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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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금융연구원, 국제금융센터 등 금융기관들이 가상자산 관련 리스크를 잇따라 경고하고 있다. 금융기관들은 가상자산 관련 해킹, 스테이블 코인, 가상자산 겨울(크립토 윈터) 등을 리스크로 지목하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기관들이 가상자산 관련 보고서를 연이어 내놓고 있다. 

금융연구원은 금융포커스 ‘디지털 금융의 확산과 금융안보’에서 가상자산 해킹 문제를 다뤘다. 금융연구원은 외신 등을 인용해 올해 상반기 가상자산 해킹 피해가 약 20억달러에 이르며 이런 추세가 하반기에도 계속될 경우 올해 전체 피해 규모가 지난해 가상자산 피해 32억달러를 능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금융연구원은 그동안 가상자산 해킹이 거래소를 대상으로 이뤄졌으나 최근에는 디파이(DeFi) 플랫폼 등을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디파이 플랫폼이 성장할수록 해킹과 그로 인한 피해도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17일 블록체인 정보 분석업체인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는 올해 7월까지 해킹으로 약 19억달러(약 2조5000억원)의 가상자산이 도난당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2억달러(약 1조5700억원)이 도난당했었다.

체이널리시스는 2021년부터 지목됐던 디파이 프로토콜(DeFi protocols) 내 도난 자금 증가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디파이 프로토콜이 해킹에 매우 취약하며 이를 해커들이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또 금융연구원은 랜섬웨어 공격 시 공격 중지 대가로 요구하는 보상이 주로 가상자산이기 때문에 가상자산 시장 확대와 랜섬웨어 공격이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미국 극단주의자들이 활동자금을 모금하면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전반적으로 가상자산과 관련해 해킹, 금융안보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연구원은 또 다른 리서치 동향 ‘스테이블 코인의 잠재적 위험과 규제체계 필요성’을 통해 스테이블 코인의 위험성도 경고했다.

금융연구원은 2022년 1분기 스테이블 코인 시장이 2020년 초 대비 34배, 2021년 초 대비 5.5배 이상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스테이블 코인 시장의 시가총액이 2021년 초 230억유로에서 2022년 1분기 1500억유로로 높아졌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스테이블 코인 거래 규모가 더 커질 경우 가상자산 시장 내 리스크가 금융시스템으로 전달돼 금융안정을 위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사이버공격에 노출되거나 상황능력에 대한 신뢰 사실로 뱅크런과 유사한 코인런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했다.

또 대규모 상환을 위해 준비자산을 강제 청산하게 되면 시장 유동성과 자산 가격이 내려가 다른 금융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스테이블 코인이 은행 예금을 대체했다면 은행 자금조달의 안정성과 수익성이 떨어져 대출 감소, 금융 시장 변동성 확대, 금융기관 간 자금 재분배, 평판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전했다.

금융연구원은 스테이블 코인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구조적 복잡성으로 인해 기존 규제체졔를 적용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스테이블 코인 마다 다른 설계 방식과 복합적인 기능을 갖고 있어 일관된 규제체계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가상자산 겨울'에 금융권 가상자산 사업 주춤

국제금융센터는 가상자산 시장의 장기 침체를 뜻하는 ‘가상자산 겨울(크립토 윈터)’이 금융 부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최근 분석했다.

센터는 글로벌 은행들의 전체 익스포저(위험 노출액)에서 가상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극히 낮아 가상자산 가격 급락에 따른 충격이 크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글로벌 은행들이 가상자산, 블록체인 사업을 일부 중단 또는 연구하는 등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금융센터는 금융연구원에서 지적한 해킹, 스테이블 코인 문제가 가상자산 겨울과 관련이 깊다고 분석했다. 올해 5월 스테이블 코인 테라 사태 후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하락했는데 여기에 테라 사태 관련 기업들이 위기에 처하면서 상황이 더 악화됐다는 것이다.

또 올해 상반기 알려진 글로벌 가상자산 해킹 건수만 175건에 달하는 등 해킹 위험이 가상자산 시장 회복을 저해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센터는 가상자산 겨울로 인해 전 세계 금융기관들의 가상자산 관련 사업이 위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것으로 알려졌던 포르투갈에서는 주요 은행들이 가상자산을 통한 자금 세탁과 범죄 가능성을 우려해 자국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은행 계좌를 폐쇄했다.

또 일본 미쓰비시금융그룹은 블록체인 결제사업을 일시 중단하고 당국의 법제화 등에 맞춰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일부 유럽계 은행들은 가상자산 겨울에도 불구하고 수탁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센터는 글로벌 은행들이 가상자산의 극심한 가격 변동성과 함께 장기 성장잠재력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권 관계자들은 금융기관들이 가상자산의 리스크를 우려했지만 이는 금융권의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고 해석한다. 금융권에서 가상자산 사업 참여를 고려하는 곳들이 많아지는 만큼 리스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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