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문기 기자] 올해 투인원(2in1) PC시대가 본격 개화하면서 새로운 폼팩터로 자리매김할 조짐이다.

▲ 인텔코리아가 4세대 하스웰과 함께 울트라북 및 투인원PC를 선보였다.

PC시장은 최근 하강곡선을 그리면서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기는 하지만,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다. 인텔이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하듯 새로운 CPU를 내놓는가 하면 마이크로소프트(MS)는 기존 PC운영체제(OS)보다 쓰임새가 더 넓어진 윈도8을 배포하면서 위기를 기회의 발판으로 바꿔나가고 있다. PC업체들도 이에 발맞춰 신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현재의 PC시장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엔드(End)’아닌 ‘앤드(And)’다. 다음 세대를 위한 과도기인 것이다.

현재 PC시장의 새로운 폼팩터로 등장한 제품군은 모바일에서 진화 발전한 ‘태블릿PC’, 휴대성을 극대화시키고 성능 및 전력효율을 높인 ‘울트라북’, 모바일과 PC의 강점만을 뽑아 물리적 또는 화학적으로 결합시킨 ‘투인원(2-in-1)’ 등이다. 

‘울트라북’이 기존 노트북의 콘셉트를 계승해 진화 발전한 케이스라면 ‘태블릿PC’는 스마트폰에서 확장돼 PC쪽으로 전이된 폼팩텅다. 둘 다 새롭거나 특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에 비해 ‘투인원’ PC는 노트북이 가진 PC 고유의 아이덴티티와 태블릿 폼팩터가 주는 모바일 경험을 최적화한 새로운 카테고리다. 

특히 ‘투인원’ PC는 인위적인 과정을 거쳐 등장한게 아니라는 점에서 더 주목을 끈다. 소비자 니즈를 통해 변화한 모바일 분야와 PC 트렌드를 따라가다보면 자연스럽게 만나게 되는 교차점에 위치한 것이다.

‘울트라북’, 기본기를 쌓아올리다
투인원(2-in-1) PC의 탄생 배경을 얘기하려면 우선 노트북 트렌드를 이끌어온 ‘울트라북’을 빼놓을수 없다. 울트라북은 그간 더 얇고, 더 가볍게, 더 오래가는 노트북의 우선 과제를 하나씩 해결하며 등장한 새로운 개념의 노트북이다. 즉, 노트북 분야에서 기본기를 착실하게 밟아온 라인업으로 평가할 수 있다.

울트라북은 지난 2011년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Computex)2011에서 처음 공개됐다. 인텔의 2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얇고 슬림한 폼팩터에 강력한 성능을 제공하는 울트라북은 2012년 1분기 국내 노트북 판매량의 약 20%를 넘어서는 등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기도 했다.

▲ 4세대 울트라북

울트라북 출시 이후 기존 노트북들의 ‘울트라북화’ 경향이 더욱 심화됐다. 더 얇고, 가볍고, 배터리 성능이 오래가는 노트북에 대한 사용자의 요구도 뚜렷해졌다. 제조사도 이러한 사용자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다양한 울트라북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했다. 울트라북이 출시되기 시작한 2011년 4분기만 해도 국내시장에는 7개 제조사가 15종의 울트라북을 출시할 만큼 공격적인 행보가 이어졌다.

더 얇고 가벼워졌다는 울트라북의 트렌드는 인텔이 제시한 ‘울트라북’ 조건을 살펴보면 좀 더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인텔이 제시한 초기 울트라북의 명칭을 사용하려면 2세대 인텔 코어 코드명 ‘샌디브릿지’를 장착하고 14인치 기준 21mm 이하의 두께, 최소 5시간 연속 사용이 가능해야 가능했다. 최대 절전모드에서는 7초만에 반응해야 한다. 이것이 1세대 울트라북이다.

울트라북은 또 3세대 인텔 코어 코드명 '아이비브릿지'가 등장하면서 초기 단계를 넘어 보급화 단계까지 올라왔다. 사용자들도 울트라북에 대한 인식이 강해진 시기다. 3세대 인텔 코어는 이전 세대 대비 성능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리며 울트라북의 성능을 한 단계 상승시키는데 일조했다.

인텔이 제시한 3세대 인텔 코어 울트라북은 이전 세대와 마찬가지로 14인치 기준 21mm 이하의 두께, 최소 5시간 이상 연속 사용 가능, 최대절전모드에서 7초만에 반응해야 했다. 여기에 액티브 중에 빠르게 반응해야 하며, USB 3.0 포트 혹은 썬더볼트 기술이 탑재돼야 하며 인텔 AT 기술, 인텔 IPT 기반의 도난방지 시스템이 적용돼야 한다는 조건이 추가로 붙었다. 이를테면 휴대성에 걸맞는 성능 향상을 이룬 모델이 인텔 3세대 코어 기반의 2세대 울트라북이다.

