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웹툰협회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웹툰협회 홈페이지 갈무리]

[디지털투데이 최지연 기자] 사단법인 웹툰협회는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나혼렙)' 장성락 작가의 사망에 애도를 표하는 한편 작가들의 과중한 노동환경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8일 웹툰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애도를 담아 추모글을 밝힌 바 있다. 고인의 사인이 과중한 노동강도에 의한 것이라고 명확히 밝혀진 것은 없으며 여러 요인도 함께 있었을 것"이라며 “슬픔의 시간을 넘어 업계 여러 문제 중 과중한 노동강도에 대해 이야기 해야할 시점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웹툰협회가 다수의 웹툰작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심층 인터뷰에 따르면 약 90%가 넘는 작가들이 한 주에 60~70컷 분량의 웹툰을 소화하기에도 벅차다고 답을 했다. 협회는 장 작가가 작업하던 '나 혼자만 레벨업'은 70~80컷 이상이었으며 100컷 가까운 분량의 회차가 있었다며 고인의 작업 환경이 매우 고되었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비단 고인과 관련한 문제만이 아니더라도 실상을 따져보면 업계가 형성해 온 살인적인 고강도 업무환경은 엄연한 현실"이라며 "이 문제를 더 이상 개인적인 문제로 파편화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웹툰) 퀼리티가 높아질수록 노동 환경이 열악해지는 것 또한 사실"이라며 "이것을 단순히 시대적 흐름이라고 말한다면 과연 작가들이 내몰리는 살인적인 노동환경은 누가 책임져 줄 것인가"라고 덧붙였다.

협회는 웹툰 원고의 분량은 작가의 의지에 따라 선택되는 부분도 있지만 작가의 의지에 반하여 강요되는 부분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사항들은 혼재되어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협회는 "플랫폼, 제작사, 작가 등과 함께 상생협의체라는 기구를 통해 업계 문제점 해결을 위한 대화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산업의 각 주체가 모여 과중한 노동량에 노출된 작가의 상황을 이해하고 작가의 건강권을 보장할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과도한 작업량을 멈추지 않는 한 이 순간에도 웹툰작가는 죽어가고 있다. 작가가 살아야 업계가 산다. 작가는 소모품이 되어선 안 된다"며 “웹툰협회는 절벽을 향해 내달리는 폭주 기관차처럼 공멸의 길로 내달리는 현재의 작가 노동환경을 단호히 거부하며, 이에 대한 개선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3일 유명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의 그림을 그린 장성락 작가는 향년 37세로 별세했다. 웹툰 제작사 레드아이스 스튜디오는 "작가님이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로 인해 우리의 곁을 떠났다"며 "고인은 평소 지병이 있었고 이로 인해 생긴 뇌출혈로 타계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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