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앱 [사진: 셔터스톡]
슈퍼앱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하나의 앱에서 가급적 많은 제공하는, 이른바 슈퍼앱을 향한 글로벌 유력 테크기업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특히 애플과 구글처럼 강력한 앱스토어 플랫폼을 보유하지 못한 대형 테크기업들 사이에서 슈퍼앱은 해볼 만한 승부수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중국 텐센트가 위챗을 통해 구사하는 슈퍼앱 전략이 상당한 파워를 보여준 것도 다양한 분야에서 슈퍼앱 확산에 영향을 미치는 양상이다. 텐센트 위챗은 모바일 메신저로 시작해 결제, 이커멋, 게임 분야로 확장하면서 13억명이 넘은 사용자를 확보했다. 위챗에는 기업들이 미니 프로그램(mini programs)이라는 애플리케이션도 올릴 수 있는데, 이미 수백만개 미니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이는 중국 인터넷의 운영체제로서 위챗의 위상이 강화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동남아시아에서도 슈퍼앱은 주류 비즈니스 모델이 됐다. 그랩 외에 승차 공유 플랫폼 고젝과 이커머스 마켓플레이스인 토코피디아(Tokopedia)가 합친 고투(Goto) 등이 넘버원 슈퍼앱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그랩과 고투 모두 올해 기업 가치는 반토막났지만 콘셉트 자체는 여전히 튼튼하게 남아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중국에서 모바일 결제 서비스 표준으로 간주될 만큼 널리 쓰이는 위챗 [사진: 위챗]
중국에서 모바일 결제 서비스 표준으로 간주될 만큼 널리 쓰이는 위챗 [사진: 위챗]

요즘은 슈퍼앱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미국 회사들 사이에서도 슈퍼앱은 관전포인트가 됐다. 월마트도 슈퍼앱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부각하고 나섰고 온라인 결제 플랫폼인 페이팔, 승차 공유 서비스인 우버도 위챗과 동급은 아니지만 특정 영역을 겨냥한 슈퍼앱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트위터를 손에 넣은 일론 머스크도 10월 트윗을 통해 트위터를 슈퍼앱으로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공유했다 그는 "트위터 인수가 모든 것이 가능한 앱 X를 만드는 것을 더욱 앞당길 것이다"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도 모바일 시장에서 애플과 구글이 틀어쥔 영향력에 맞서기 위해 슈퍼앱 카드를 뽑아 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IT전문 미디어 디인포메이션은 최근 내부 소식통들을 인용해 마이크로소프트가 쇼핑, 메세징, 웹검색, 뉴스피드 등의 서비스들을 원스톱 스마트폰앱에 합치는 슈퍼앱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 구글과 달리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바일 앱스토어 플랫폼이 없다. 이런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는 사용자들이 다른 곳에 접근하기 위해  떠날 필요가 없는 앱을 개발함으로써 텐센트에서 통한 모바인 전략을 따르고 싶어 한다고 디인포메이션은 전했다.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메타 역시 슈퍼앱 전략을 추진할 후보군 중 하나로 꼽힌다. 메타는 자사가 보유한 소셜 미디어 플랫폼 자산과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을 통합하는 행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흩어져 있는 자산들을 통합하는 것은 슈퍼앱 성공으로 가는 빠른 경로가 될 수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슈퍼앱은 국내 테크 기업들 사이에서도 이미 키워드가 됐다. 카카오톡 외에 야놀자, 쏘카, 토스 등 분야별 유력 모바일 앱들이 최근들어 서비스 라인업을 확장하며 슈퍼앱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슈퍼앱은 B2B 소프트웨어 시장에서도 존재감이 커지는 양상이다. 그동안 슈퍼앱은 위챗과 같은 개인용 서비스 분야에서 유행어로 통했지만 요즘은 B2B SaaS 시장에서도 슈퍼앱이라는 말이 꽤 쓰인다.

B2B SaaS 시장에서 슈퍼앱은기업 내 특정 프로세스에 대해 가급적 모든 것을 커버하는 앱으로 통한다. 특정 업종을 겨냥한 버티컬 SaaS 분야와도 슈퍼앱은 궁합이 좋다는 평이다.

향후 B2B SaaS 슈퍼앱은 특정 분야에 집중하면서 기업 핵심 업무, 이른바 미션 크리티컬(Mission critical)한 부분과도 맞물려 돌아가는 쪽으로 진화해 나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슈퍼앱을 표방하는 B2B SaaS 업체들도 늘었다. 기업 복리후생 관련해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HR SaaS 스타트업 코비도 최근 투자를 유치하며 앱 하나로 복리 후생 관련 업무를 한번에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슈퍼앱 전략은 모바일 플랫폼을 양분하고 있는 애플과 구글이 프라이버시 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같은 정책으로 앱 개발자는 사용자가 다른 앱이나 웹사이트들에 걸쳐 하는 활동들을 추적하기 점점 어려운 상황이다. 수집할 수 있는 데이터는 자체 앱내 활동에 대한 것들 뿐이다. 이를 감안하면 슈퍼앱은 사용자들이 앱에서 보다 오래 머물도록 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슈퍼앱 전략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시그럴로 통하느냐 하면, 꼭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지난해 페이팔은 핀터레스트를 450억달러 규모에 인수하고 이커머스 판에 뛰어들려고 했지만 주가가 급락하면서 관련 행보를 중단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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