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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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문정은 기자] 가파른 실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케이뱅크가 계획대로 기업공개(IPO)를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근 증시 부진으로 IPO를 예고한 기업들의 철회 소식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케이뱅크는 업비트 예치금 중 일부를 대출로 활용한 것으로 알려져 이에 따른 투자자 보호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가상자산 거래소 제휴사라는 특수성도 부각되고 있다.  

최근 케이뱅크가 공개한 올 1분기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이익 규모를 넘어서는 순이익을 냈다. 케이뱅크는 1분기 245억원의 잠정 당기순이익을 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이익 규모인 225억원을 넘어서는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것이다. 

케이뱅크는 성장 배경으로 고객수와 여수신 잔액이 늘어난 점을 꼽았다. 지난해 말 717만명이었던 케이뱅크의 고객 수는 올 1분기 말 750만명으로 늘었다. 이번 분기에 33만명 늘어난 것이다. 

여신은 1분기 말 7조8100억원으로 지난해 말(7조900억원) 대비 7200억여원 증가했다. 수신은 11조5400억원으로 지난해 말(11조3200억원) 2200억여원 늘었다. 회사는 지난 2월 예적금과 챌린지박스 등 수신상품 금리를 인상하고, 같은 달 아파트담보대출 고정금리를 0.5%포인트(p) 낮춰 특판을 진행하는 등 상품 경쟁력을 높인 결과로 봤다. 

이에 케이뱅크의 1분기 이자이익은 824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1억원의 손실을 냈던 연계대출 수수료, 제휴사 펌뱅킹 수수료 등의 비이자이익은 19억원을 기록했다. 비이자이익에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와 제휴함으로서 발생한 수수료 수익이 포함된다.

케이뱅크 2022년 1분기 재무실적. [사진: 케이뱅크]
케이뱅크 2022년 1분기 재무실적. [사진: 케이뱅크]

케이뱅크는 이같은 성장세에 더해 IPO 성공을 통해 디지털금융 플랫폼으로 자리잡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회사는 올 초 IPO 절차에 돌입한다고 밝힌 바 있으며 주요 주주사인 KT 측도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 IPO 준비 기업 가운데 케이뱅크를 꼽고,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IPO를 준비 중이라고 했다. 

그런데 증시 부진으로 올 들어 IPO 시장은 한파를 맞았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전환에 주식 시장은 크게 위축된 상황이다. 미국에서는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제롬 파우러 연준 의장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에 상장을 예고했던 기업들의 IPO 철회 소식이 이어졌다. 연초부터 현대엔지니어링부터 SK쉴더스, 원스토어 등까지 대부분 기관투자자 수요 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하면서 잇달아 상장을 철회하게 됐다. 시장에서도 지난해 상장한 기업 상당수가 상장한 시장의 지수대비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데 주목, IPO 시장이 지난해와 다르게 다소 위축됐다고 보고 있다. 

앞서 증시에 입성한 카카오뱅크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12일 카카오뱅크 주가는 공모가(3만9000원) 아래까지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대외적 환경과 더불어 최근 카카오뱅크 1분기 순이익(668억원)이 시장 기대치보다 다소 부진한 실적 영향도 있을 것으로 봤다. 17일 카카오뱅크 주가는 전일 대비 3% 오르며 4만원대로 간신히 올라왔다. 시가총액은 20조원대가 깨지면서 KB금융(약 24조원) 아래로 내려와 있다. 지난해 8월 카카오뱅크는 상장 첫날 시가총액 33조를 넘어섰었다. 

이에 동일 업종인 카카오뱅크의 상황이 IPO를 준비하고 있는 케이뱅크 입장에서 가치 산정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부담인 상황이다. 

이와 관련 케이뱅크 측은 "시장 상황을 인지하고 있고, 이를 지켜보면서 계속 IPO를 준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투자자가 업비트에 맡긴 예치금 일부를 대출에 운용한 점이 알려지면서 투자자 보호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명확인입출금계정(실명계좌) 계약을 맺고 있는 업비트와의 제휴는 케이뱅크 외형 성장의 동력으로 꼽힌다. 최근 루나(LUNA) 가격이 며칠 새 100% 가까이 폭락하는 등 불안한 시장이 이어졌는데, 이 경우 자금 인출 수요가 몰릴 수 있어 투자자 보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케이뱅크 측은 "우선 은행업의 기본은 수신을 받아 대출로 쓰는 것이며, 이 경우도 업비트를 통해 받았던 수신 일부를 대출에 운용한 것"이라며 "또 현금 유출이 발생했을 때 이를 얼마나 대비하고 있는 지를 보여주는 게 유동성커비리지 비율인데, 지난해 말 기준 182%로 안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케이뱅크 측은 이번 실적 공개 당시 '균형 성장 추진'을 강조했는데,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서 업비트 의존도를 낮추려는 모습이다. 이에 이같은 대내외적 환경에서도 케이뱅크가 성장세를 이어가는 것처럼 IPO도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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