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문기 기자] “1편은 잊어라. 2편이 더 재밌다”

소니 ‘스마트워치2(모델명 SW2)’를 보고 하는 말이다. 히어로 영화에서는 1편이 영웅의 탄생에 포커스가 맞춰지고, 2편에서 본격적인 액션 활극이 펼쳐지기 마련인데 소니 스마트워치가 딱 그렇다. “이제 좀 시계다워졌는데”하고 어깨 한 번 툭 치고 싶다.

소니 ‘스마트워치2’를 일주일간 직접 착용해봤다. 모체는 삼성전자 ‘갤럭시S4’를 선택했다. 직접 써보며 전작인 ‘스마트워치(모델명 MN2)’와 비교해봤다.

▲ 소니 스마트워치2

‘소니’ 로고만 없으면 딱 전자시계 같아
첫 인상은 그러했다. ‘소니’ 로고만 좀 없었으면 일반 전자시계라고 해도 감쪽같이 속아넘어갈 것처럼 보였다. 게다가 리뷰 모델은 메탈 스트립이 포함된 제품이어서 시중에 파는 전자메탈 시계와 흡사했다.

<영상> 소니 스마트워치2 개봉기

물론 전작도 일반 디지털 시계와 비슷했다. 클립 형태라는 다소 특이한 형태를 갖추고 있어 스트립 교체도 쉽고, 여기저기 부착해 쓸 수도 있었지만 문제는 시계가 주는 고급스럽고 세련된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었다. 플라스틱 재질의 후면도 이러한 이미지를 더욱 부각시켰다.

▲ 소니 스마트워치2

하지만 ‘스마트워치2’는 클립형태를 버리고 일반시계와 마찬가지로 스트립을 교체할 수 있게 바꾸고 측면부터 후면까지 메탈로 채워 넣었다. 알루미늄 합금 소재로 내구성도 높였다. 무게는 약 2배 가량 증가했지만 디자인 만큼은 더 세련되게 바꾼 셈이다. 전작의 무게는 26g, ‘스마트워치2’의 무게는 48g이다. 때로는 무게가 주는 묵직함이 안정적인 착용감을 주기도 한다.

이곳저곳을 꼼꼼하게 살펴보다보면 전체적으로 소니가 추구하는 ‘Z’ 시리즈의 디자인을 그대로 시계로 옮겨 놓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측면 메탈 테두리, 딱 맞춰진 USB 커버, 둥글게 톡 튀어나온 은색 전원 버튼 등은 모두 소니가 ‘엑스페리아Z’ 시리즈에 선보인 차별화된 디자인들이다. 소니 스마트폰인 ‘엑스페리아Z’ 시리즈를 쓰고 있다면 동일한 디자인의 패키지 제품처럼 보일터다.

▲ 측면에 위치한 USB 덮개

다만, 한가지가 아쉽다. USB 커버가 너무 기기와 꼭 맞게 마감됐다. 커버를 살펴보면 상단에 아주 얇은 틈이 있는데 이 곳에 손톱 등을 넣어 대각선 아래로 힘을 주면서 열어야 한다. 하지만 틈 자체가 워낙 얇아서 손톱이 안들어가거나 혹은 들어갔다 하더라도 손톱에 손상을 입을 수도 있다. 처음 요령이 없을 때는 양 엄지 손톱 끄트머리가 살짝 깨질만큼 어려움을 겪었다. 자주 열면서 길을 들여야 할 듯 하다.

 

꽉 끼는 커버를 갖추고 있지만 이 때문에 스마트워치2는 방수, 방진 기능을 제공한다. 물방울과 땀, 습기, 먼지 등에 견딜 수 있다. 패션을 위해 다른 스트립으로 교체할 수 있지만 본체는 블랙 모델 1종만 출시됐다.

편리함으로 무장한 하드웨어 ‘진국’
소니 스마트워치2는 하드웨어 측면에서 전작보다 향상됐다. 단순히 하드웨어만 향상됐다기 보다는 좀 더 편리하게 바뀌는 데 주력한 모습이다. 

하나씩 살펴보면 더 단단해진 ‘알루미늄합금’ 바디, 더 커지고 선명해진 ‘디스플레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어난 ‘배터리’ 사용량, 4핀 단자에서 ‘5핀’으로 교체된 USB 단자, ‘근거리무선통신(NFC)’을 적용해 손쉽게 모체와 연결할 수 있는 등 대략 5개의 변화 포인트가 감지된다.

우선 알루미늄 합금 소재로 이뤄진 디자인 덕분에 내구성이 더 올라갔다. 전작의 경우 테두리를 메탈로 처리했는데 긁힘 등에 약했다. 즉 생활 스크래치에 강하지 못했다. 시계의 경우 손목에 착용하기 때문에 잠깐의 부주의로 여러 물체에 부딪칠 위험이 많고, 심지어 깨지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스마트워치2는 합금바디를 채택해 전작의 단점을 보완한 셈이다.

▲ 음성 통화가 되진 않지만 걸거나 받을 수는 있다

디스플레이는 더 커지고 선명해졌다. 보다 많은 정보을 한 눈에 살펴볼 수도 있게 됐다. 소니 스마트워치2는 1.3인치였던 전작 대비 0.3인치 더 키운 1.6인치 화면이 장착됐으며, 해상도도 128x128에서 220x176으로 향상됐다.

