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최지연 기자] 게임사를 향한 이용자들의 분노가 오프라인으로 계속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확률형 아이템 논란으로 트럭시위가 판교를 뒤흔든 데 이어 이번엔 마차까지 등장했다. 이용자들은 게임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목소리를 내게됐다는 입장이다. 소통 부재, 이용자 기만 등 게임사의 '눈 가리고 아웅'식 운영을 참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우마무스메 마차시위
우마무스메 마차시위

미흡 운영, 소통 부재에 뿔난 ‘우마무스메’ 이용자들...마차시위 진행

29일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는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이하 우마무스메)’ 이용자들이 마차 시위를 벌이며 집단 항의에 나섰다. 이날 이용자 대표는 약 200명의 성명서와 불매서약서를 본사에 전달했다. 

이용자들은 카카오게임즈 측에 ▲운영 총책임자의 공식적인 사과 ▲유저 대표와의 간담회 개최 및 추후 지속적인 소통 창구 신설 ▲콘텐츠 누락 및 오역 문제에 대한 책임 소명 및 복구 ▲카카오게임즈의 운영 권한과 책임의 한계, 사내 업무 과정을 공개할 것 ▲공식 영상 미디어 콘텐츠의 국내 서비스 ▲현 운영팀의 전면 교체 및 책임자의 견책 등을 요구했다.

앞서 우마무스메 이용자들은 한국 서버와 일본 서버 운영 간 차별이 발생했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일본과 한국 간 재화 지급 차이, 키타산 블랙 리세마라 차단, 번역 오류 방치 등의 의혹이 발생한 것이다. 여기에 우마무스메 핵심 이벤트인 ‘챔피언스 미팅’ 공지가 개최 3일 전에 게재되면서 논란이 더욱 커졌다.

이에 카카오게임즈가 두 차례 사과와 함께 공지를 게재했지만 이용자들은 구체적인 개선 방안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용자들은 카카오게임즈가 이용자들의 의견을 반영할때까지 마차시위 및 트럭시위를 진행할 계획이다.

유튜버 프로모션 논란...엔씨 ‘리니지2M’ 이용자들도 트럭시위 진행

앞서 엔씨소프트도 이용자들의 항의 메시지를 담은 트럭시위를 받았다. 리니지2M 이용자들이 유튜버 프로모션 마케팅에 분노를 표출하면서 트럭시위를 진행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 리니지M 트럭시위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이번 트럭시위는 유튜버BJ 프로모션 마케팅 논란으로 시작됐다. 리니지W와 리니지2M의 플레이를 방송하는 한 유튜버가 리니지W가 아닌 리니지2M 방송을 진행해도 프로모션 방송 횟수로 인정받아 비용을 지급받았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용자들은 그간 엔씨소프트가 ‘리니지2M은 프로모션 방송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을 뒤집는 행위라고 분노했다. P2W(Pay to Win) 게임에서 특정 플레이어를 회사가 지원해주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에 백승욱 엔씨소프트 본부장과 리니지2M 개발자들이 직접 유튜브에 출연해 해명했다. 리니지2M 프로모션이 아니라 리니지W 방송 조건으로 인해 기존 리니지2M 유저들이 즐겨보던 방송이 축소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는 것. 이러한 부분이 리니지2M 프로모션으로 읽힐 수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이용자들은 이같은 해명이 납득되지 않는다며 트럭 시위를 진행했다. 

리니지2M 이용자들의 트럭시위 [사진:인벤 커뮤니티 갈무리]
리니지2M 이용자들의 트럭시위 [사진:인벤 커뮤니티 갈무리]

목소리 높이는 이용자들 “게임이 망하길 바라는 것 아니다”

지난해부터 게임 이용자들은 국내 게임사들의 부실한 운영과 소통 부재 등에 항의하며 트럭을 보내는 등의 오프라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넷마블, 넥슨, 엔씨소프트 등 다수의 게임사가 트럭 시위를 받은 바 있다. 

이처럼 트럭 시위를 진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용자들은 단순히 분노를 표출하고 더 많은 보상을 받기 위해 이러한 시위를 진행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게임이 더 잘되길 바라는 마음에 목소리는 내게됐다는 것. 원활한 운영과 소통이 이뤄지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마차 시위를 진행한 이용자 대표 종로타마모(박대성씨)는 “단순히 재화를 더 얻고자 시위를 진행한 것이 아니다. 시위하고자 모은 돈으로 재화를 충분히 구매하고도 남는다”며 “우마무스메가 망하길 바라라는 것도 아니다. 애정을 가지고 있는 게임이 더 잘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목소리를 낸 것. 카카오게임즈가 이용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서로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논란이 발생했을시 급한 불을 끄기 위한 게임사의 눈 가리고 아웅 하는 태도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달래기에 급급한 사과와 보상안이 오히려 이용자들의 분노를 촉발한다는 것이다. 

리니지2M을 즐겼던 한 이용자는 “이용자들이 왜 화를 내는지, 문제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해결책을 내놓는 게 아닌 급한 불을 끄듯이 이용자들을 달래기 위한 보여주기식 사과가 문제”라며 “본질적인 부분을 고치지 않고 달래기에 급급한 게임사의 태도가 이용자를 기만하는 것. 이에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자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용자들도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 또한 이용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제 넥슨은 지난해 확률형 아이템 논란 이후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 등은 간담회를 열고 게임 이용자와의 소통을 강화해 인기를 회복한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용자들이 게임사에 의견을 전달하는 소통 행위가 다양해지고 있다”며 “게임사들도 이용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소통하기 위해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