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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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강주현 기자]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2억원 상당의 쿼크체인이 대량 이체되면서 자금세탁 목적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지난 20일 빗썸에서 쿼크체인이 대량으로 게이트아이오 거래소로 이체된 내역이 발견됐다. 게이트아이오는 빗썸에서 트래블룰(한화 100만원 이상 출금은 금융당국에 보고해야 한다는 규정)  상 출금 제한 거래소로 100만원 이상 출금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쿼크체인이 거래되는 거래소 중 빗썸에서 100만원 이상 출금 가능한 거래소는 업비트와 바이낸스 뿐이다. 그러나 쿼크체인은 빗썸과 바이낸스 간 메인넷이 호환되지 않아 출금하려면 게이트아이오와 같은 거래소를 한번 더 거쳐야 한다. 이에 쿼크체인은 100만원 이하로 3번까지만 출금이 가능하다.

하지만 1000만개가 넘는 쿼크체인이 이체된 지갑 주소는 수십 차례에 걸쳐 토큰을 전송했다. 해당 주소는 업비트도, 바이낸스도 아닌 게이트아이오 거래소 지갑 주소였다. 

이에 일부 투자자들은 출금한 당사자가 불법문서위조를 통해 바이낸스 지갑 주소로 조작해 거래소에 인증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빗썸 측이 당장 해당 자산을 동결하고 자금세탁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이에 대해 빗썸 관계자는 "해당 주소는 바로 정지하고 관련 자금은 동결했다"며 "(해당 회원 관련 조치는) 관련 부서에서 내부 검토 중이며 필요한 경우 회원에 대한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빗썸은 지갑주소를 등록하는 과정에서 증빙 자료를 위변조하거나 출금 정책을 우회하는  경우 서비스 이용이 제한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가상자산 거래소가 연루된 은행권 해외 이상 송금과 연루된 거래가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빗썸과 실명계좌 발급 계약을 체결한 NH농협은행 관계자는 "관련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변을 거부했다.

다만 지난 2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은행권 이상 외화송금 검사 진행상황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송금 규모가 많은 은행 목록에 들어있지 않다.

이런 가운데 업비트를 비롯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최근 고객의 소액 출금에도 관련 조사를 강화하고 있다.

투자자 A씨는 "최근 중국 엔지니어에게 노드 수수료로 약 10만원 상당의 트론을 출금했는데 업비트에서 거래 내용을 묻는 전화가 왔다. 제3자와의 관계까지 물어봤다"고 말했다. B씨도 "출금할 때 정말 이것저것 많이 물어본다. 바이낸스로 자금을 보내려고 할 때도 왜 개인지갑으로 출금하는지 묻고 업비트는 자금세탁이나 범죄랑 무관하다는 서약서까지 쓰게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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