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올해 안에 전파 규제 개선 방안 및 ‘디지털 대전환 스펙트럼 플랜(가칭)’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전파 응용산업이 도심항공교통(UAM), 로봇, 무선충전, 자동차 등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에, 통신 혼·간섭 방지에 초점을 맞춘 전파규제를 신산업을 활성화하도록 개선·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부는 전파 응용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산업계 의견을 반영해 신산업 수요와 제도개선 방안을 반영할 계획이다.

28일 오전 과기정통부는 서울 용산 전파플레이그라운드에서 박윤규 제2차관 주재로 '제6차 디지털 국정과제 연속 현장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간담회 논의는 주파수를 활용한 신산업의 추세와 규제 개선 방안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간담회에는 ▲SK텔레콤 ▲삼성전자 ▲한화시스템 ▲현대자동차 ▲네이버클라우드 ▲바이에너지 ▲동양이엔피 등 총 9개 기업이 참석했다. 사업자들은 주파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제도적 절차를 간소화하거나 규제를 완화해달라고 입을 모았다.

현대자동차와 SK텔레콤은 UAM 분야에서, 전용주파수 분배를 포함해 선제적 주파수공급과 규제개선을 시작할 시점이라고 요청했다. 우선, UAM 주파수와 관련해 신승규 현대자동차 정책조정팀 상무는 “고객의 이동의 자유를 핵심 미션으로 삼고 자동차와 로봇, 도심교통항공(UAM)을 추진하는 현대차는 전파를 활용하지 않고는 사업이 구현되지 않을 정도가 됐다”며 “정부에서도 해외 UAM과 무선충전 표준화 동향을 고려해 적기에 주파수를 공급하고 표준을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여행, 물류, 재난대응 등 분야에 UAM 적용을 위해 준비 중이다. 신용식 SK텔레콤 커넥트 인프라 컴퍼니장은 “UAM 운항을 위해서는 관제, 통신, 엔터테인먼트, 안전 등 분야를 위한 주파수가 필수인데 현재 어느 하나 정해진 바가 없다”며 “현재 기존 항공체계 주파수를 사용하고 있는데, 정부가 우선순위를 시급하게 고려해 산업계와 고민하며 만들어나가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네이버 제2 신사옥 ‘1784’에 5G 특화망(이하 이음 5G)을 적용한 브레인리스로봇 구축 경험을 바탕으로 규제 개선안을 제안했다. 한상영 네이버클라우드 상무는 “3~6개월 정도 이음5G 주파수를 시범 사용할 수 있는 약식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준홍 과기정통부 주파수정책과장은 “6개월가량 주파수를 시범 사용할 수 있는 제도가 존재한다”며 “관련 절차 간소화 및 홍보를 활성화하겠다”고 설명했다.

28㎓ 대역 주파수를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가 투자 유인을 제공해달라는 요청도 나왔다. 정성귀 유무선 통신 장비 제조업체 에프알텍의 국내사업 총괄 전무는 “(28㎓에) 투자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달라”며 “전기차 보조금처럼 28㎓ 인프라에 투자하는 회사들에게 보조금을 생각해볼 수 있지 않겠나”라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는 이음 5G의 할당 절차를 개선해나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최우혁 과기정통부 전파정책국장은 “수시 할당 체계로 바꾸고 서류도 상당히 많이 간소화했다”며 “계속해서 간소화하겠다”고 말했다.

28㎓ 대역 주파수에 대해 홍진배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지난번 이통3사와의 간담회에서 전문가·통신사업자·제조사와 함께 TF를 만들어서 논의하기로 했다”며 “오늘 오후에 킥오프 회의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다같이 모여 얘기를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통신 분야에서는 삼성전자가 6G 이동통신 선제 분배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무선국 검사 규제완화를 각각 요청했다. 최성현 삼성전자 부사장은 “확장현실·홀로그램 등 다양한 폼팩터와 유저 인터페이스를 위해 더 강력한 6G 주파수 확보가 필요하다”며 “정부에서 전향적으로 산업과 국가경제 6G 시대 리더십을 위해 이끌어 달라”고 했다.

윤상필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대외협력실장은 “통신사 스스로 무선국 준공 검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검사기관에 제출하는 자기적합 확인제도를 도입해주셨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남영준 과기정통부 전파기반과장은 “검사 자체는 필요하다”면서도 “무선국 규제를 위한 민관 합의체를 구성해서 운영하기로 합의했고 조만간 킥오프 회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영역에서도 전파규제 개선을 제안했다. 김효수 반도체산업협회 본부장은 제조목적에 국한해 전파를 사용하고 있는 반도체 분야가 통신설비와 동일하게 규제받고 있는 애로를 토로했다. 김 본부장은 “다량의 전파발생부품에 대해 다수 인력을 투입해 실무 작업에 어려움이 많고, 다량의 설비 검사 수수료로 인한 부담도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인허가 신청양식과 작성항목을 합리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는 통신장비와 동일한 정보를 상당 부분 요구받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동일 주파수를 사용하는 다수 전파응용설비를 운용하는 경우 검사 방식을 다양화하고, 최초 검사 주파수 제외 나머지 주파수에 대한 검사 수수료는 감면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과기정통부는 간담회에서의 요구를 토대로 연내에 종합적인 규제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올해 안에 전파 규제 개선 방안 및 ‘디지털 대전환 스펙트럼 플랜(가칭)’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날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한 박 차관은 “그동안 발굴했던 것들을 모아 하반기에 공식적으로 전파 관련 규제 개선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라며 이어 “올해 내로 디지털 혁신 신산업을 위한 주파수 스펙트럼 플랜을 발표할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경제분야 규제 혁신 TF 활동을 하고 있는데 그중에 신산업 관련 규제 혁신 작업반은 과기정통부가 맡고 있다”며 “주파수뿐만 아니고 어떤 규제 이슈가 있든지 간에 건의를 해주시면 규제 혁신반에서 신속하게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