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통합전산센터(이하 통합센터)와 한국오라클간 유지보수서비스 계약이 2년 이상 체결되지 않은 채 갈등을 겪고 있다. 지난 2006년 통합센터는 39개 정부부처가 각기 운영해 오던 오라클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을 이전·통합했다. 그러나 양측은 유지보수서비스 계약에 대해 합의하지 못한 채 갈등을 겪고 있다.

통합센터는 오라클 DBMS를 수백대 이상 도입했으며, 시스템 유지보수를 위한 주 사업자에게 DBMS 유지보수 서비스를 일괄수주방식(턴키방식)으로 맡겨 운영해왔다. 그러나 한국오라클측은 지속적으로 통합센터측에 ‘주 사업자와의 서비스 계약 문제점’을 제기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통합센터는 2007년 유지보수 사업을 처음 진행했으며 SI 사업자들에게 턴키방식으로 맡겨왔다. 2007년에는 총 6개 사업자가 맡아서 진행했으며, 올해는 11개 사업자가 선정돼 유지보수 서비스를 하고 있다. 통합센터측은 이들 유지보수 사업자들과 직접 서비스 계약 체결을 해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전혀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기존 각 정부부처에서 유지보수 서비스를 체결하고 사용해 왔는지, 계약 체결을 하지 않고 사용을 해왔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국오라클측은 유지보수서비스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상황에서 통합센터가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오라클 DBMS 유지보수 정책에 따르면 프리미엄서비스로 DBMS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경우 7년 동안 유지보수 계약을 체결해야 하며, 오라클의 기본 유지보수요율인 22%를 적용해야 한다. 즉, 처음 라이선스 계약시 패치나 업데이트, 업그레이드 등 모든 서비스들이 제공되는 프리미엄 서비스가 포함돼 있고, 라이선스 계약 이후 1년 뒤에는 유지보수서비스 계약을 의무적으로 체결해야 한다는 것.

한국오라클 ‘비용 소급적용, 직접 체결’ 원해

한국오라클은 각 부처의 시스템이 통합센터 내로 통합되면서 통합센터측에 지금까지 서비스 체결을 하지 않은 채 사용한 부분에 대한 비용을 지불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관련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서 앞으로의 유지보수 관련 서비스 계약은 주 사업자를 통해서가 아닌 전산센터와 직접 체결하길 원하고 있다.

통합센터의 한 관계자는 "직접적인 계약은 5000만원 이하만 가능한데 오라클과는 수백대의 제품에 대한 서비스 체결을 해야 하기 때문에 국가 계약법에 위반하는 것"이라며 "만약 직접적인 계약을 원한다면 한국오라클이 직접 유지보수 사업자로 들어오면 된다"고 말했다.

또한 통합센터측은 한국오라클이 지금까지 라이선스 추적관리를 해오지 않은 것에 대해 일정부분 책임이 있다고 언급했다. 각 부처가 분리돼 있을 때 어느 사업자가 어떤 시스템을 유지보수하고 있는지 파악하지 못함으로써 서비스 체결을 제대로 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지금 와서 보상해달라고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또 유지보수 요율 또한 사전과 협의된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정부통합전산센터 유지보수관련 담당 정철 주사는 "유지보수 계약이라는 것이 제조 업체에 따르는 것이 일반적으로 맞지만 사용자와 전혀 협의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계약을 체결하자고 하는 것은 사용자를 고려하지 않은 유지보수 정책"이라고 말했다.

통합센터, “예산 삭감과는 무관하다”

일각에서는 통합센터가 지난해 대비 올해 예산이 30% 크게 삭감되면서 비교적 높은 유지보수 요율이 적용되는 오라클 유지보수서비스 계약을 배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대해 통합센터 정철 주사는 "오라클의 높은 유지보수 요율에 대해 비용부담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체 예산이 삭감됐다고 해서 오라클 DBMS의 유지보수 서비스를 체결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주 사업자와 계약할 때 유지보수 요율에 대한 부분을 통보 받은 적이 한번도 없었고 사업 계획서에도 그런 부분이 명기된 곳이 없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22%를 해야 한다고 하면 누구나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오라클 이종영상무는 "정부와 한국오라클이 계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어렵게 진행되고 있는 부분도 많이 있지만 관련 유지보수 계약 문제를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현희 기자 ssung@it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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