팅이 많이 들어가는 기능 개발을 회사 서버에서 자제하고 일부 기존 작업은 삭제해야 할 것이라고 돼 있다. 

메타 경영진들은 지난해 10월 직원들을 상대로 변화의 효과는 이르면  4분기 실적에서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건을 보면 메타는 외부 회의론에도 불구하고 몇몇 핵심 영역에서 진전을 보여주고 있다. 우선 메타 앱들에서 사용된 시간이 지난 분기 중반을 기점으로 증가했다. 반면 콘텐츠 생산과 관여는 계속해서 하락했다. 젊은 사용자들 사이에서 이같은 흐름이 두드러졌다.

AI 도구들은 메타가 틱톡을 겨냥해 내놓은 숏폼(short-form) 영상 서비스인 릴즈(Reels) 역량 강화에도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사용자들에게 제공되는 릴즈는 관심에 기반한다. 그런 만큼,  사용자들 친구나 팔로우하는 이들이 아닌 이들 영상도 많이 보여진다. 지난해 여름에만 해도 메타는 사용자들이 릴즈 영상을 보도록 하는데 애를 먹었지만 문건과 인터뷰를 통해 확인한 결과 릴즈 시청은 증가했다고 WSJ은 전했다.

애플 정책 변화와 틱톡의 부상 속에 메타는 지난해 2분기 사상 처음으로 매출이 전년대비 감소하는 상황을 경험했고 순이익도 크게  떨어졌다. 이는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메타는 창사 이후 처음으로 1만명 이상 대규모 감원 조치도 꺼내들었다.

지난해 4분기 실적과 관련해선 애널리스트들은 이익이 감소하고 매출 하락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메타가 AI를 앞세워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시그널들을 어느 정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메타는 2월1일(현지시간) 2022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