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에 알트코인 거품 경고가 나왔다 [사진: 셔터스톡]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에 알트코인 거품 경고가 나왔다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강주현 기자] 윤석열 정부 첫 국정감사를 앞두고 가상자산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가상자산 관련 인사들이 대거 증인으로 채택되면서 어떤 공방이 오갈지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감의 가상자산 주요 이슈로는 지난 5월 폭락해 국내에서만 약 28만명의 피해자를 양산한 것으로 알려진 테라 루나 폭락 사태, 시세조작·김상철 한컴그룹 회장 비자금 조성으로 사용된 아로와나 토큰 논란 등이 꼽힌다. 이들 이슈는 오는 6일 국회 정무위원회가 진행하는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가상자산, 테라 루나 사태·아로와나 토큰 시세 조작 주요 화두로 

정무위가 채택한 가상자산 관련 증인 중 단연 눈에 띄는 건 테라 루나 사태 관계자들이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와 공동 경영을 맡았던 신현성 차이코퍼레이션 총괄, 테라 루나 검증인으로 참여했던 김지윤 디에스알브이랩스대표가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국내 1위의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대표로서 루나 수수료 수입 활용처 및 투자자보호센터 운영 관련 질의를 위해 증인으로 채택됐다.  

업비트가 활용처를 논의 중인 루나클래식 거래 수수료는 테라 루나 폭락이 본격화된 지난 5월 11일부터 상장 폐지를 결정한 20일 오후 12시까지 벌어들인 수수료 239.13025970BTC다. 당시 가치로 한화로 약 94억원에 달한다. 9월 30일 기준으로는 66억 수준으로 급감했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지난달 30일 자문위원회 의견을 받아들여 루나 거래 수수료를 ▲단기(‘루나·테라 사태 백서’ 발간) ▲중기(디지털 자산 범죄 피해자 구제 활동에 기부) ▲장기(‘디지털 자산 시장 모니터링 센터’ 설립) 계획을 수립해 활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업비트가 4개월이 지난 지금에야 국정감사를 앞두고 수수료 수익 환원방법을 발표한 건 시기가 참 공교롭다”고 질타했다. 윤 의원은 5대 거래소별로 루나 상폐 기간이 왜 최대 2주나 차이났는지 점검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른바 '한컴 코인'으로 불리는 아로와나 코인 시세 조작 의혹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관련 증인으로 박진홍 엑스탁 전 대표와 이정훈 빗썸 전 의장이 채택됐다. 박진홍 전 대표는 아로와나코인을 개발한 기술자로, 이 전 의장은 아로와나 코인을 최초 상장한 빗썸 실소유주 자격으로 증인에 채택된 것으로 보인다. 

아로와나 코인은 지난해 4월 20일 상장 당일 30분만에 무려 1076배에 달하는 상승률을 기록해 거래소와 재단이 '미리 짜고 친 상장'이라는 의혹을 샀다. 그에 더해 빗썸 내부고발자가 상부 지시로 다급하게 진행한 상장이라는 폭로가 나와 곤혹을 치른 바 있다. 당시 빗썸과 아로와나 코인 재단 모두 사실무근이라고 부정했다. 

지난해 10월에는 김상철 한컴 회장이 아로와나 토큰을 활용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녹취록이 공개돼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녹취록에 따르면 김 회장은 아로와나 코인 발행사 아로와나테크 초대대표 윤 모씨에게 1000만원을 빌려주면서 아로와나테크 주식 100%를 담보로 잡는 계약을 체결해 비자금 조성 방법을 자세히 지시했다. 

이와 관련 한컴그룹은 "제보자가 5월부터 해당 내용을 폭로하지 않는 조건으로 거액의 토큰을 요구했다"며 제보자의 불법 요구에 응하지 않아 악의적으로 조작한 내용을 폭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로와나 코인 재단은 올 7월부터 유통 관련 판매위탁계약을 체결했던 골드유그룹과 소송전을 펼치고 있다. 재단은 골드유그룹이 계약을 위반해 빗썸 거래소에 더 많은 물량을 부적절하게 배포했기 때문에 말했다. 반대로 골드유그룹은 판매위탁계약이 아니라 토큰 매매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며 이에 반발했다. 

업계 "증인 채택 일관성 없고 자극적 때리기만 나선 거 같아 아쉬워"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이번 국감 증인 채택 결과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두나무에서 이석우 대표가 소환된 반면 빗썸에서는 이정훈 전 의장이 증인 목록에 오른 것, 테라 시드 투자자인 김서준 해시드 대표가 빠진 것 등을 두고 증인 채택에 일관성이 없고 형평성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자극적인 이슈 때리기에 가려져 두나무와 빗썸 대주주들의 실질적인 문제는 다뤄지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있다. 송치형 두나무 회장은 업비트에서 가짜 계정을 만들어 허위 자전 거래를 한 혐의로 재판을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 항소심은 오는 12월 7일 열린다. 

이정훈 빗썸 전 의장은 지난 2018년 김병건 BK그룹 회장과 BXA 코인 관련 사기 혐의로 3년 넘게 법적 공방 중이다. 최근 싱가포르 재판부는 김병건이 주장한 재무적 투자자 모집을 위한 코인 이외에 별도로 전체 발행 코인 중 20% 코인을 개인적으로 지급받았고, 이와 관련 김 회장이 한 주장이 모두 허위라고 판결하며 이 전 의장의 손을 들어줬다. 

테라 루나 폭락 관련 증인 채택도 형평성이 안 맞다는 지적이다. 김지윤 디에스알브이대표 증인 채택 사유로 '테라-루나 폭락 사태에 대한 책임 여부 신문 필요성'이 언급돼 있는데 정작 테라 시드 투자자로써 '모럴 해저드' 논란까지 일었던 김서준 해시드 대표는 증인 목록에서 빠져있기 때문이다. 

김서준 해시드 대표는 개인 블로그에 테라 생태계의 성장 가능성이 큰 이유를 설명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테라 루나가 한참 폭락하던 와중에도 "성장통을 겪고 있는 것"이라고 두둔해 논란을 산 바 있다. 또한 해시드는 테라 루나와 테라USD 폭락 직전 대량 매도해 차익실현을 이뤄 모럴 해저드란 비판을 샀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국회에서 가상자산 시장의 실질적인 문제점을 지적하기보다 당장 이목을 끌만한 이슈 때리기를 선택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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