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우 SK텔레콤 혁신사업개발1팀장이 양자 난수 생성(QRNG) 칩에 대해 기자설명회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김동우 SK텔레콤 혁신사업개발1팀장이 양자 난수 생성(QRNG) 칩에 대해 기자설명회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SK텔레콤과 IDQ가 함께 개발한 양자난수생성(QRNG) 칩이 국내 암호분야 강소기업기술과 융합해 국방 및 공공 시장에 진출한다. SK텔레콤은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도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QRNG가 칩(반도체) 형태로 구현돼 다른 분야 제품에 응용하기 쉬워졌고, 높은 보안 수준을 요구하는 신기술 분야의 확대로 QRNG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의 전략은 양자암호 기업들과 협력을 통한 생태계 형성이다. 

SK텔레콤은 비트리·케이씨에스(KCS)·옥타코 등 국내 암호분야 강소기업들과 함께 QRNG로 보안을 강화한 제품을 개발, 국방·공공 사업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 도전한다고 25일 밝혔다. 

24일 오전 열린 사전 기자설명회에서 김동우 SK텔레콤 혁신사업개발1팀장은 “QRNG는 모든 제품들의 기본이 되는 피드와 같은 것”이라며 “SK텔레콤이 모든 영역을 다 컨트롤 할 수가 없고 알지 못하기 때문에 각 영역에서 잘 플레이를 하고 있는 전문 업체들과의 상생 협력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과 IDQ는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또 SK텔레콤은 IoT·차량용 사이버 보안(V2X)·금융 다양한 영역에서 수십 개의 업체들과 QRNG를 적용한 솔루션을 연구개발 중이다.

SK텔레콤은 KCS와 함께 양자난수생성기(QRNG)와 암호통신기능의 반도체를 하나로 합친 ‘양자암호 원칩’(Quantum Crypto chip)을 개발하고 있다. KCS는 IoT 기반의 다양한 제품 및 디바이스에 강력한 보안을 제공하는 암호칩(KEV7)을 독자개발한 기술기업이다. KEV7 칩은 국정원으로부터 전체 2등급 암호모듈검증(KCMVP) 인증을 획득, 국내 암호칩 중에서 가장 높은 보안등급을 받았다.

SK텔레콤의 이번 프로젝트는 앞서 보안인증을 받은 KCS 암호칩에 QRNG칩을 탑재하는 것인 만큼, 인증과정을 단축하고 원가 비용 등을 낮춰 상품성을 높일 수 있을 전망이다. SK텔레콤과 KCS는 ‘양자암호 원칩’으로 드론 등 국방 무기체계사업, 한전 등 공공기관 사업, 월패드 등 홈네트워크 보안 시장 등의 진출을 추진한다.

김한직 KCS 상무(ASIC 사업부 영업총괄)는 “SK텔레콤과 공동투자·사업개발 형태로 진행하고 있는 양자암호칩의 내년 초 상용화를 토대로 국방·공공 시장에서 양자암호칩 신규사업 성장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생체인증 벤처기업 옥타코가 내놓은 지문인식 보안키 ‘이지퀀트(EzQuant)’는 온라인 인증 서비스 기반 카드형 지문보안키(FIDO)에 QRNG 기술을 결합했다. 즉, 기존에 서비스되던 지문 보안키에 QRNG를 적용해서 보안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FIDO는 ‘신속한 온라인 인증’을 뜻하는 ‘Fast IDentity Online’의 약자로, 온라인 환경에서 ID, 비밀번호 없이 생체인식 기술을 활용해 개인 인증을 수행하는 기술이다. 주로 지문, 홍채 등 신체적 특성의 생체정보(Biometrics)를 이용한다. ‘이지퀀트’는 현재 경기도청과 대전상수도 사업본부, 지하철 통합관제 CCTV 관리자 보안인증 수단으로 채택되어 중요시설 시스템을 보호하고 있다. 

또 이지퀀트는 기존에 생체인증으로 수행하던 PC로그인 및 사내 보안시스템(그룹웨어, ERP, CRM 등)의 모든 인증과 연동할 수 있으며, 사무실 출입에 필요한 NFC 기능을 활용해 출입 보안에도 이용할 수 있다.

옥타코는 QRNG가 결합된 FIDO 기술로 마이크로소프트(MS)의 MS365나 구글 클라우드 등 글로벌 오피스 플랫폼과의 연동 및 글로벌 기업·미국 연방정부 인증 서비스까지 공략할 예정이다. 또한, 인도 대국민 인증 서비스인 아다하르 프로젝트를 겨냥한 QRNG 지문 인증장치를 개발해 글로벌 거대 시장 진출도 타진할 계획이다.

이재형 옥타코 대표는 “앞으로 QRNG를 접목한 솔루션을 통해 FIDO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며, SKT와 사업협력을 통해 다양한 보안 인증 사업을 가속화해 회사가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모멘텀으로 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QRNG 기술을 기반으로 4년의 연구개발을 거쳐 지난 2020년 세계 최초 QRNG 칩을 상용화했다. 관계사인 IDQ,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비트리와 협업한 QRNG 칩은 삼성전자 스마트폰인 ‘갤럭시 퀀텀’에 내장됐고, 갤럭시 퀀텀은 두 개의 후속 모델로 이어졌다.

엄상윤 IDQ코리아 대표는 “IDQ가 보유하고 있는 양자 난수 발생기(QRNG)의 원천 기술과 기술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한국 시장에서 성공을 이끌어내겠다”며 “이후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양자보안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IDQ와 비트리는 QRNG의 기술진화를 목적으로 차세대 QRNG 칩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2024년 초 상용화를 목표로 추진 중인 차세대 QRNG 칩은 시장 확산을 위해 기존 QRNG 칩 대비 크기가 더 작고 가격은 저렴하며 성능이 개선되는 형태로 제공할 계획이다.

김희걸 비트리 부사장은 “QRNG 시장 확산을 위해 IDQ와 함께 현재보다 성능 뿐만 아니라 가격 경쟁력 있는 차세대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민용 SK텔레콤 담당(CDO)은 “국내 양자보안기술 생태계 구축을 통해 국내외 양자 사업을 강화하겠다“며, “중장기 R&D 기반 국방, 공공 보안 시장을 중심으로 민간 부분의 IoT, 차량용 사이버 보안(V2X), 금융 등 다양한 영역까지 양자암호 시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