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의 모습 [사진: 금융위원회]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의 모습 [사진: 금융위원회]

[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문재인 정부 초대 금융위원장을 지낸 최종구 전 위원장이 로펌행을 택하면서 전 정부 금융당국 수장들의 거취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종구 전 위원장이 9월부터 로펌 화우의 고문을 맡는다. 금융권에서는 수개월 전부터 최 전 위원장이 로펌의 제안을 받고 있다는 관측이 많았다.

강원도 강릉 출신인 최 전 위원장은 고려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한 후 25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재정경제부, 기획재정부 등에서 근무했다. 그는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을 거쳐 SGI서울보증 대표, 한국수출입은행장을 역임했다. 2017년 문재인 정부의 첫 금융위원장으로 취임해 2019년 9월까지 근무했다.

전 금융당국 수장들 중 로펌으로 간 사례는 많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최수현 전 금감원장, 진웅섭 전 금감원장 등이 로펌으로 향했다.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 다른 금융당국 수장들은 어떤 길을 가고 있을까? 문재인 정부 두 번째 금융위원장이었던 은성수 전 위원장은 올해 7월 아들 병역기피 의혹이 불거지면서 조용히 자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 번째 금융위원장이었던 고승범 전 위원장은 한국자본시장연구원으로 가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7월부터 2019년 5월까지 금융위 부위원장으로 근무한 김용범 전 부위원장은 이후 기획재정부 차관으로 근무했다. 최근 그는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 해시드의 자회사 해시드오픈리서치센터 대표를 취임해 금융권을 놀라게 했다. 김 전 부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해시드가 실리콘밸리와 인도의 방골라, 싱가포르 등에 법인을 두고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세계로 확장해 나가려는 시도가 인상적이었다"며 "젊은 블록체인 투자자 그룹의 비전과 글로벌 진출 전략에 제 경험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해시드 자회사 대표로 합류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2019년 5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부위원장으로 일했던 손병두 전 부위원장은 2020년 12월부터 현재까지 한국거래소 이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올해 5월까지 근무한 도규상 전 부위원장은 금융연구원으로 가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 금융감독원장이었던 최흥식 전 원장은 민간 금융회사 출신으로 주목받았지만 금융권 채용 비리 의혹 제기로 억울하게 사퇴했다. 이후 검찰조사에서 의혹이 사실무근인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11월 최흥식 전 원장은 한국최고재무책임자(CFO)협회 제3대 회장으로 선임됐다. 한국CFO협회는 2002년 금융위원회 소관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설립됐다. CFO를 중심으로 기업의 재무 경영 혁신과 새로운 기업가치 창조를 실현한다는 취지로 기업 CFO들이 모인 단체다.

김기식 전 의원은 시민단체, 국회의원 출신으로 금감원장에 취임했다. 하지만 출장 지원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취임 얼마 후 사퇴했다. 김 전 원장은 더미래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만든 씽크탱크다.

윤석헌 전 원장은 2021년 5월 퇴임 후 기고, 강연 등을 하고 있다. 정은보 전 원장은 지난 8월 보험연구원 연구자문위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정은보 전 원장은 28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나선 후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 국장, 사무처장, 기획재정부 차관보, 금융위 부위원장 등으로 근무했다. 그는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대표를 맡았고 2021년 8월 금감원장이 취임한 바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권 교체 직후라 문재인 정부 시절 금융당국 인사들이 당장 중용되기는 어려운 분위기가 있다”며 “조용히 연구에 매진하거나 자문을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문재인 정부 시절 금융당국 관계자들이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며 향후 새로운 거취를 모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현 추경호 경제부총리의 경우 금융위 부위원장으로 활동한 후 의원활동에 매진했는데 정권이 바뀌면서 경제부총리로 복귀했다.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은 보수정권에서 중용됐다는 이유로 문재인 정부 시절 주목받지 못했지만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총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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