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클라우드 스토리지 기반 B2B SaaS를 주특기로 하는 다이렉트 클라우드가 일본 현지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들을 상대로한 진검승부에 들어간다.

필요한 실탄 확보를 위해 다이렉트 클라우드는 최근 80억원 규모 프리 시리즈B 투자 라운드도 마무리했다.

다이렉트클라우드는 1세대 국내 소프트웨어 회사인 지란지교 일본법인인 지란소프트재팬 자회사로 일본 시장 진출을 위해 개발한 클라우드스토리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본 기업용 클라우드 스토리지 시장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같은 빅테크 기업들은 물론 박스(Box)나 드롭박스 같은 글로벌 회사들이 이미 대거 포진해 있는 상황. 판세만 보면 중소 업체가 비빌 언덕이 없어 보이지만 다이렉트 클라우드는 2015년 일본 시장 진출 후 나름 의미 있는 거점을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그런 만큼, 이번 투자를 계기로 일본 시장 지분 확대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안정선 다이렉트 클라우드 대표.
안정선 다이렉트 클라우드 대표.

여세를 몰아 3~4년 안에 일본에서 IPO를 진행하고 일본에서 글로벌 시장으로 판을 확장하는 이른바 '재팬 투 글로벌'(Japan to Golbal) 전략도 본격 추진한다. 안정선 다이렉트 클라우드 대표와 일본 클라우드 스토리지 시장에서 지금까지 거둔 성과 및 향후 성장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최근 투자 유치를 계기로 일본 시장에서 보다 공격 행보를 강조하고 있다.

우선 직원들을 늘리고 마케팅도 강화할 것이다. 일본 현지에서 멤버들은 50명까지 확대하고 택시, TV, 인터넷 광고 포함해 브랜딩에도 상당한 예산을 투입할 것이다. 3~4년 안에 일본 내 상장을 준비 중인데, 상장 전에 일본 클라우드 스토리지 시장에서 점유율 10% 이상을 확보하고 상장 후 3년 안에 점유율을 다시 20%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다.

▲다이렉트 클라우드는 2015년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해 타이밍은 좀 늦은 편인데.

큰틀에서 일본 클라우드 스토리지 시장은 글로벌 회사들이 주도하는 판세다. 상대적으로 늦게 진출해 이들 업체와 경쟁하는 것이 만만한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해볼만한 위상은 이미 확보했다고 본다. 다이렉트 클라우드를 기업용 클라우드 스토리지 시장에서 리더군으로 보는 일부 현지 평가도 있다. 시장점유율로 치면 아직은 한자리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드롭박스, 박스에 뒤져 있지만  일본에서 통할 만한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갖춰 나가고 있다고  자평하고 싶다.

▲좀더 구체적으로 성과를 말해 달라.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다이렉트 클라우드 월간 반복 매출(MRR)은 4억8000만원을 넘겼고 올해는 MRR 8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누적 고객수도 현재 1500개 정도에서 올해는 1800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매년 고객 수를 600개씩 늘리는 것이 목표다. 아직 흑자 전환은 하지 못했는데, 2024년에는 흑자 전환에 성공해 30억원 규모 영업이익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이렉트 클라우드는 그동안 일본 시장에서 중저가 서비스로 가급적 고객들을 많이 확보하는데 무게를 둬왔는데, 최근에는 파일서버를 클라우드 스토리지로 전환하는 수요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고객수 성장세는 다소 완화됐을지 몰라도 수익 측면에선 좋은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버틴  가운데서도 성장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이라고 보나.

다이렉트 클라우드가 제공하는 여러 기능 들 중 시장에서 먹혀 들고 있는 것 중 하나가 탐색기다. 사용자는 윈도 탐색기 환경에서 다이렉트 클라우드를 이용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보안은 뛰어나다. 다이렉트 클라우드 사용자는 파일을 다운로드할 수 없다. 클라우드 환경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사용자가 회사 밖 자기 PC로 파일을 반출할 수 없는 구조다. 회사가 허가하거나 지급한 PC에서만 쓸 수 있다. 권한을 어떻게 부여하느냐에 따라 특정 사용자는 파일을 보기만 하고, 편집은 하지 못하게 하는 것도 가능하다.

