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인터페이스 디자인은 자동차 UX 디자니어가 차량에 있는 다양한 부품들의  역할, 진화 스토리를 소개하는 책이다.
자동차 인터페이스 디자인은 자동차 UX 디자니어가 차량에 있는 다양한 부품들의  역할, 진화 스토리를 소개하는 책이다.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기자는 면허증만 있지, 운전은 하지 않는지라, 자동차에 대해서는 사실 아는게 거의 없다. 자동차가 붙어 있는 개별 부품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또 이들 부품들이 어떤 원리로 돌아가는지도 모르는 것들이 훨씬 더 많다. 때문에 자동차는 여전히 기자에겐  낯설고 이해하기 힘든 존재다.

최근 출간된 '자동차 인터페이스 디자인'을 보면 자동차 안에 붙에 있는 것들은 다들 존재의 이유들이 있다. 왜 하필 지금과 같은 모양으로 거기에 붙어 있는지도 나름의 명분을 갖고 있다.

자동차 UX 디자인 전문가로 지금은 네이버랩스에서  바퀴 달린 로봇 UX를 연구하고 있는 저자 박수레씨는 책을 통해 차안에 붙어 있는 많은 것들을 예로 들며 자동차 UX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공유한다.

자동차는 언제부터인가 기계공학과 전자공학이 융합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자동차가 기계냐 전자기기냐를 놓고 논쟁이 벌어지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자동차는 여전히 기계이기는 하지만 전기차 확산 속에 전자 기기로서의 정체성이 점점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UX 디자인 측면에서도 이건 대형 이슈이지 싶다. 기계와 전자기기가 잘 버무려저 시너지를 낼  때도 있겠지만 기계와 전가기기는 DNA가 다른 부분들도 많은지라, 섞으면 괜히 이상해지는 경우도 있을 것 같다.

책을 보면 이와 관련한 사례들도 볼 수 있다. 요즘은 자동차에 자체 스크린이 탑재되는 경우도 많은데, 자동차과 스크린은 수명 주기가 서로 다르다 보니 시간의 가면서 둘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을 때가 있다.

"잘 관리된 차들은 오십년이 넘었어도 멀쩡이 굴러간다. 더 빨리 더 안전하게 달리기는 어려워도 자동차는 여전히 자동차여서, 당신을 어디론가 싣고 움직이는 그 본연의 역할을 수행한다. 그게 자동차가 기계로서의 아름다운 이유라면 이유일게다. 아무튼 자동차는 그렇게 쉽게 소모되어 사라지는 물건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차 안에 달아 놓은 디스플레이들은 얘기가 다르다. 해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디스플레이의 성능 덕에 작년 것이 올해 것만 못하고 금세 구닥다리 물건이 되기 십상이다. 물론 최근들어 해상도가 급격하게 올라가고 제품 수명도 많이 늘어나서 OLED의 경우  십년에서 십오 년 정도를 내다본다. 차 모델 하나가 시장에 나타났다 사라지는 데에 십오년이면 됐다 싶겠지만 최악의 경우 2060년이 되면 2020년도 클래식 카 포르쉐 타이칸은 시동을 걸리는데, 화면은 안 나오는 그런 상태도 상상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이건 화면 자체가 안나오는 것에 대한 걱정보다도 시간이 흐르면 금세 낡아 보이는 GUI의 단점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또 이런 화면을 구동하기 위한 소프트웨어와 마이크로칩 등의 컴퓨팅 환경도 유지보수가 영원할 수 없다. 아무디, 포르쉐 역시 과거 안드로이드 기반의 뒷자석 스크린을 탑재한 적이 있었지만,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할 수 없어서 보안의 문제도 생기고 애물단지가 되어버렸다. 제품 수명주기가 짦은 스마트폰은 제조사가 몇년 업데이트를 하다 말아도 큰 문제가 안되겠지만 십년, 십오년을 타야 하는 자동차는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다."

궁합이 안맞는 부분들이 있다고 해도 지금 분위기를 보면 자동차에선 기계와 전기기기로서의 정체성이 공존하는 흐름은 계속될 것 같다. 

어떤 방식으로 공존할지가 관건이 될 것 같은데, 수명주기를 예로 들면 전자기기가 자동차 수명을 맞출 수 있는 수준으로 진화할지, 거꾸로 자동차가 전기기기 수명에 맞춰줄지, 그것도 아니면 자동차안에 별도 전자기기들을 붙이는 방식보다  사용자들이 쓰는 기기들과의 연결을 최적화하는 것이 공존의 대세가 될지 구경꾼 입장에선 꽤 궁금해진다. 자동차 UX 디자이너 입장에서도 확실한 답은 찾지 못한 것 같다.

"운전석을 중심으로한 디지털 스크린으로의 변모는 멈출 수 없는 대세가 될 것이 확실하다. 과거 아날로그 계기판은 이제 비용면에서 더 이상 경쟁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운전석을 제외한 차내 스크린 경쟁이 과연 어디까지 갈 것인지는 시간이 조금 흐르면 알게 될 것이다. 지금은 하나라도 더 달아서 과시하려는 소비자들도 있을 테지만 정말 가치 있는 것인지 아닌지는 시장이 정직하게 반응하니까."

"그때까지는 당분간 프리미엄 브랜드를 중심으로한 스크린 경쟁이 마치 과거 스마트폰의 사이즈 경쟁처럼 서로 몇인치의 스크린을 넣었네 마네 하는 식으로 계속될것 같다. 스크린 만 그런 것은 아니고 특히 고급 브랜드로 가면 갈수록 차별화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좀더 나은 것으로 바꾸면서 가격을 올려 받기 때문이다. 앞에서 열거한 것처럼 제조사에서 달려 나오는 스크린은 싸워야할 과제들이 많기 때문에 경쟁력이 아닌 비용으로 인식되는 순간, 아마 소비자가 아닌 제조사가 먼저 팽할 물건이 될 수도 있다. 그때까지 디자이너들은 이걸로 뭘해야 하나 매번 머리를 쥐어 뜯으면서 고민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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