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부한 세일즈포스코리아 대표]정부는 지난 5월 금융보안 규제를 개선하고 블록체인 등 신기술을 활용한 혁신금융서비스 출시를 지원해 디지털 금융혁신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디지털 변환기에 걸맞는 시스템을 마련해 금융산업의 역동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디지털 금융혁신은 자연스러운 시대 흐름이다. 팬데믹 이후 비대면 금융업무가 그게 증가하면서 고객과 접점이 다양한 채널에서 형성되고 있으며, 오픈뱅킹, 암호자산, 로보어드바이저 등 신기술은 소비 관리,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 등 더욱 세분화된 금융 서비스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손부한 세일즈포스코리아 대표.
손부한 세일즈포스코리아 대표.

여기에 데이터 3법 시행에 따른 본인신용정보관리업 (마이데이터)이 본격 시작되면서 은행, 보험, 카드 등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이용자 네트워크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디지털금융’과 ‘데이터경제’ 연계를 통해 고객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제 소비자들은 단순히 좋은 금융 ’상품’을 제공하는 업체가 아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금융 기업들과 관계를 지속하기를 희망한다.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이나 경험이 즐겁고, 쉬울수록 고객의 기업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는 높아진다. 

세일즈포스가 2022년 발표한 ‘금융 서비스의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고객이 금융 서비스 제공자를 선택하는 주된 이유 세 가지 사항으로 쉽고 빠른 디지털 경험(35%), 비용 투명성(32%), 이전 서비스 제공자의 낮은 경험(28%)으로 꼽았다.

디지털 사회로 연결되어 가는 지금, 금융기업은 민첩하고 기민하게 고객 입장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고객이 궁금한 바를 사전에 제공해주는 디지털 기반 ‘고객경험’ 창출에 집중해야 한다.

모든 금융기관이 마이데이터 사업에 뛰어들 수 있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개인의 데이터를 둘러싼 선의의 경쟁을 통한 ‘금융산업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제 전통적인 금융사가 고객경험 향상을 위한 혁신 여정을 준비하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는 빅테크·핀테크 기업과 같은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기존 플레이어의 영역을 잠식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진정한 의미의 금융혁신은 철저하게 고객 관점을 이해할 수 있는 기술 도입으로 완성된다. 가령 지금까지는 고객 데이터를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는 시중은행들이 고객들에게 상품을 추천하는데 유리했으나, 이제는 다각화된 디지털 채널 및 고객접점에서 유입되는 데이터들을 체계적으로 축적, 통합 및 분석함으로써 고객에 대한 통합 뷰를 확보하는 금융 플레이어만이 기존 고객의 이탈을 방지하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고객경험 향상을 위한 금융산업의 디지털 혁신 여정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 고객 데이터의 중앙화 ▲ 고객의 목표와 요구사항 이해 ▲ 데이터 기반 선제적 서비스 제공이다.

금융기업은 고객을 중심에 두는 유연한 단일 플랫폼을 사용해 모든 고객 접점에서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당 고객의 성향, 선호하는 채널, 주로 참고하는 정보 등을 이해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급증하는 고객접점과 그 안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의 한눈에 볼 수 있는 단일 데이터 저장소를 확보하고, 개인화된 서비스 제공을 해야 브랜드 로열티를 제고할 수 있다. 즉 고객 데이터의 단순한 축적을 넘어 효율적인 활용을 지원하는 디지털 기술 도입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성공적인 고객경험 관리를 위해 고객의 요구사항을 정확히 이해하고, 이에 기반한 개인화된 경험을 일관성 있게 제공해야 한다. 이때 AI에 기반한 고객관계관리(CRM) 플랫폼에 고객 데이터를 접목할 경우 더욱 원활한 인사이트 도출이 가능해진다. 

대표적인 예로,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Morgan Stanley)는 CRM 플랫폼 기반 고객 데이터 관리 및 분석을 통해 고객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으며, 고객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과 가치제안을 통해 ‘고객성공’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고객에 대한 통찰력을 강화하고 고객에게 신선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AI 기반 챗봇 같은 자동화 솔루션을 적용해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선제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 역시 중요하다. 팬데믹 기간동안 다양한 디지털 금융 채널로 인해 눈높이가 높아진 지금의 고객들은 시공간의 제약 없이 금융 여정의 전 단계에서 편리하고 원활한, ‘나를 알아주는’ 고객경험을 제공받기를 희망한다.

빠르게 발전하는 금융혁신에서도 최우선으로 집중해야 할 것은 결국 고객만족이며, 이를 넘어서 고객성공을 견인하는 것이 정도(正道)이다. 산업의 디지털화는 단순히 디지털 툴 도입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디지털 혁신을 시도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기존의 틀에 맞추려는 관성이 있는 것은 아닌지, ‘고객이 원하는 것을 고객보다 먼저 제안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고객경험 향상’을 지향하고 있는지 끊임없이 되돌아봐야 한다.

변화에 얼마나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하는지가 기업의 앞날을 결정한다. 금융당국이 디지털 혁신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지금, 금융사들은 기존에 유지해오던 관성에서 벗어나 무엇이 고객경험을 넘어선 진정한 고객성공을 가능하게 하는지 혁신에 기반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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