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이호연 기자] 800MB 영화 한 편 다운로드 받는데 43초.

4G LTE시대가 개막하면서 이통3사의 본격적인 속도대전이 시작됐다. 이통3사는 LTE 전국망 구축을 완료한지 약 1년 만에 LTE-A 상용화를 개시하고 곧바로 ‘광대역 LTE’를 선보이며 유선보다 빠른 무선 인터넷 시대를 열었다. 여기에 최근에는 최대 전송속도 150Mbps를 훌쩍 넘는 LTE-A와 광대역 LTE를 혼합한 ‘광대역 LTE-A’ 등까지 거론되고 있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빨라지면 이에 따른 콘텐츠 생태계와 데이터 소비 패턴도 급격한 변화를 맞게 된다. 단순 전화에서 시작한 이동통신서비스가 눈부신 속도 향상으로 30년 만에 다양한 멀티미디어 통신 서비스로 진화를 거듭하게 됐다.

▲ SK텔레콤이 2013년 6월 세계 최초로 LTE-A를 상용화했다. (사진제공 = SKT)

◇LTE-A, 초고속 LTE 시대 문 열다 
LTE서비스가 시작된지 약 14개월만인 지난 2012년 8월 LTE가입자는 1000만을 돌파한다. 당시 전체 스마트폰의 가입자의 1/3이 LTE폰을 이용하며 LTE서비스는 빠르게 안착한다. 이후 2013년 6월 SK텔레콤이 LTE보다 두 배 빠른 LTE-A를 개시하며 이통3사의 속도전이 가속화됐다.

LTE-A는 서로 다른 대역의 주파수를 묶어 한 대역처럼 사용하는 ‘주파수 집성 기술(CA)’을 적용한 기술이다.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이 넓을수록 전송속도도 빨라지는데, 주파수는 한정된 자원이기 때문에 서로 떨어진 주파수를 묶어 마치 확장된 효과를 나타내는 기술을 도입한 것. 예를 들어 SK텔레콤의 경우 LTE 보조망으로 서비스 중인 800MHz 대역과 LTE주력망인 1.8GHz 대역을 CA로 엮어 최대 전송속도 150Mbps를 구현한다.

이는 기존 LTE(75Mbps)보다 2배, 3G 이동통신보(15Mbps)다 10배, 가정용 유선 광랜(100Mbps)보다 1.5배 빠른 수준으로 800MB 파일을 내려받는데 43초면 충분하다. 특히, 이같은 빠른 속도는 풀 HD급의 고화질(1080X1920)과 초고화질(UHD, 3840X2160) 스트리밍도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한다.

SK텔레콤에 이어 LG유플러스도 곧바로 LTE-A 상용화를 개시한다. 이 회사는 데이터는 물론 음성, 문자도 모두 LTE망을 이용하는 '100% LTE'를 적용한 LTE-A로 SK텔레콤과 경쟁구도를 펼친다. 그 시각 KT는 LTE 보조망인 900MHz 대역의 주파수 간섭 문제로 LTE-A 상용화가 늦어지며, LTE 2라운드 경쟁에서 밀리게 된다. 

◇KT, 광대역 LTE로 반격
LTE시장에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밀리며 고전을 면치 못했던 KT가 광대역 LTE로 반전의 발판을 마련한다. 광대역 LTE는 기존 주파수 대역을 더 넓힌 것으로, 서로 다른 대역을 임의로 묶어 확장 효과를 LTE-A보다 기술적으로 훨씬 안정됐다.

계기는 2013년 8월 열린 광대역 LTE 주파수 경매. 1.8GHz 및 2.1GHz 주파수 대역을 광대역 LTE용도로 할당하는 것이 골자였는데, 매물로 나온 인접대역의 특수성 때문에 사상 유례없는 이통사간의 공방전까지 펼쳐졌다.

▲ KT 노조원 5000명이 미래부 청사앞에서 주파수 경매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당시 1.8GHz 인접대역(15MHz폭)은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했다. 앞서, KT는 1.8GHz 대역을 LTE주력망으로 사용, 망 구축 등 기본적인 제반 사항을 모두 갖췄었다. 이 때문에 KT가 만약 해당 인접대역을 낙찰받으면 거의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곧바로 광대역 LTE를 개시할 수 있게 됐다. 역으로 타 사는 시작도 전에 광대역 LTE 경쟁에서 뒤처지는 셈.

이를 두고 경쟁사들은 해당 대역이 경매 매물로 나오는 자체가 공정성을 위배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한다. 이같은 통신3사의 첨예한 경쟁은 각 사 노조간의 싸움으로까지 번진다. 급기야 미래부는 동시오름입찰과 밀봉입찰을 함께 적용한 ‘혼합경매’ 방식을 처음으로 적용하고, KT 인접대역 사수를 대비해 광대역 LTE 개시에 제한 조건까지 매긴다.

치열한 전략 싸움 끝에 KT가 9001억원에, 그토록 숙원하던 1.8GHz 인접대역을 가져가는데 성공한다. SK텔레콤은 1.8GHz(35MHz폭)대역을 1조500억원, LG유플러스는 2.6GHz(40MHz폭)대역을 4788억원에 가져간다. 같은해 9월, 예상대로 KT가 주파수 경매가 끝나자마자 서울부터 광대역 LTE 서비스를 시작한다.

