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자체 구축한 메타버스 플랫폼 시나몬 모습 [사진: 신한은행 시나몬 사이트]
신한은행이 자체 구축한 메타버스 플랫폼 시나몬 모습 [사진: 신한은행 시나몬 사이트]

[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은행들이 메타버스 사업에 직접 뛰어들었다. 과거 단순히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이벤트를 개최하고 부스를 만든 수준에서 벗어나 자체 메타버스를 개발하고 메타버스 기업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이 자체 메타버스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또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메타버스 관련 기업과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메타버스 시장 선점을 위해 주요 은행들이 직접 나선 것이다.  

과거 은행들은 제페토, 게더타운, 이프랜드, 로블룩스 등 기존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행사, 이벤트를 개최하거나 자사 부스, 코너 등을 마련하는 수준이었다.

예를 들어 하나은행은 2021년 7월 제페토에 하나글로벌캠퍼스를 구현하고, 메타버스 연수원 ‘그랜드 오프닝’ 행사와 신입행원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 ‘벗바리 활동’ 수료식을 진행했다. KB국민은행은 2021년 8월 게더타운(Gather Town)을 활용해 신입행원 연수의 개강식과 주요 강의를 열었다. 또 DGB금융그룹은 2022년 1월 시무식을 이프랜드를 이용해 진행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은행들이 자체적인 메타버스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2021년 하반기부터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을 준비했다. NH농협은행은 핀테크 기업 핑거와 협력해 지난해 3월 독도를 모티브로 하는 독도버스 시범 오픈했으녀 8월 정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독도서비스에서는 다양한 퀘스트를 진행하고 이벤트에도 참여할 수 있다. NH농협은행은 독도버스 참여자에게 도민권 대체불가토큰(NFT)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실험도 진행 중이다.

신한은행도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시나몬’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3월, 6월 두 차례 고객 베타서비스를 실시하고 11월 30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신한은행은 은행 캐릭터들을 시나몬에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또 가상의 재화 츄러스를 활용해 적금, 청약, 펀드 등 가상의 상품에 가입하고 금융활동을 통해 츄러스 이자를 받을 수 있도록 구현했다. 

신한은행은 다양한 비금융 파트너사들과 협업해 편의점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GS리테일 ‘스토어’ 공간, KBO와 연계한 그라운드 배틀 미니게임 ‘야구장’공간, KT Wiz의 워터페스티벌 홍보를 위한 ‘KT Zone’, 종근당건강과 함께 헬스케어 연계 공간을 구축한 ‘헬스케어 Zone’, 미술품 거래 플랫폼 서울옥션블루의 서비스를 연계한 ‘아트 Zone’, 핀테크 업체 레몬트리에서 제공하는 ‘퀴즈박스’ 등을 구현했다.

신한은행은 대출, 투자, 예·적금 등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으며 자사 관련 서비스와 상품도 소개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 1월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 박람회 ‘CES 2023’에서 시나몬을 소개하기도 했다.

우리은행의 메타버스 서비스 모습  [사진: 우리은행]
우리은행의 메타버스 서비스 모습  [사진: 우리은행]

은행과 메타버스 관련 기업들의 협력도 강화되고 있다. 우리은행도 지난 13일 그리드와 함께 3D기반 메타버스 시범 서비스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 시범 서비스는 그리드의 메타버스 플랫폼인 모임(moim)에서 소상공인 고객을 위한 ‘소상공인 종합지원센터’와 우리은행 직원들을 위한 ‘디지털 연수원’을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KB국민은행은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와 메타버스 기술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KB국민은행은 한국MS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증강현실(AR) 분야 공동 과제 발굴 및 실행, 증강현실(AR)과 혼합현실(MR)을 활용한 금융 콘텐츠 개발, 금융과 메타버스(AR, MR)의 융합 서비스를 위한 기술 협력 등에 대해 협력하기로 했다.

또 KB국민은행은 MS와 홀로렌즈를 활용한 금융콘텐츠를 개발해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직원 교육 훈련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하나은행도 지난해 7월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인 더 샌드박스와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업무협약으로 하나은행은 더 샌드박스가 추진하는 사업에 글로벌 파트너사로 참여하게 됐다.

은행들이 메타버스 분야에 주목하는 것은 메타버스가 미래에 새로운 경제 활동 공간으로 대두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말 금융연구원은 ‘메타버스(Metaverse) 공간에서의 금융서비스와 과제’ 보고서를 통해 메타버스 공간에서 현실 세계에 준한 금융서비스가 개발, 제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금융연구원은 비즈니스 측면에서 결제서비스, 보험판매, 주택담보대출 등의 대출서비스 제공, 리스 및 렌탈서비스 제공 등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또 국제금융센터는 지난해 10월 ‘글로벌 은행들의 메타버스 진출 현황’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주요 은행들이 메타버스 시장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고 새로운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메타버스 활용에 적극적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은 여기에 더해 은행들이 과거 경험을 토대로 메타버스 시장에서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자체 플랫폼을 개발하고 직접 플레이어로 참여하는 협력에 나서고 있다고 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회사들이 단순히 메타버스 이용자가 될 경우 플랫폼에 종속되고 향후 활동에 제약을 받을 수도 있다. 메타버스 금융의 주도권도 플랫폼 기업들이 쥘 수 있다”며 “때문에 금융회사들이 자체적인 메타버스 역량을 강화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