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을 지나는 동안 기업들에서 CIO가 갖는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요즘 CIO는 비즈니스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IT 유연성과 민첩성을 높이는 한편, IT 자산을 보다 효과적으로 관리, 제어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해야 하는 등 기업 경영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기업 내부 IT 인프라 환경이 데이터센터에서 엣지에 걸쳐 클라우드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형(as-a-Service) IT’ 모델로의 전환이 빨라지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클라우드 전략을 전개한 CIO라면 이제 서비스형 IT 전략을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고민할 시점이다.

정채남 한국 델 테크놀로지스 상무.
정채남 한국 델 테크놀로지스 상무.

하지만 새로운 기술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 늘 그러하듯 ‘서비스형 IT’ 또한 실행 과정에서 일련의 난관을 마주할 수 있다. 서비스형 IT 도입 과정에서 IT 운영 모델에 대한 대대적인 수정이 요구되는 만큼, 섣부른 도입은 조직 내에 적지 않은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때문에 CIO는 ‘서비스형 IT’의 필요성과 혜택에 대해 CEO를 비롯한 경영진의 충분한 이해와 동의를 얻어야만 한다.

컴플라이언스 및 보안을 위한 제어의 중요성

클라우드 도입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여러 퍼블릭 클라우드 업체 서비스를 동시에 사용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델이 시장조사기관 엔터프라이즈 스트래티지 그룹(Enterprise Strategy Group)에 의뢰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조직들 78%가 여러 클라우드 공급 업체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퍼블릭 클라우드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지원하기 위한 애플리케이션을 민첩하게 개발하고 배포하는 데에 유용하지만, 대부분 CIO들은 퍼블릭 클라우드로 IT환경을 이전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은 물론 상당한 리스크를 떠안아야 한다는 사실을 이미 잘 알고 있다. 

일부 애플리케이션은 퍼블릭 클라우드에 맞게 리팩토링하기에 너무 긴 시간과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투자 대비 성과(ROI)를 확보하기 어렵다. 또 어떤 애플리케이션은 사이버 보안 및 컴플라이언스 규정 때문에 온프레미스에 두어야 한다. 이 같은 이유로 국내 한 제조기업의 CIO는 제조 현장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나 고객 관련 데이터, 그리고 레거시 애플리케이션 등은 퍼블릭 클라우드로 이전할 수 없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애플리케이션이 어디에 있든 CIO는 신뢰할 수 있는 관리자로서 기업 전체 데이터를 관장해야 한다. ‘서비스형 IT’ 모델을 통하면 제어(control), 규정준수(compliance), 거버넌스를 IT 운영을 위한 핵심 요소로 설정하고, 모든 데이터, 애플리케이션 및 미들웨어를 제어할 수 있다. 특히 ‘제어’ 영역은 데이터 볼륨이 증가할수록 더욱 중요하다. 

민감한 데이터를 다루는 자체 애플리케이션이라면 프라이빗 클라우드에서 온프레미스로 운영하거나 외부 코로케이션(co-location) 시설에서 관리형 서비스로 운영하는 옵션을 고려할 수도 있다.

관측의 용이성 또한 중요하다. 일관된 서비스 운영을 위해 단일 대시보드에서 모든 IT 자산을 통합된 뷰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접근 방식을 통해 유연성과 민첩성을 유지하면서, 중요한 인프라와 애플리케이션의 자산 상태를 모니터링 할 수 있다. 

특정 업체에 종속되지 않는 유연성

‘서비스형 IT’ 모델이 주는 또 다른 가치는 호스팅 인프라를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온프레미스 또는 코로케이션 운영이 가능하며 여러가지 퍼블릭 클라우드와 연결이 가능해 하이브리드 또는 멀티 클라우드 환경을 구현할 수 있다. 

‘서비스형 IT’를 통해 기업들은 비즈니스 요구에 맞춰 인스턴스 기반 컴퓨팅, 운영 체제, 스토리지 및 네트워킹 자원을 확장하거나 축소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성수기와 비수기가 확실히 구분되는 이커머스 업체의 경우, 연말 쇼핑이 급증하는 동안 컴퓨팅 및 스토리지 용량을 간편하게 추가로 조달하고, 반대로 비수기에는 용량을 낮출 수 있다. 

셀프 서비스 프로비저닝 기능을 활용하면 많은 시간이 요구되는 전통적인 IT 방식과 달리 개발팀에서 컴퓨팅 자원을 필요로 할 때 적시에 이를 조달할 수 있으므로 데브옵스(DevOps)를 추진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대부분의 퍼블릭 클라우드 솔루션의 문제점인 ‘종속’을 피하고,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하는 점이 ‘서비스형 IT’ 모델의 강점이다. 이를 통해 비즈니스 리스크는 물론 비용과 복잡성을 줄일 수 있다. 

인재 영입 경쟁에서 커지는  IT 현대화의 중요성

조직을 현대화하고 혁신하려면 클라우드에 대해 배우고 경험을 보유한 수많은 프로그래머와 데브옵스 엔지니어, 인프라 전문가들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들은 클라우드 방식에 익숙하다. 

예를 들어, 중요한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기에 앞서 데이터베이스를 프로비저닝할 때까지 지원 요청을 보내고, 30일을 기꺼이 기다릴 개발자는 거의 없을 것이다. 우수한 인재들은 기업에 합류하기 전에 그 직장이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는지 확인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클라우드와 데브옵스 기반으로 운영하는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전체 임직원 중 IT 전문가의 비율이 42.8%에 이르는 반면, 일반적인 시중 은행의 경우, 그 비율이 7.7%에 불과하다고 한다. 또한 시중은행의 경우, 신규 모바일 앱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클라우드 기반에서 개발하기 때문에 외부로부터 IT전문가를 채용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다.

기술 전문가들은 셀프 서비스 프로비저닝과 실시간에 가깝게 리소스에 액세스할 수 있는 툴과 프로세스 및 프로그래밍 모델을 선호한다. 이러한 요소는 모두 ‘서비스형 IT’ 모델의 대표적인 장점들이다. 중앙 데이터센터나 엣지 네트워크, 온프레미스나 오프프레미스 등 데이터의 위치나 IT 서비스 제공 모델에 상관없이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개발자나 데브옵스 엔지니어 및 기타 인프라 전문가 등 도전적인 커리어를 추구하는 고급 기술 담당자들에게 매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결론

비즈니스 혁신을 위해서는 디지털 모델에 맞는 유연하고 적응 가능한 컴퓨팅 인프라가 필요하다. 고객들과 임직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면 특히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서비스형 IT’는 기술, 프로세스 및 교육을 제공하는 동시에 ‘타임 투 마켓’(Time To Market. 제품이나 서비스를 시장에 대응하여 제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하는 속도)를 높이고, 비즈니스 성과 달성에 민첩성을 더한다. 

이미 ‘서비스형 IT’의 성공 사례들은 어렵지 않게 등장하고 있다. 이 모델이 현재 상황에는 맞지 않을 수 있더라도, 미래를 고려하여 기회는 준비된 자들에게만 찾아온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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