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쇼핑라이브, 쿠팡 라이브[사진: 네이버(왼쪽부터), 쿠팡)
네이버 쇼핑라이브, 쿠팡 라이브[사진: 네이버(왼쪽부터), 쿠팡)

[디지털투데이 조믿음 기자] 이커머스 기업들이 라이브방송에 투자한지 2년을 넘긴 가운데,  한번 반송으로 상당한 판매고를 올리는 사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라방 운영 방식과 관련해 업체들이 추구하는 전략이 크게 2가지로 나눠지는 분위기다.

하나는 누구나 다 방송할 수 있도록 개방형 채널을 구축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들을 내세워  예능형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다.

네이버는 개방형 라이브방송에 초점을 맞추는 대표적인 사례다. 네이버는 2년 전 라이브커머스에 진출,했다.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중소상공인(SME)들이 쇼핑 라이브를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판을 키워왔다.

지난해 네이버쇼핑 거래액은 전년 대비 4.7배 증가했다. 작년 4분기 기준 거래액은 1억원 이상, 라이브 수는 전년 동기 대비 39% 늘었다. 

네이버는 기존 60분 가량 진행하던 쇼핑라이브와 함께 10분 이내 숏폼 콘텐츠 '맛보기 쇼핑'을 올해 1월 선보였다. 네이버는 새로운 형태의 라이브방송을 계속해서 시도하며 라이브커머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쿠팡도 조용히 라이브방송 카테고리를 늘리고 있다. 쿠팡이 운영하는 라이브방송 '쿠팡라이브'는 네이버 쇼핑라이브와 큰틀에서 유사하다. 누구나 방송을 할 수 있는 개방형 라이브방송을 지원하지만 쿠팡에 등록된 크리에이터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방송에 익숙하지 않은 소상공인들이 직접 방송을 진행하기에는 익숙하지 않을 뿐더러 큰 부담이 따른다. 쿠팡은 누구나 크리에이터 등록을 할 수 있도록 채널을 오픈하고 이들을 고를 수 있는 방식을 택해 라이브방송 질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는 폐쇄형 라이브방송 전략을 이어오다 지난해 말 라이브커머스 스타트업 그립 컴퍼니 지분 50%를 인수하고 개방형 채널 같이 운영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노선을 바꿨다. 

업계 관계자들은 "네이버와 쿠팡이 누구나 다 방송할 수 있는 개방형 채널을 구축해 중소상공인 챙기기에 나선 모습"이라며 "중소상공인 판매 채널 확보라는 명분을 챙김과 동시에 다수의 판매자 유입 확보가 가능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1번가 라이브, 티몬 라이브[사진: 11번가(왼쪽부터), 티몬]
11번가 라이브, 티몬 라이브[사진: 11번가(왼쪽부터), 티몬]

11번가와 티몬 등 원조 1세대 이커머스 업체들은 라이브방송에 콘텐츠를 더한 형태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티몬은 지난해 10월 콘텐츠 커머스로 도약을 선언하고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티몬은 숏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 아프리카TV와 손잡고 콘텐츠 크리에이터 육성하는등 인플루언서 확보에 집중했다. 이와 함께 유명 연예인들이 등장하는 '광고천재 씬드롬', '게임부록' 등 자체 제작 웹예능을 공개했다. 

올해 1월과 2월 티몬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 28%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티몬은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관계형 커머스' 구축에 주력한 결과가 차츰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11번가는 2020년 2월부터 매월 뷰티 라이브방송을 편성하기 시작하고 10월 라이브 방송 전용 코너 '라이브11'을 신설했다. 지난해 8월에는 라이브11에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초저지연 솔루션 적용과 차별화된 기능을 도입했다. 

11번가는 라이브방송에 쇼핑과 예능을 결합한 ‘쇼퍼테인먼트’(Shopper-tainment) 콘셉트의 예능형 콘텐츠를 내세우고 있다. 단순히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방송 뿐만 아니라 흥미로운 예능 콘텐츠를 도입해 시청자들이 계속 방송을 볼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11번가는 하루에 방송 4~6개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털업', '찐텐리뷰', '일일포차' 등 자체 제작 예능형 고정 콘텐츠 10개를 운영하고 있다. 

11번가 라이브 방송 최대 거래액은 2월에 진행한 삼성전자 갤럭시S22 판매 방송으로 이날 방송에서 거래액 132억원을 돌파했다. 단일방송 기준 최대 시청 수는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해 매장을 터는 컨셉인 '털업'으로 시청수 163만뷰, 좋아요 수 130만, 채팅 16만을 기록했다. 

현재 국내 이커머스 생태계는 중소 플랫폼들이 네이버과 쿠팡 등 대형 플랫폼들과 경쟁해 살아남을 수 없는 구조가 됐다. 

대형 플랫폼들이 거대한 자본을 투입해 최저가 가격 전쟁, 빠른 배송 속도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중소플랫폼들이 제살 깍아먹는 적자 경쟁을 이어가기엔 무리가 있다는 것. 콘텐츠가 중소 플랫폼들이 둘 수 있는 차별점인 셈이다. 

11번가 관계자는 "라이브 방송은 모바일 쇼핑의 재미 요소로 시작해 실시간 소통으로 적극적인 소비자 참여가 이뤄지는 독보적인 쇼핑 포맷이 됐다"며 "지금까지 라이브 방송이 기본적인 틀을 갖춰가는 과정이었다면 앞으로는 커머스 플랫폼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는 요소로서 거래액과 매출 등 수익성 부분에서 규모있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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