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이병희 객원기자]  “페라자는 직경 1mm 내외인 미세혈관에 위치한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혈관중재 수술로봇을 개발 중이다. 이 기술은 아직 전 세계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데다, 관련 로봇을 개발중인 기업도 전 세계적으로 3~4곳에 불과할 정도로 개발이 어려운 분야이다.”

이병주 페라자 대표는 “페라자는 간암 환자를 위한 간색전술 그리고 뇌경색 환자를 위한 혈전제거술 등 미세혈관에 위치한 질병을 치료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관련 기술의 중요성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이병주 대표는 지난 1995년부터 한양대학교 전자공학부 교수로 재직해왔다. 로봇메커니즘 이론 분야를 연구해왔고, 새로운 로봇의 등장에 맞춰 로봇을 제어하기 위한 수학적인 모델에 대한 학문성과에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직접 여러 로봇을 개발해왔고, 국내에서는 대한의료로봇학회, 한국로봇학회 회장 등도 역임하고, 국제학회 조직위원장도 여러 번 역임한 로봇공학분야 전문가이다. 

이 대표가 회사 설립 후 개발해 온 다수의 수술 로봇 중 최근에 집중하는 분야는 지난 7-8년간 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원종윤 교수 임상팀과의 협업을 통해서 이루어진 것으로, 혈관을 통해 질병을 치료하는 혈관중재 수술로봇이다. 

이병주 교수는 “페라자가 만들고 있는 혈관중재 수술로봇의 특징은 미세도구를 적용해 직경 1mm 내외인 혈관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지금 시장에 나와 있는 혈관중재 수술로봇은 단지 심장 스탠트용 그리고 심장 부정맥 치료용에 국한되어 있다. 이러한 치료는 비교적 직경 2-3mm 되는 큰 혈관을 다루고 있으며, 이에 따라 시술도구도 비교적 사이즈가 큰 카테터와 가이드와이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병주 교수는 "페라자는 간암 환자를 위한 간색전술 그리고 뇌경색 환자를 위한 혈전제거술 등 미세혈관에 위치한 질병을 치료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주 교수는 "페라자는 간암 환자를 위한 간색전술 그리고 뇌경색 환자를 위한 혈전제거술 등 미세혈관에 위치한 질병을 치료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페라자가 연구중인 것은 간색전술 또는 뇌혈전 제거 등을 위한 로봇이다. 이것을 위해서는 직경이 약 1mm 내외인 혈관을 들여다봐야 하는데, 이를 위해 더 작은 시술도구인 마이크로 카테터와 마이크로 가이드와이어 등을 사용해야 한다. 아직까지는 이러한 미세도구를 적용한 사례는 시장에 나와 있지 않다는 것이 이병주 교수의 설명이다. 

이 교수는 “페라자가 가지고 있는 미세 혈관 치료용 수술로봇은 아직 존재하지 않기에 경쟁력이 있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4개 정도 회사가 이러한 목적의 수술로봇 개발을 준비중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특히 이러한 움직임은 코로나19로 인해서 뇌에 혈전이 발생하게 되는 경우가 파악되면서, 작년부터 의료계에서 큰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페라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사업기회가 된 것이다.  

이병주 교수는 페라자 로봇의 가장 큰 특징으로 모듈러 방식으로 개발해 응용분야가 넓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기존 수술로봇이 어느 특정분야, 즉 심장부위에만 적용되는 제품인 반면에 페라자의 제품은 혈관내의 질병에 맞춰서 모듈을 조합함으로 혈관내의 질병 전 분야를 다룰 수 있는 제품”이라면서 “응용분야가 매우 넓어 혈관 분야 뿐만 아니라 차후에는 비혈관 분야로도 확장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겠다는 의지로 수술로봇 분야를 선택하여 거의 20여년간 연구개발을 진행해 왔다”면서 “그동안 척추수술로봇, 이비인후과 수술로봇, 뇌심부수술로봇, 혈관중재수술로봇 등 여러 가지 개발해 왔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축적된 차별화된 기술 특허는 사업화에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페라자의 창업 취지 중 하나인 ‘사회공헌 실현’을 반드시 이루어 내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페라자가 개발하고 있는 제품 사진
페라자가 개발하고 있는 제품 사진

이처럼 국내 수술로봇 분야에서 가장 오랜 기간 연구를 해온 전문가의 창업에 외부에서도 높은 평가를 주고 있다. 한양대에서 주관하는 2021 초기창업패키지(일반분야) 지원사업에 선정되는 등 다양한 해외 기업, 국내 의료기관과 협업을 진행중이다. 

이병주 교수는 “2024년 초까지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연구자 탐색임상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2024년 후반에는 국내 식약처 인허가를 계획하고 있으며 미국시장은 2026년 경 진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2025년에 첫 번째 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교수는 “창업은 한마디로 책임 있는 기술”이라고 정의하는데 “특히 의료기기는 사람의 건강과 생명을 다루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수술 로봇 개발이 반드시 임상 현장에서 환자와 의사에게 도움이 되는 그런 책임 있는 제품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이다. 

그는 “현재 외국 기업들과 비교해 자금이나 인력적인 측면에서 약점이 있지만, 보유하고 있는 특허와 관련기술을 기반으로 집중해서 개발하면 반드시 세계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이 될 것” 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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