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사진: 셔터스톡]
구글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3 현장. 그동안 CES를 기억하면 구글은 행사 홍보를 위해 음성 AI 비서인 구글 어시스턴트를 전진배치해야 했지만 이번에는 좀 달랐다.

패스트컴퍼니 보도에 따르면 구글 어시스턴트는 이번 CES2023에선 존재감이 거의 없었다. 구글이 마련한 행사 부스를 차지한 주인공은 구글 어시스턴트가 아니라 안드로이드였다.

그동안 구글이 구글 어시스턴트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있다는 루머가 있었는데, 이번 CES는 구글 우선순위가 다른 곳에 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는 신호라고 패스터컴퍼니는 전했다.

구글이 CES에서 많은 발표를 한 건 아니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와 협력해 안드로이드 기기를 쓰는 사용자들이 여러 방에서 음악 재생을 보다 쉽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것이 가장 큰 뉴스 중 하나로 꼽힌다.

스포티파이와 협력으로 사용자는 곧 안드로이드 알림 메뉴를 통해 여러 스마트 스피커들과 TV들에 걸쳐 각 기기에서 별도로 볼륨을 관리하면서 동기화돤 환경에서 스포티파이를 재생할 수 있게 된다. 구글은 유튜브 뮤직에선 이같은 기능을 이미 제공하고 있다.

구글의 행보는 iOS 기기나 맥 컴퓨터에서 여러 방에 있는 오디어를 통제할 수 있게 해주는  애플 에어플레이에 대한 대응이라고도패스트컴퍼니는 전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오토 인터페이스에서 화면 나눔 모드도 선보이는데, 애플도 카플레이를 통해 이와 유사한 것을 이미 제공하고 있다고 패스트컴퍼니는 덧붙였다.

이번 CES에선 구글은 신제품 출시 보다는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어떻게 구축하고 있는지 부각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회사 측에 따르면 에어팟을 사용할 때 진행되는 블루투스 페어링과 유사한 패스트 페어(Fast Pair)는 3억2000만회 이상 사용됐고  1억5000만대 이상 안드로이드TV가 활셩화됐다. 웨어OS 기기 사용은 2021년 5월 이후 3배 늘었다.

핵심 메시지는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애플과 제품이 아니라 사용자 모든 기기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생태계 차원에서 경쟁하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아닌 듯 보일 수 있지만 구글이 구글 어시스턴트를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이어주는 가교로 띄우려 한 건 오래전 일이 아니라고 패스트컴퍼니는 전했다. 구글 어시스턴트와 관련해 구글은 사용자가 안드로이드를 쓰든, 아이폰을 쓰든 상관하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구글과 아마존 모두 음성AI 비서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데 고전하고 애플은 iOS 플랫폼에서 프라이버시 기능을 강화하면서 안드로이드를 개선하는 것은 구글에게 점점 우선순위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구글은 자체 하드웨어 사업에 쏟아붓는 실탄도 크게 늘리고 있다. 구글은 지난 몇 년간 자체 하드웨어 사업을 확대해왔다. 픽셀 스마트폰 외에  하이엔드 무선 이어버드, 스마트 스피커, 스마트 워치, 태블릿, 미디어 스트리밍 스틱, 와이파이 라우터까지 내놨다.

디인포메이션 지난해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보다 많은 소비자들, 특히 성숙한 프리미엄 시장인 미국과 같은 곳에서 안드로이드에서 아이폰으로 바꾸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애플은 삼성전자 점유율을 잠식하면서 전체 안드로이드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구글은 자체 하드웨어를 위한 인력도 확대하는 모습이다. 타사 하드웨어들을 지원하는 제품 개발 및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인력도 대거 자체 하드웨어 관련 업무에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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