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CEO. [사진: 애플]
팀 쿡 애플 CEO. [사진: 애플]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메타버스 시장에 대한 다소 부정적인 견해를 밝혀 시선을 끈다. 그는 "AR이 미래의 가장 큰 기술적 약속"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나 메타버스에 대해선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 아직 메타버스가 명확히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메타버스 시장에 올-인하고 있는 메타와 달리 애플은 메타버스 시장에 적극 뛰어들기보다 시장을 관망하는 모양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네덜란드 언론 인터뷰를 통해 메타버스 시장에 대한 다소 부정적인 견해를 밝혀 시선을 끌었다.

지난 달 30일(현지시간) 유럽 방문 중인 팀 쿡 CEO는 네덜란드 종합매체 RTL 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의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앞으로 수년 간 AR이 미래의 가장 큰 기술적 약속"이라면서 "현재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이 없는 삶이 상상되지 않듯이, 곧 AR이 없는 삶을 상상하기 어려운 시기가 도래할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이 강조하는 AR은 현실에 가상의 정보를 추가해 만들어낸 환경을 말한다. VR(가상현실)은 현실과 다른 컴퓨팅 환경 안에서 구축한 가상의 공간이지만, AR은 현실과 가상을 결합한 형태의 복합적인 공간 구현이라는 점이 차별점이다. 즉, 현실에 기반을 둔 가상환경이라는 얘기다.

애플 글래스 예상도 [사진: rendersbyian.com]
애플 글래스 예상도 [사진: rendersbyian.com]

반면, 팀 쿡 CEO는 '메타버스'(Metaverse)라는 용어와는 거리를 뒀다. 
"애플은 아직 메타버스에 대해 고려하지 않고 있다. 아직 메타버스가 명확히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라는 것이 그의 견해다. 팀 쿡 CEO는 "메타버스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메타버스로 구축한 VR 환경은 정해진 시간 동안만 몰입하는 것이지 소통이 잘 되는 방법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그의 발언은 현재 메타가 추구하는 메타버스 구현과는 반대 논리로 해석된다. 메타는 메타버스가 현실을 대체하거나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세상으로 보는 견해가 강하다. 마크 저커버스 메타 CEO는 "메타버스에서 모든 것을 스스로 긴밀하게 통합함으로써 더 나은 소비자 경험을 구축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 "매우 깊은 철학적인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팀 쿡뿐만 아니라 에벤 스피겔 스냅 CEO도 메타버스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그는 영국 가디언과 인터뷰를 통해 "메타버스가 상당히 모호하고 가상적인 용어이기 때문에 이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정의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용어다"라며 불편한 심기를 밝힌 적이 있다. 아마존의 하드웨어 총괄 이사인 데이비드 림프 역시 "100명의 사람에게 메타버스가 무엇인지 묻는다면 100가지 서로 다른 답이 나올 것"이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러나 애플과 스냅, 아마존 모두 메타버스를 포함하는 VR 혹은 AR이 불러올 미래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애플은 2023년 출시를 목표로 '애플 글래스'로 불리는 AR 헤드셋을 개발하고 있으며, 스냅 역시 지난 2021년 AR 기능을 탑재된 스마트 글래스 제품을 공개했다. 아마존도 현재 다수의 AR 앱을 출시했으며, AR 헤드셋 기기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팀 쿡 CEO는 유럽 방문 동안 애플이 제공하는 코딩 교육 프로그램인 애플 아카데미를 둘러보며 "프로그래밍이 유일한 보편적 언어"라고 강조했다. 그는 "프로그래밍은 학생들이 배울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언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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