▲ 인텔 4세대 하스웰 (사진 : 인텔코리아)

인텔 코어 4세대 코드명 '하스웰'에 이르러서는 울트라북의 중흥기가 시작됐다. 4세대 코어의 강점은 성능 향상뿐만 아니라 인텔 역사상 전력효율이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사용시간이 늘어났다. 내장그래픽도 진화했다. 3D 게임 또는 4K 비디오 콘텐츠를 재생할 정도로 향상됐다. 

디자인으로 대변되는 1세대와 성능을 잡은 2세대를 한 품에 모두 안은 3세대 울트라북은 14인치 이하 모델에서는 20mm 두께를, 14인치 이상 모델에서는 23mm 두께 이하가 조건으로 제시됐다. 배터리도 HD급 비디오 재생 시 최소 6시간 이상 연속 사용 가능해야 했다. 최대 절전모드에서 3초만에 반응해야 하고, 터치스크린이 내장돼야 3세대 울트라북이라는 명칭을 획득할 수 있었다. 즉, 휴대성과 성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울트라북은 3세대에 이르러 보다 명료해진 셈이다.

‘윈도8’, 새로운 접근 방법 제시
울트라북이 휴대성과 성능, 저전력을 중심으로 발전해나가는 과정 속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존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PC운영체제(OS)를 선보였다. 윈도7의 후속 버전인 윈도8은 단순한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많은 부분이 바뀌어 지난 2012년 10월 26일 전세계 동시 출시됐다. 윈도8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DOS에서 윈도로 바뀐 것만큼 큰 변화라고 강조했다.

▲ MS가 윈도8과 함께 서피스를 출시했다.

윈도8이 윈도7과는 다른 가장 큰 차이점을 ‘시작’ 버튼의 삭제라고 꼬집어 얘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보다 더 중요한 변화는 MS가 새롭게 도입한 메트로 사용자경험(UX)과 그에 따른 터치 스크린, 마우스를 던져 버리고 스타일러스펜에 최적화된 새로운 입력 방식, 애플리케이션 장터인 윈도 스토어 도입 등이다. 



메트로 UX의 타일 형식 그래픽사용자인터페이스(GUI)는 윈도8이 적용된 PC를 좀 더 시각적으로 쓸 수 있게 도왔는데, 이는 곧 입력방식의 변화를 불러왔다. 마우스가 아닌 터치를 통한 스와이프나 스타일러스 펜이 입력을 대신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내부 소프트웨어가 변한 것은 물론이다. MS 웹 브라우저인 인터넷 익스플러10도 기존 엔진과 비슷하지만 터치 환경에 최적화돼 컨버전됐다. 윈도 스토어에 등록된 애플리케이션들도 기존 모바일 운영체제(OS) 기반의 구글 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와 비슷하게 꾸려졌다.

이러한 윈도8을 통한 MS의 전략은 ‘하이브리드’라는 개념으로 정리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앞세운 모바일의 강력한 공세에 주춤거리는 PC시장을 끌어 올리기 위해 모바일과 PC를 통합한, 또는 개인과 기업을 연결하는 다재다능하고 더 큰 카테고리로서의 통합적인 PC운영체제(OS)로 나아가겠다는 포부였다.

MS가 제시한 태블릿과 컨버터블PC의 하드웨어 조건을 살펴보면 이러한 윈도8의 성격이 보다 분명하게 드러난다. MS는 윈도8 디바이스가 전원 및 자동회전 잠금, 윈도 홈 버튼, 볼륨 버튼을 장착해야 하며, 최소 1366x768 해상도의 5포인트 디지타이저를 지원하는 터치 스크린을 탑재해야 한다고 윈도 개발자 센터에 명시했다. 여기에 카메라와 자기력계 및 자이로스코프 등 각종 센서까지 지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와이파이와 블루투스는 기본이다.

대부분 기존의 PC나 노트북이 아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이 갖추고 있는 내용들로 구성됐음을 살펴볼 수 있다. 이러한 MS 윈도8의 태블릿/컨버터블 하드웨어 조건에서조차 향후 PC 폼팩터에 변화가 있을 것임을 예견했다.

이러한 새로운 윈도8의 출현으로 PC군의 노트북도 많은 변화가 예고됐다. 윈도8이 배포된 시점은 인텔 3세대 이후로, 향후 출시될 인텔 4세대 프로세서 기반 노트북이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변화될 것임을 암시했다. 물론 그전까지만해도 컨버터블이라는 ‘변신 노트북(?)’이 등장하기는 했으나 인텔이 4세대 프로세서 발표와 함께 ‘투인원(2-in-1)’이라는 차세대 폼팩터를 제시함으로써 PC의 변신은 ‘시도’가 아닌 ‘시작’점에 서게 됐다.

