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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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클라우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기업들 행보가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산업 특화 클라우드가 점점 대안으로 주목 받는 분위기다. 

산업 클라우드는 특정 산업에 맞춰 개발된 도구들을 제공하기 때문에 범용 클라우드를 쓸 때 필요한 최적화 작업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비용 절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최근 보도에 따르면 산업 클라우드는 준수할 규제가 많은 금융 서비스와 다양한 부서들에 걸쳐 진단 및 처방 데이터, 연구 결과를 공유하는 헬스케어 분야에서특히 관심을 끄는 모습이다.

WSJ은 애널리스트들을 인용해 "기업들이 불확실한 비즈니스 환경에 직면한 상황에서 CIO들은 클라우드 지출 비용을 다시 살펴보고 있다"면서 "산업 클라우드는 일반적인 데이터 수집 및 분석, 공급망, 고객,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상호 작용 및 워크플로우에 맞춰서 전달되기 때문에 비용 절감 효과 가능성을 제공한다"고 전했다.

시장 조사 업체 IDC의 나디아 발라드 클라우드 연구 담당 매니저는 "경영자들은 비용을 최적화하면서 비즈니스 성장을 달성하도록 도와주는 기술에 투자를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산업 클라우드는 이를 위해 디자인됐다"고 말했다.

숫자를 봐도 산업 특화 클라우드는 고성장세다. 시장 조사 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앞으로 4년 내 각국 기업들이 주요 비즈니스 기술 절반 이상을 산업 클라우드에서 돌릴 것으로 전망된다. 2021년 10% 미만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산업 클라우드를 향한 관련 업계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 클라우드 업체들은 산업 클라우드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하고 관련 투자를 확대해왔다.

AWS는 광고 및 마케팅, 자동차, 게임, 소비재, 교육, 에너지 , 금융, 정부,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 특화된 클라우드 서비스 포트폴리오들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AWS는 최근 개최한 연례 테크 컨퍼런스 리인벤트(AWS re:Invent) 행사에서 재산, 상해, 사업 및 생명 보험에 중점을 둔 상호보험회사인 아메리칸 패밀리 보험(American Family Insurance)과 협력해  보험 관련  솔루션 개발을 위한 공동 혁신 기금도 조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AWS와 아메리칸패밀리보험은 양사 전문 지식을 결합해  보험 업계에 특화된 과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1년 버티컬(vertical) 클라우드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고 현재 금융, 제조, 비영리 단체, 유통, 헬스케어, 지속 가능성, 소버린(공공) 부문에 특화된 클라우드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산업별 클라우드 전략을 앞세워 마이크로소프트는 국내외에서 기업 레퍼런스들을 늘려가고 있다. 국내의 경우  현대자동차 전기차 디지털 배터리 자산관리 플랫폼 구축 프로젝트에 애저 디지털트윈(Azure Digital Twins)을 비롯해 사물인터넷(IoT), 분석(AI/ML) 등을 제공했고 GS칼텍스에는 마이크로소프트 365(Microsoft 365)를 기반 하이브리드 업무 환경, 제로 트러스트 기반 문서 보안 시스템을 구현했다.

WSJ에 따르면 오라클의 경우 헬스케어, 리테일, 금융 서비스, 호스피털리티(Hospitality), 식음료 분야 등에 걸쳐 산업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10만개 이상 엔터프라이즈 고객들을 보유하고 있다.

마이크 시실리아 오라클 부사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부터 산업 클라우드 도구들을 개발하기 시작했다"면서 "일반적으로 산업들을 위해 개발된 기술은 여기저지 두루 쓰이는 것보다는 좋다"고 말했다. 대형 제약 회사가 새로운 처방을 제공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것은 통신 업체가 문자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요구되는 것과는 다를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오라클은11월로 마감된 회계연도 2분기 전년대비 18% 성장한 123억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280억달러에 인수한 클라우드 기반 전자의료기록(EMR) 업체 서너 서비스를 포함해 헬스케어 산업 클라우드 부문 성장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오라클은 산업 클라우드 매출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지만 이미 수십억달러 규모 사업이라고 시실리아 부사장은 전했다.

산업 클라우드를 둘러싼 판이 커지려면 기술적으로 좀더 진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포레스터리서치의 리 수스타 수석 애널리스트는 "클라우드 공급 업체들은 산업 클라우드를 전략적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산업 클라우드는 상대적으로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시장에서 새로운 제품이다. 대형 클라우드 업체들이 강조하는 모든 혜택들을 현실화하기에 산업 클라우드 기술은 충분히 성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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