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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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 AI 기술이 벤처투자회사(VC) 및 스타트업, 빅테크 플랫폼, 기존 인공지능(AI) 전문 업체 등 테크판 전체를 뒤흔드는 키워드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생성 AI의 가능성을 보는 시선에는 사람들마다 미묘한 차이가 느껴진다. 

큰틀에서 생성 AI가 가진 잠재력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많지만 과도한 낙관주의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일단 AI판에서 직접 뛰는 전문가들은 챗GPT나 달리(DALL-E)2, 스테이블 디퓨전 같은 이미지 생성 AI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는 모습이다.

생성 AI에 대한 관전포인트들 중 최근 관심을 끄는 것 중 하나는 챗GPT 같은 AI챗봇이 기존 검색 시장을 어느 정도 대체할 것인지다. 

현재 챗GPT는 인터넷에 접근하지 않을 뿐더러 2021년 이후 정보도 제공하지 않는다. 그런 만큼 지금 당장 검색을 대체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오픈AI가 실시간으로 변하는 정보에도 대응할 수 있는 웹GPT를 준비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향후 판세가 바뀔 가능성은 충분하다. 검색 패러다임 자체의 변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AI 기반 검색 및 추천 기술 제공 업체 업스테이지의 이활석 CTO는"챗GPT를 써보고 많이 놀랐다. 부족한 부분들도 있지만 검색에 있어 현재 검색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을 정도란 느낌을 받았다"면서 "올해는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어떻게 챗GPT 같은 기술을 내재화하고 활용해 검색 패러다임을 바꿔갈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는 한해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AI 인지 검색 솔루션 업체 올거나이즈의 신기빈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도 챗GPT 같은 기술이 기존 검색 서비스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입장이다. 그는 "챗GPT를 테스트해 봤는데, 놀라울 정도다. 조만간 구글 검색을 대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검색의 시대가 저물고 정답을 찾아주는 시대로 패더라임이 바뀌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긍정론도 많지만, 챗GPT 같은 챗봇AI가 갖는 한계를 지적하는 이들 역시 많다. 특히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처럼 답을 주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실리콘밸리 유력 VC인 안드레센 호로위츠(a16z) 출신으로 지금은 독립 테크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는 베네딕트 에반스는 챗GPT에 대해 쓴 최근 글에서 "어떤 강의에도 참석하지 않았는데, 확신에 차서 질문하는 대학생 같다"고 꼬집었다.

생성AI에 대한 또 다른 관전포인트는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챗GPT와 달리2 같은 생성AI를 선보이며 유명세를 타고 있는 오픈AI 기업 가치는 VC들 사이에서 현재 300억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오픈AI 매출은 높은 기업 가치를 뒷받침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최근 보도를 보면 오픈AI는 개발자들에게 AI 소프트웨어를 제공해 수천만 달러 규모 매출을 올리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오픈AI가 올해는 매출 2억달러, 2024년에는 10억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는데, 일부 투자자들은 오픈AI가 앞으로 의미 있는 매출을 올릴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AI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생성AI가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가능성이 크다 보는 이들이 많다. 

이활석 업스테이지 CTO는 "검색 외에도 생성 AI기술을 활용한 여러 비즈니스 사례들이 많이 나올 것이다. 생성AI 열기가 과하다는 지적 중 대부분은 수익성에 관한 것이다"면서 "생성AI가 비즈니스가 될지 여부는 사람이 하는 일을 대체하는 정도가 얼마나 되느냐에 있다. 단순한 재미미가 아니라 사람들이 하는 일 자체 또는 일부를 대체하는 비즈니스 사례들이 나와줘야 생성AI 한계에 대한 얘기가 많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신기빈 올거나이즈 CAIO는 "이미지 쪽에서는 이미 관련 산업이 크게 발전 중에 있다. 직접 적은 손글씨로 폰트를 뽑아내고 이미지 생성 모델로 웹툰을 그리는 사람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머신러닝 플랫폼 개발 스타트업 래블업의 신정규 대표는 "지금 생성AI는 몇몇 창작 활동 및 텍스트 생성 모델들이 공개됐지만 앞으로는 훨씬 다양한 분야에서 자동화를 지능적으로 처리하는 용도로 확장될 것이다. 특히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분야에서, 생성AI  단점을 인간과 피드백으로 해결하는 분야에서 빠르게 두각을 보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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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모델을 돌리는데 들어가는 컴퓨팅 자원을 고려하면 AI 비즈니스는 일반적인 소프트웨어 사업과 비교해 원가가 많이 들어가는 구조다.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AI 비즈니스로 이익을 내는 것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을 수 있다. 생성 AI 역시 여기에서 자유롭지 않다.

신정규 래블업 대표는 "2021년부터 생성 AI에 대한 접근 방식은 거대한 연산 자원과 결합되면서 발전하고 있지만 ‘거대한 연산 자원’은 향후 생성 AI 개발 및 서비스에서 가장 큰 병목이 될 것이다. AI 모델 훈련에 들어가는 자원 및 서비스 비용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는 분야들부터  상용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생성 AI 모델들 중 훈련 및 서비스에 들어가는 연산 자원 비용을 서비스 가격으로 정당화할 수 있는 분야들부터 서비스가 사작될 것이다"고 말했다.

생성 AI는 기업 내 업무용 솔루션으로서도 가능성을 주목 받고 있다. 영국 AI 전문 VC인 에어 스트리트 캐피털의 나탄 베나치 총괄 파트너는 "대용량 문서들에 질문하는 것은 생성AI 기술과 관련해 꽤 유익한 영역이 될 것이다"면서 "예를 들어 M&A, 계약 협상 또는 시장 조사에서 많은 링크와 기업 파일들을 뒤지면서 사실들이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고 종합하는 것은 번거로운 일일 뿐이다"고 말했다.

생성 AI가 기업 현장에 실전 투입되기 위해 풀어야할 숙제를 부각하는 목소리도 있다.

최대우 애자일소다 대표는 "챗GPT가 사람들에게 AI 대한 흥미는 많이 줄 수 있지만 정형화된 업무에도 사용 가능할지는 의문이다"면서 "콜센터에 챗GPT를 적용할 경우 소비자가 질문하는 내용에 올바른 대답을 해줘야 한다. 하지만 챗GPT만으로 올바른 정답을 판단해 답변하는 것은 어렵다. 생성과 의사결정은 메커니즘 자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챗GPT를 콜센터에 적용할 때 질문에 올바른 답변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콜센터 직원들에게 질문별 답변 스크립트를 제공하듯 정답을 훈련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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