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윤익 브이유에스(VUS) 대표. [사진: 브이유에스]
황윤익 브이유에스(VUS) 대표. [사진: 브이유에스]

[디지털투데이 정유림 기자] 창업 1년차 신생 스타트업 브이유에스(VUS)가 웹 기반 대중교통 솔루션으로 시장 공략에 나선다. 각종 데이터를 토대로 시뮬레이션을 통해 기대 효과와 예상 지표를 보여주는 솔루션으로 대중교통 접근성을 높이는데 기여하겠단 포부다.

지난해 9월 브이유에스를 창업한 황윤익 대표는 택시 O2O 서비스 쪽에서 잔뼈가 굵다. 이제는 많은 사람에게 익숙한 '카카오택시'나 VCNC(타다)의 고급택시 '타다 프리미엄' 등이 그가 만든 대표 서비스들이다.

택시 O2O 서비스가 지금처럼 일상에 자리 잡기 전인 초창기부터 업계에 몸을 담아왔다. IT 신기술과는 거리가 멀었던 택시 업계 현장에선 호칭이 애매한 그를 '황씨'라고 불렀다고 한다. 모바일로 택시를 불러 타는 서비스에 대한 개념 자체가 생소했던 당시에 '맨땅에 헤딩' 격으로 뛰어들어 여러 서비스들의 성장을 직접 봐왔다.

그 과정에서 보람도 느꼈지만 대중교통과 관련한 아이템, 사업에 대한 갈증이 항상 있었다고 한다. 황 대표는 "우연한 계기로 업계에 들어오게 됐지만 그동안 제 스스로나 일상과 가까운 서비스를 만들어 나가는 점에 모빌리티 산업에 매력을 느끼게 됐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은 O2O 이동 서비스와 관련해 서울이나 수도권 같은 인구 고밀도 지역에서 많이 활용되는 택시, 대리에 대한 주목도가 높았는데 앞으로는 지방처럼 인구 밀도가 낮은 지역의 대중교통을 중심으로 서비스의 질적 전환을 이뤄가는 문제도 중요해 질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5월 업데이트된 국가통계포털(KOSIS)의 1일 시민 교통량 수송 분담률(각 분야별 수송량이 차지하는 비중)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버스의 수송 분담률은 25.2%다. 택시는 10.8%다. 수치를 보면 버스가 택시보다 더 생활 밀착형 이동수단인 셈인데 막상 들여다보니 이쪽 역시 변화가 더뎌 누구나 공평하게 이용하기 어려운 영역 중 하나였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황 대표는 "그동안의 경험으로 보면 모빌리티 쪽은 단순히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을 넘어 거버넌스를 움직여야 변화가 가능한 만큼 여러 가지로 쉽지 않은 분야인 걸 알고 있다"면서도 "택시는 다르게 보면 이해관계나 대립 등이 명확한 편인데 버스는 정체기가 이어지면서 문제 해결이 필요하단 공감대도 확인할 수 있었던 만큼 솔루션 개발과 관련해 창업을 하게 됐다"고 했다.

1.0 버전을 마련한 솔루션의 이름은 엠알아이(MRI)다. 교통 체계 개편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이미지로 보여주겠다는 모빌리티 리플래닝 이미지(Mobility Replanning Image)의 앞 글자를 따 만든 말이다. 사람 신체 구석구석을 살펴보는 자기공명영상(MRI)과 동음이의어다. 대중교통이 잘 닿지 않는 지역, 여기서 비롯되는 문제들을 진단해 해결토록 역할을 하겠단 의미도 담겼다.

브이유에서 교통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MRI 서비스 화면. 지도상에 빨강색으로 표시되는 지역이 상대적으로 교통이 제일 취약한 곳이라고 볼 수 있다. [사진: 브이유에스(VUS)]
브이유에서 교통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MRI 서비스 화면. 지도상에 빨강색으로 표시되는 지역이 상대적으로 교통이 제일 취약한 곳이라고 볼 수 있다. [사진: 브이유에스(VUS)]

MRI는 각종 데이터(공공·민간 등)를 지도상에 시각화해 보여준다. 대중교통 접근성 지표를 통해 특정 지역의 교통 취약 지역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 이는 버스 정류장까지의 거리, 대기 시간, 노선 수 등을 토대로 산출한 지표다. 이를 바탕으로 여러 시나리오를 통해 어떤 방법이 효율적일지 예상 지표를 볼 수 있도록 한다. 

예를 들어 현재 상황에서 대중교통 접근성을 높이려면 노선형 버스는 몇 대 더 투입해야 할지, 취약 지역에서도 두루 이용할 수 있도록 수요 응답형 버스(DRT)는 몇 대를 투입하면 비용은 얼마나 절감할 수 있는지 등을 볼 수 있는 식이다. 이런 예상 지표들을 상황에 맞게 설정해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고 적합한 운영 방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한다.

버스 노선 설계는 지자체 예산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버스 노선을 다시 짜려면 보통 지자체에서 용역을 발주한다. 지자체마다 다르지만 예산이 수억 원 투입되기도 하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는 만큼 시의성이 떨어지고 명확한 해결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처럼 지금까지 특정 지역 상황을 종합 분석하고 대안을 제안할 수 있는 솔루션 자체가 없었던 만큼 앞으로 시도해 볼만한 것들도 여럿이란 기대다. 브이유에스는 연내 시리즈A 전 브릿지 투자 유치를 목표로 한다. 솔루션 업데이트를 지속하며 고객사 유치를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 

황 대표는 "우선은 지자체와 커뮤니케이션에 주력하고 있는데 이들 관점에서도 그동안 해왔던 문법을 바꾸는 일인 만큼 간단치 만은 않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다르게 보면 오히려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들도 많을 것으로 보는 만큼 다양한 시도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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