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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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박종헌 기자] 글로벌 제약사들이 주도하고 있는 비만치료제 시장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현재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덴마크 노보노디스크 ‘삭센다’와 알보젠 ‘큐시미아’가 양분하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삭센다는 지난해 2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국내 시장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주사제라는 제형상 한계에도 삭센다가 인기를 끈 배경은 상대적으로 부작용 위험이 낮아서다. 기존 시장을 이끌던 약제들이 안전성 문제로 퇴출된 사례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큐시미아는 2020년 1분기 매출 43억원으로 발매와 동시에 매출 2위에 오르며 삭센다와 양강체제를 구축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비만치료제 분야에서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주사제 형태 비만치료제의 단점을 개선해 시장 점유율을 높일 계획이다.

광동제약은 패치형 비만치료제를 만들기 위한 도전에 나섰다. 의료용 마이크로니들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쿼드메디슨에 20억원을 투자했다. 기존 비만치료제 ‘콘트라브’ 혹은 개발 중인 비만 신약 ‘KD101’과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전략이다.

양사는 비만치료제 의약품 마이크로니들 패치 개발을 위한 협력에 나서며, 광동제약은 상업화 독점권에 대한 우선 선택권을 부여받는다.

마이크로니들. [사진: 조지아공과대]
마이크로니들. [사진: 조지아공과대]

마이크로니들은 머리카락 3분의1 두께의 미세 바늘이 도포된 패치를 피부에 부착, 유효 약물성분을 체내로 흡수시키는 방식의 차세대 약물전달기술(DDS)이다. 주사제보다 통증이 적고 경구제의 간 대사 과정을 생략할 수 있어 유효성분 흡수가 빠르며 생체 이용률도 높은 편이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쿼드메디슨과 협력을 통해 비만치료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휴메딕스는 에이치엘비제약과 비만치료용 장기지속형 주사제 개발에 착수했다. 에이치엘비제약은 SMEB 플랫폼 특허 기술을 활용해 비만치료용 장기지속형 주사제 제형 연구를 진행한다. 휴메딕스는 기술을 이전 받아 비임상부터 임상, 품목허가, 생산, 판매를 진행한다.

휴메딕스는 에이치엘비제약의 마일스톤 달성에 따라 선급기술료, 최초 시판 후 10년 동안 상업생산 마일스톤 기술료, 그리고 특허존속기간 만료일까지 특허전용실시권 로열티 등을 지급한다. 대한민국을 포함한 글로벌 판권을 갖는다.

휴메딕스 관계자는 “현재 개발하고 있는 비만치료용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의료진과 환자 모두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미충족 수요가 있는 시장을 공략한다. LG화학은 MC4R 유전자에 작용하는 세계 최초 경구용 희귀 비만치료제 ‘LR19021’ 미국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MC4R는 입맛에 영향을 주는 유전자로 알려졌다. 식욕과 포만감을 조절하는 단백질을 생산한다. MC4R이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뇌는 지방을 더 저장해야 한다고 판단해 배고픔을 느끼게 하고 음식 섭취를 명령한다. MC4R 작용경로에 이상이 생기면 배고픔이 지속되는 과식증으로 인해 생명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

LR19021은 이 포만감 신호를 정상화시켜 식욕을 억제하는 역할이다. 전임상 결과 우수한 식욕 및 체중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연내 1상을 완료하고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개발 경쟁이 치열한 비만 질환에서 혁신적인 신약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 비만치료제 시장이 오는 2027년 241억달러(약 28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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