◇ "3배 빠른 LTE"...300Mbps도 넘본다
KT의 광대역 LTE 개시에 따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서둘러 새로 할당받은 주파수 대역을 중심으로 LTE망 구축을 시작한다. 이에따라 이통3사는 지난 1일 광대역 LTE 서비스를 전국 광역시로 확대했다.

각 통신사는 여기서 더 나아가 광대역 LTE 주파수 대역(150Mbps)과 기존 LTE 대역(75Mbps) 을 묶는 기술을 적용한 광대역 LTE-A 상용화도 눈앞에 두고 있다. 해당 2밴드 CA를 적용한 ‘광대역 LTE-A’ 의 최대 전송속도는 225Mbps. 이는 800MB 용량의 영화 한편을 30초만에 내려받을 수 있는 속도로 기존 LTE보다 3배 빠르다.

이 중 가장 적극적인 곳은 KT이다. KT는 그간 발목을 잡았던 900MHz 대역의 간섭이 해결되면서 기존 주력망인 1.8GHz대역을 할당받은 이점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지난 1월부터 서울 강남의 수서, 일원 지역에 국내 최초로 상용망에 광대역 LTE-A를 시범 적용한뒤, 3월 1일 전국 광역시로 했다. 광대역 LTE-A 지원 단말만 나오면 곧바로 상용화하겠다는 입장이다.

▲ 과천 KT 망 관제센터에서 KT 임직원들이 광역시‘광대역 LTE-A'상용망 전파 발사를 기념하고 있다. (사진제공 = KT)

SK텔레콤은 광대역 LTE와 LTE-A의 커버리지를 동시에 넓혀가는 ‘투 트랙’ 전략을 통해 이에 맞섰다. 이 회사는 광대역으로 할당받은 1.8GHz 망 전국망 확대가 완료되는 동시에 기존 LTE보다 3배 빠른 광대역 LTE-A를 즉시 상용화한다는 방침이다. LTE-A 커버리지의 경우 지난 14일 기존 85개시에서 전국 군∙읍∙면 주요 지역으로 확대했다.

LG유플러스는 타사 대비 넓은 주파수 대역폭을 경쟁력으로 내세워 광대역 LTE-A를 상용화할 방침이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지난 광대역 주파수 경매에서 신규로 2.6GHz 대역(40MHz폭)을 할당받은 것까지 포함, 총 80MHz폭(양방향)의 LTE 주파수를 보유했다. 이는 경쟁사들이 보유중인 총 55MHz폭(양방향)보다 45% 더 많다.

2.6GHz가 기존 LTE망이 아니기 때문에 경쟁사보다 망 구축에 시간과 비용이 오래 걸리지만, 넓은 주파수 대역으로 전송 속도에서 우위를 차지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광대역 LTE에서는 업로드 속도도 중요한데, 업로드 대역도 다운로드 대역과 동일 20MHz폭으로 경쟁사(업로드 15MHz폭) 보다 업로드 전송 속도도 빠르다는 설명이다.

업계에 따르면 225Mbps를 지원하는 단말은 올해 상반기 중에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3배 빠른 LTE 서비스는 하반기부터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2015년에는 신규 주파수 할당이 시행될 예정으로, 3개의 주파수 대역을 묶는 3밴드 CA기술이 적용된 300Mbps 광대역 LTE-A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 영화 한 편에 1초...5G시대 예고
LTE 도입 2년만에 LTE-A로 급격히 진화한 이동통신의 속도는 한계에 도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6배 빠른 LTE까지 거론되며 속도에 정점을 찍는 수준까지 다다랐다.

실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2014 모바일월드콩그레스(2014MWC)에서 기존 LTE보다 6배 빠른 최고 속도 450Mbps의 네트워크 기술까지 선보였다. 20MHz폭 광대역 LTE 주파수 3개를 묶어 전송속도를 높인 것이다. 이는 800MB 용량의 영화 한편을 15초면 내려받을 수 있는 수준이다.

▲ 삼성전자 연구원들이 수원 디지털시티 DMC연구소에서 5G 이동통신 송·수신 기술을 시험하고 있다. (사진제공 = 삼성전자)

더 나아가 이동통신은 이제 5세대(5G)를 향하고 있다. 5G는 최고 전송 속도가 수십 Gbps에 달하는 네트워크 기술로 4G보다 최소 1000배 빠르다. 표준화 작업은 이제 막 시작됐지만, 세계 각국은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이미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한편에서는 삼성전자가 이미 2014MWC에서 초고주파수를 사용해 1Gbps 이상의 전송 속도를 낼 수 있는 5G 기술을 시연한 바 있다. 정부차원에서는 지난해 5월 미래창조과학부가 민간업체와 함께 공동의 포럼을 만들었다. 우리 정부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5G 시범 서비스를 선보이고, 2020년 상용화 예정까지 약 1.6조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이동통신 역사를 돌아보면 3G에서 4G LTE로 넘어가기까지 9년이 걸렸다. 4G LTE에서 LTE-A로 진화하는데는 2년이 소요됐다. 여기에 앞으로 6년 후면 5G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초고화질 영화 한 편을 내려받는데 단 1초면 충분한 시대가 멀지 않았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