드롭박스나 박스 같은 글로벌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들은 예전에는 파일을 다운받아 여는 구조였는데, 최근에는 다이렉트 클라우드 같은 방식도 제공하고 있다.

다이렉트 클라우드는 사용자당 비용을 받는 드롭박스와 달리 용량 당 과금 정책에 기반하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일본의 경우 디지털 전환 측면에서 속도가 느리다는 시각도 많은 것 같다. 현재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 많이 달라졌다. 포스트 팬데믹 속에 속도가 줄기는 했지만 디지털 전환(DX)에 대한 기업과 정부 인식은 여전히 높다. IT인력을 구하기 힘든 상황이 계속될 정도로 DX 바람이 불고 있다.

일본하면 종이, 도장, 팩스가 유명한데, 지금은 많이 없어졌다. 최근에는 고객과 회의할 때 대면접촉보다 줌이나 마이크로소프트 팀즈 같은 웹서비스를 많이 쓴다. 이메일이나 팩스 대신 채팅도 많이 쓰고 도장 사용도 크게 줄었다. 다이렉트 클라우드 입장에서도 기회가 점점 커지고 있다. 몇년 전만 해도 파일 서버와 클라우드 스토리지 쓰는 비중은 9대 1 정도였는데, 요즘은 7대 3 수준으로 클라우드 스토리지를 쓰는 곳들이 크게 늘었다. 

 

▲성장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업체들도 공격적으로 움직일 것 같다. 경쟁 상황은 어떤가.

마이크로소프트 365와 구글 워크스페이스가 1, 2위를 다투고 있지만 이들 서비스는 문서를 저장하고 공유하기 위한 것이다. NAS나 파일서버가 대체가 우선순위는 아니다. 클라우드 스토리지만 놓고 보면 가장 역량 있는 회사들은 역시 박스와 드롭박스다.

현재 일본 클라우드 스토리지 시장 규모는 연간 2000억원 정도다. 매년 20% 가까이 성장하다 보니,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20개 가량 플레이어들이 활동하고 있다.

▲경쟁을 고려하면 차별화 전략이 더욱 중요해질 수 밖에 없다.

타깃 시장을 보면 박스는 엔터프라이즈, 다이렉트 클라우드는 직원수 300~700명 규모인 중견중소기업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대기업도 공략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중견중소기업이 우선이다. 대기업 공략은 상장 이후 본격화할 것이다.

서비스 측면에서 보면 보안성과 사용성을 모두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본 기업들 중엔 관리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보안 리스크가 커지는 것을 우려해 클라우드 스토리지 도입을 주저하는 곳들이 많다. 

이를 감안해 다이렉트 클라우드는 사내 기밀 문서 유출 방지 및 사전 차단 등 보안 기능을 기업들이 쉽게 쓸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앞서 언급했듯, 다이렉트 클라우드는 사용자당이 아니라 용량 기준으로 비용이 부과된다. NAS나 경쟁 클라우드 스토리지들과 비교해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비용이 저렴하다고 자신한다.

글로벌 회사들을 보면 클라우드 스토리지로 시작해 협업과 문서 관리로 확장하는 흐름이 두드러지고 있다.

다이렉트 클라우드도 마찬가지다. 채팅도 기본 서비스로 제공하는 등 서비스를 계속 확장하고 있다. 연내에 문서 관리로 확장할 것이다. 다양한 서비스들과 연동을 강화하는데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외에 글로벌 시장 공략 계획은?

상장 이후 글로벌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설 계획이지만 2023년부터 구체적인 준비에 들어갈 것이다. 이미 일본어 외에 한국어, 영어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후 유료로 전환하는 고객들을 늘려 나가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의 경우 고객수가 180개 정도 도되는데, 내년부터는 한국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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