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CODE, 빗썸·코인원·코빗).
코드(CODE, 빗썸·코인원·코빗).

[디지털투데이 문정은 기자] 두나무 자회사 람다256과 코드(CODE, 빗썸·코인원·코빗)가 트래블룰 솔루션 연동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코드는 블록체인과 非블록체인 투트랙 버전으로 트래블룰 솔루션을 준비하고 있어 초기는 원활한 연동을 위해 非블록체인부터 적용한다는 입장이다. 

트래블룰은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자금세탁 방지를 위해 가상자산 전송 시 송수신자 정보를 모두 수집해야 하는 의무를 가상자산 사업자(VASP)에 부과한 규제다. 사업자가 가상자산이 어디서 오고, 가는지를 파악하라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개정안에 따라 이달 25일부터 이를 준수해야 한다. 

이에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와 코드가 주도적으로 트래블룰 솔루션 개발에 나섰다. 

두나무는 자회사 람다256을 통해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람다256은 국내향 트래블룰 솔루션인 '베리파이바스프'를 공개하고 얼라이언스 참여사를 모집하기 시작했다. 람다256에 따르면 람다256의 트래블룰 워킹그룹에는 고팍스와 한빗코를 비롯 코어닥스, 플라이빗 등 10여곳이 참여하고 있다.

코드도 지난해 12월 '블록체인 기반 한국형 트래블룰'이라는 소개로 트래블룰 솔루션을 공개하고 지난달 말 본격 사업자 제휴 확장에 나섰다. 당시 열린 코드 설명회 자리에는 고팍스와 한빗코를 비롯 코드와 제휴 의향서를 체결했거나 서비스 가입 의사를 보인 관계자 60여명이 참석했다.

이처럼 그동안 두나무와 코드는 각사 회원사를 유치하는 등 개별적으로 움직여왔기에 업계에서는 양분화된 경쟁 구도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았다. 트래블룰은 자금세탁방지를 위해 사업자 간 정보 공유가 골자인데, 솔루션 간 협업을 뒤로하고 주도권 경쟁 구도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두 솔루션 간 연동이 안되면 중소 가상자산 거래소 입장에서는 두 솔루션을 중복으로 가입해야 하는 부담도 발생한다. 

하지만 17일 코드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두 솔루션 운영사는 연동을 위한 MOU를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코드 관계자는 "이미 베리파이바스프와 MOU는 체결했고 기술 연동 작업 중"이라고 말했다. 

업비트가 지난달 말 트래블룰 관련 공지를 띄었다. [사진: 업비트]
업비트가 지난달 말 트래블룰 관련 공지를 띄었다. [사진: 업비트]

앞서 코드는 자사가 만든 솔루션 관련 '블록체인'을 차별화로 강조한 바 있다. 지난해 말 코드의 트래블룰 솔루션 발표 자리에서 차명훈 코인원 겸 코드 대표는 블록체에 연결된 각각의 노드(네트워크 운영사)들이 솔루션과 직접 연관된 데이터만 보유해 고객의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교환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앞서 박재현 람다256 대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블록체인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만병통치약은 아니"라며 현재 수준의 블록체인을 적용할 시 추후 성능 문제와 개인정보 유출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러자 차명훈 대표는 코드 트레블룰 솔루션에 적용한 R3 Corda가 금융기관을 위해 설계된 블록체인인 점을 들며 "개인정보는 꼭 필요한 당사자들 간 원장에만 기록되기에 다른 노드(네트워크 운영사)들은 개인정보의 티끌도 받을 수 없다"고 했다. 

솔루션이 블록체인 기반이냐 아니냐의 문제는 양측의 실무 연동 논의 때에도 골치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또다른 코드 관계자는 "25일 이전까지 (트래블룰 솔루션) 연동을 하려고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도 "블록체인 기반인 솔루션과 아닌 솔루션이 연동해야 돼, 이 부분에 대한 논의가 시일이 걸리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한 바 있다. 

결국 코드 측은 투트랙으로 방향을 틀었다. 블록체인 기반 트래블룰 솔루션을 준비하면서도 베리파이바스프와의 연동을 위해 초기에는 블록체인을 적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로써 트래블룰 시행 이전 두 솔루션 간 연동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트래블룰 시행일이 가까워지면서 빗썸과 코인원의 화이트리스트 정책도 완화될지 주목된다. 빗썸과 코인원은 현재 실명확인입출금계정(실명계좌) 제휴 은행사 NH농협은행 요청에 따라 거래소에 등록 가능한 가상자산 지갑으로만 출금을 지원하는 '화이트리스트'를 시행 중이다. 

특히 빗썸의 경우 현재 모든 개인지갑 등록이 불가능하다. 이는 개인지갑으로 가상자산을 전송해 사용해야 하는 디파이나 NFT(대체불가토큰) 등의 서비스 이용 불편을 초래한다는 우려가 잇따랐었다. 

이와 관련 빗썸 관계자는 "해당 내용에 대해 은행과 긍정적으로 협의 중"이라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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