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진. 국내 IT분야에서는 낯선 이름이다. 그가 한국쓰리콤의 새로운 사령탑이 됐다. 나이는 40이다. 역대 한국쓰리콤 사장 중에서 가장 젊은 층에 속한다. 아직 기자들과 대면한 적도 없고, 대외 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서지도 않은 상황이라 업계의 궁금증은 높다.  

그는 이공계 출신은 아니다. 뉴욕에 있는 호프스트라 대학(Hofstra University)에서 마케팅과 영문학을 전공했다. 최근 H3C와의 통합으로 인해 조직이 커졌고, 어느때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이 필요한 시점이라 쓰리콤이 그를 선택했으리라 짐작된다.

오 사장은 쓰리콤에 합류하기 전 브리티시 텔레콤(BT) 글로벌서비스에서 아·태지역 총괄 책임자로 근무했고, 뉴욕 시티은행 등 금융권의 경력이 눈에 띈다. 때문에 업계에선 IT분야에서 잘 해나갈 수 있을지 우려섞인 시선도 있다. 그는 "비록 IT가 전공분야는 아니지만 엔지니어였던 아버지와 삼촌들의 영향으로 IT는 새로운 분야로 느껴지지 않는다"며, "언젠가는 꼭 한번 일해보고 싶었던 분야"라고 전했다. 그렇다고 IT분야에 처음으로 입문한 것도 아니다. 쌍용정보통신과 인포메이션리소스 등에서도 근무 경험이 있다.

오 사장은 한국에서 지낸지 10년 정도가 됐지만 미국에서 오랜 기간 생활해 왔고 지금까지 한국에서도 글로벌 업무만 담당해왔기 때문에 한국말이 약간 서툴다. 때문에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은 한국말 반, 영어 반이라고 한다. 한국쓰리콤 직원들이 영어를 사용하는데 꺼리낌이 없고, 오 사장 역시 웬 만큼의  한국어는 구사할 수 있기 때문에 별 어려움은 없다고 한다.

그는 "한국어로 대화할 때 한자나 고사성어가 많이 나와 어려움을 겪기도 하지만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기 때문에 모르는 말이 나올 때마다 곧잘 물어보곤 한다"며, "한국쓰리콤 전 직원이 나의 한국어 선생님인 셈"이라고 전했다.

일에 있어 젊고 늙음은 없다. 얼마만큼 자신의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하느냐 중요하다. 현재 그는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이며 열심히 배우려고 노력 중이다. ’무 월급’에 일을 할 것인지, 아님 집에 있을 건지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주저없이 일을 선택할 것이라 말하는 오 사장. 일 욕심도 많은 만큼 한국쓰리콤에서도 좋은 성과를 기대해 본다.
 
성현희 기자 ssung@it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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