▲ LG전자는 '탭북'이라는 투인원PC를 선보였다.

한편, MS는 지난해 10월 17일 윈도8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윈도8.1을 내놓으면서 PC의 익숙함을 모바일과 연결시키는데 집중하기도 했다. 데스크톱 화면에 익숙한 사용자들을 위해 부팅할 때 바로 데스크톱 모드로 시작할 수 있게 설정할 수 있으며, 시작버튼과 작업 관리줄 등이 추가됐다. ‘빙 스마트 서치’는 PC와 인터넷 등 다양한 소스에서 검색이 한번에 될 수 있도록 조절했다. 스카이프와 메일, 엑스박스 뮤직, 비디오와 같은 애플리케이션도 향상됐다.

이 밖에 4개의 앱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멀티태스킹 능력과 멀티모니터 지원을 강화하면서 여러 모니터에서 자유롭게 데스크톱이나 앱을 선택해 띄우는 것도 가능하다. 스카이드라이브를 통해 클라우드를 통합하고, 유용한 앱들을 효과적으로 배치한 새로워진 윈도 스토어도 공개했다.

‘투인원’, 새로운 PC 폼팩터로 등장
인텔이 울트라북을 통해 성능과 전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와 휴대성을 잡는가하면, 모바일의 강점을 PC에 녹인 MS 윈도8이 등장함에 따라 시장에서는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폼팩터의 PC를 원했다. 제조업체도 천편일률적으로 비슷한 디자인의 노트북보다는 각자의 개성을 살린 차별화된 모델을 만들어내길 원했다. 소비자도 마찬가지다. 사용자도 PC의 탁월한 생산능력과 모바일의 콘텐츠 소비 능력을 동시에 담은 PC 또는 태블릿을 뛰어넘는 그 무엇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기존 모바일 운영체제 기반의 ‘태블릿’은 새로운 폼팩터를 제시함으로써 콘텐츠 감상 면에서는 뛰어난 성능을 보여줬다. 그러나 기존 노트북의 생산능력을 커버하기에는 2% 부족했다. 여전히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노트북을 통해 다양한 생산적인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요구 조건을 반영해 탄생한 제품군이 ‘컨버터블PC’다. 컨버터블PC 시장의 요구대로 변화발전을 거듭하면서 전체 PC시장이 하락세를 그리는데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상승곡선을 유지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2012년 1분기 대비 2013년 1분기 컨버터블PC 시장은 약 2배 가량 성장했으며, 앞으로도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 인텔 4세대와 MS 윈도8로 PC가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다. (사진 : 인텔코리아)

이에 따라 인텔은 태블릿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인텔 4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발표하고 노트북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울트라북과는 달리 사용자경험(UX)에 초점을 맞춰 기존 컨버터블PC를 통합화한 ‘투인원(2-in-1)’을 차세대 PC 폼팩터로 제시, 전면에 부각시켰다.

태블릿의 엔터테인먼트 성향과 PC의 생산성을 그대로 물려받은 ‘투인원’은 모니터가 분리되는 디태쳐블, 밀어서 올리는 슬라이드, 모니터가 360도 회전하는 스위블, 모니터가 180도로 뒤집히는 폴더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사용자에게 어필했다. 인텔 4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통해 전력효율이 눈에 띄게 상승했으며, 휴대성도 점점 높아져 갔다.

인텔 코어 프로세서와 함께 인텔 아톰 프로세서도 투인원 PC 지원사격에 나섰다. 저전력 기반으로 성능을 높인 실버몬트 아키텍처 기반 인텔 아톰 베이트레일 프로세서는 투인원 모델이 더 작고 가볍게 설계되도록 도왔으며, 윈도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까지 섭렵할 수 있는 확장성까지 겸비했다. 폼팩터뿐만 아니라 운영체제(OS)면에서도 투인원이 실현된 셈이다.

투인원의 인기 비결은 기존 PC의 익숙함을 가져가면서도 모바일이 주는 새로움을 조화롭게 반영했기 때문이다. 특히 노트북이 갖지 못했던 모바일의 강점을 PC에 맞게 최적화함으로써, 사용자경험(UX)을 크게 높였다. 단순하게는 태블릿과 노트북을 따로 가져다닐 필요가 없어진 셈이다.

요약하자면 투인원 PC는 기존 노트북과는 다르게 스마트폰, 태블릿 등처럼 휴대성과 접근성이 높고, 다양한 입력방식을 지원하며, 넓은 확장성과 다양한 활용능력을 보여준다. 따라서 언제 어디서나 최적화된 컴퓨팅 환경을 조성해준다.

특히 올해는 그간 선보인 투인원PC 성공작들을 중심으로 라인업 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하이엔드 모델뿐만 아니라 가격대가 비교적 저렴한 보급형 투인원 PC도 속속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어서, 투인원이 PC분야의 대세 폼팩터로 부상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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