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코딩을 하지 않고도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이른바 노코드(No code) 개발 플랫폼 회사들이 국내외에서 쏟아진다.

해외의 경우 마이크로소프트와 세일즈포스 같은 대형 엔터프라이즈 테크 기업들은 물론 벤처 투자 회사(VC)들 지원 속에 언워크 같은 스타트업들에 이르기까지 노코드, 로우코드 플랫폼 시장에 뛰어들었다. 노코드, 로우코드 한다는 회사들이 이미 200개가 넘는다는 얘기도 들린다.

의료 AI 전문 업체인 딥노이드도 노코드 개발 플랫폼에 과감하게 베팅한 대표적인 국내 업체 중 하나다. 1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최근 노코드 AI 개발 플랫폼 딥파이(DEEP:Phi)를 출시하고 본격적인 확산에 나섰다.

딥노이드는 의료 AI 사업에 주력해왔지만 딥파이에 대해서는 범용 플랫폼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의료쪽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분야에서 AI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설계한 만큼, 여러 분야에서 각양각색 용도로 쓰는데 문제가 없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최우식 딥노이드 대표와 노코드 개발 플랫폼 전략, 노코드 시장을 둘러싼 주요 이슈들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최우식 딥노이드 대표.
최우식 딥노이드 대표.

-의료 AI 회사로서 노코드 플랫폼 개발에 직접 뛰어든 이유는 무엇인가?

딥노이드는 4~5년전부터 노코드 플랫폼 딥파이 개발을 시작했다. 국내에선 일찌감치 시작한 케이스다. 노코드 플랫폼 개발에 대한 콘셉트는 10여년전에 관심을 가졌다.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인 매트랩에서 코딩 없이 모델을 만들고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것을 보면서 AI쪽에 적용할만 하다는 생각을 해왔다. 

딥파이 개발에 이미 100억원 이상이 투자됐다. 인원도 30명 이상이 투입돼 있다. 여러 업체들이 노코드 개발 플랫폼 시장에 진출하고 있지만 완성도 측면에선 딥노이드가 앞서 있다고 생각한다.

-노코드 개발 플랫폼에서 완성도가 높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딥파이로 만들 수 있는 것들이 많다는 얘기다. 딥파이는  누구나 필요한 AI 애플리케이션들을 만드는데 문제가 없을 정도로 다양한 유형의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지원한다. 이런 환경을 지원하는 것은 만만한 일이 아니다.  딥파이로 개발한 AI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기업 현장에서 전사적으로 쓰는 것도 가능하다. 딥파이는 노코드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실제 소스코드도 제공할 수 있어, 개발자들이 회사 시스템 차원에서 활용할 수 있다.

-의료 AI 전문 업체인데, 딥파이에 대해서는 범용 플랫폼을 표방하고 있다.

처음에는 의료AI 쪽만 겨냥했다. 하지만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의료 분야 밖에서 쓰는 데도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 들어 범용 플랫폼으로 방향을 틀게 됐다. 의사들은 물론 학교나 다양한 산업 현장, 일반인들도 이미지 등 데이터만 있으면 딥파이로 AI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하반기에는 전문 개발자들도 딥파이를 쓸 수 있도록 '주피터' 개발 도구도 추가할 것이다.

-딥파이에서 주로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유형은 어떤 것들인가?

이미지 데이터 비중이 크지만 엑셀에 있는 문자나 숫자들도 활용할 수 있다.

-타깃 고객이 개발자냐, 비개발자냐를 놓고 노코드 개발 플랫폼 회사들 사이에서 다양한 관점들이 있는 것 같다.

개발자들은 익숙해지면 다른 좋은 도구들이 있어도 잘 바꾸지 않은 성향이 있다. 그런 만큼, 딥파이와 관련해서는 개발자보다는 비개발자 시장을 크게 보고 있다. AI를 못하는 이들이 AI를 다룰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다.  있는 시장을 파고드는 것이 아니라 없는 시장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금 사용자 비중을 봐도 비개발자들이 휠씬 많다.

-AI는 여전히 전문적인 영역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비개발자들이 AI 애플리케이션을 만든다는 것이  아직은 어색해 보일 수 있다.

카카오가 카카오톡 게임하기 서비스를 내놓기 전 게임은 MMORPG가 주도했다. 일반 사용자 입장에선 진입 장벽이 높았다. 하지만 카카오톡에서 할 수 있는 애니팡이 나오면서 게임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됐다. AI도 지금은 전문 개발자들 영역이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다. 데이터가 있고, 데이터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다면 누구나 AI 모델을 직접 만들어 쓸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시장이 엄청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우식 딥노이드 대표는 딥파이를 활용해 AI를 다룰 수 없었던 이들이 AI를 쓸 수 있도록 하는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최우식 딥노이드 대표는 딥파이를 활용해 AI를 다룰 수 없었던 이들이 AI를 쓸 수 있도록 하는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노코드라고 해도 아무나 딥파이로 AI를 개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사용자들 입장에서 갖춰야할 역량들도 있을 것 같다. 

AI로 어떤 것을 해야겠다는 아이디어를 논리적인 프로세스로 정리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물론 경험이 없는 이들이 딥파이로 바로 AI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실전에서 활용하려면 어느 정도의 학습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AI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기 위해 AI 자체를 많이 알아야할 필요는 없다. 운전 면허 학원에서 배우면 자동차를 몰고 다닐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딥파이도 AI 자체 대해 깊숙하게 모르더라도 AI를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딥노이드가 운전 면허 학원과 같은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대학교,나고등학교에서 딥파이로 교육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데 주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부산대학교 의대의 경우 상반기 본과 학생 50영을 상대로 딥파이를 활용해 1학점 짜리 정규 수업을 진행했는데, 피드백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부산대 의대 외에 다른 대학들과도 협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딥파이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만 제공되나?

SaaS와 온프레미스(구축형) 모두 제공한다. 데이터를 외부로 보내기 힘든 병원이나 반도체, 자동차 회사들의 경우 현실적으로 구축형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 그외에는 SaaS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SaaS 방식은 기본 용량까지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딥파이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는 어뗳게 운영하고 있나?

딥파이는 이미지 데이터를 많이 다루는 만큼, GPU를 많이 활용한다. 아마존웹서비스(AWS)나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같은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GPU를 쓰면 비용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아 자체 클라우드 서비스를 구축했다.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GPU 썼다면 기본 용량 무료와 같은 혜택을 제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딥파이가 지속 가능하게 성장하는데 있어 중요하게 삼고 있는 목표는 무엇인가?

의과대학 30~40%에서 딥파이를 채택하도록 하는 것이다. 전국에 의과대학이 40개 정도 되는데, 이중 30~40%에서 쓰면 딥파이가 성장하는데 의미 있는 기반이 될 것이다. 학교에서 딥파이를 배운 의대생들이 현장에 나오면 유료 사용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하반기 마케팅 계획은?

9월 딥파이와 관련해 대규모 컨퍼런스를 계획하고 있다. 의사, 산업계, 교육 및 공공 분야 담당자들을 딥파이를 소개하고 활용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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