화면이 더 커지고 선명해지면 그만큼 배터리 전력 소모율도 늘어난다. 하지만 소니 스마트워치2는 전작과 비슷한 배터리 사용량을 보여줌으로써 효율은 더 높아졌다. 스마트워치2를 완충해 첫 사용한 15일 출근길부터 22일 저녁 퇴근길까지 약 8일간 한 번의 충전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마지막 퇴근길에 체크했을 때 스마트워치2의 배터리 사용량은 4%로 확인됐다. 이 정도면 스마트워치 중에서도 준수한 배터리 사용량을 보여줬다고 평가할 수 있다.

대체적으로 전작에 비해 스마트워치2가 내구성, 화면 크기 및 해상도, 배터리 효율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는데, 이 외에도 가장 환영할만한 개선점은 5핀 USB 충전 단자로 교체됐다는 것이다. 전작의 경우 4핀 충전 케이블을 사용해 전용 케이블이 아니면 충전이 불가능했다.

근거리무선통신(NFC)을 활용해 간단하게 모체와 연결할 수 있다는 점도 매리트다. 전작은 블루투스로만 연결이 가능했는데, 생각보다 블루투스 연결을 어려워하는 사용자들이 있다. 소니 스마트워치2는 스마트폰에 대기만 해도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을 수 있고, 연결까지 가능하다. 한 번만 연결되면 다음부터는 자동으로 연결해준다.

다만 NFC를 이용하려면 요령이 필요하다. 스마트워치2의 경우 후면에 NFC칩이 장착돼 있기 때문에 전면이 아닌 후면을 스마트폰에 갖다대야 한다. 또한 스마트폰도 NFC칩이 들어간 부분을 맞대야 한다. 최대한 밀착시켜야 제대로 연결된다. 갤럭시S4의 경우 후면 하단부를 스마트워치2 후면과 접촉시켜야 한다.


<영상> 소니 스마트워치2 간단리뷰

소니만의 스마트워치 에코시스템 ‘굿’
소니 스마트워치2를 쓰면서 매일 떠올랐던 질문은 ‘스마트워치를 왜 쓸까?’였다. 분명 어떤 필요성에 의해 스마트워치2를 구매할터다. 패션을 위해서, 또는 실용성을 위해, 아니면 확장성을 위해 등등 여러가지 구매 요인이 작용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여러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특히 IT기기로써 스마트워치의 위치도 중요한 구매 포인트로 분석된다. 단순하게 파악해본다면 두 가지 방향이 수립된다. 하나는 시계라는 기본 바탕에 스마트 기능이라는 부가적인 성능이 더해지는 쪽이다. 다른 한 쪽으로는 모바일 경험을 다른 폼팩터에서도 구현하기 위해 시계라는 형태를 빌렸다고도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평가를 내린다면 첫 번째 방향성에 중심을 둔 소비자는 디자인에 의문을 가지겠지만 다양한 성능에 혹할 수 있을테고, 두 번째 방향성에서는 성능에 만족하면서도 더 많은 기능이 없음을 아쉬워할 수 있겠다. 이렇게 도식화시켜 놓고 본다면 소니는 욕심이 많다. 이 두 가지를 모두 만족하려했기 때문이다.

소니만의 디자인 DNA를 그대로 계승한 스마트워치2는 ‘알림’이라는 활용성에 집중돼 기능들을 구현했다. 시계는 팔을 살짝 드는 것만으로도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밀접한 접근성을 기반으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스마트폰의 알림 대부분을 소화한다. 특히 ‘알림’의 대부분은 소니가 그간 구축해온 방대한 앱 생태계 때문에 가능하다.

타 기기와 비교해본다면 삼성전자 ‘갤럭시 기어’보다 약 4배 가까이 많은 지원 애플리케이션이 제공된다. 대략 250개 이상으로 집계된다. 지금도 많은 개발자들에 의해 소니 스마트워치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되고 있다. 지원 메신저만 살펴봐도 알 수 있다. 스마트워치2는 구글 행아웃뿐만 아니라 NHN 라인, 다음 마이피플, 카카오의 카카오톡까지 지원한다. 이 밖에도 많은 앱들을 통해 스마트폰의 알림을 확인할 수 있다.

혹자는 갤럭시 기어처럼 음성통화가 지원되지 않고 카메라 기능이 없다는 단점을 꼬집곤 하는데, 아직까지 스마트워치에 음성통화 기능은 그리 큰 메리트가 되지 못한다. 특히 국내의 경우 더 그렇다. 길을 가면서 스피커로 통화 내용을 모르는 다른 사람과 공유하기는 싫을터다. 게다가 음성의 질도 아직까지 좋지 못하다.

▲스마트폰에 이어셋을 연결해 스마트워치2를 사용할때 활용도가 높았다

실제로 일주일간 써보면서 스마트워치2는 일상생활에서 많은 도움을 줬다. 예를 들어보면 기자의 경우 스마트폰에 이어셋을 연결해놓고 스마트워치2를 사용할 때 가장 활용도가 높았다. 기자는 진동둔감증(?)이 있어 스마트폰의 진동을 잘 느끼지 못한다. 음성통화뿐만 아니라 각종 알림도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 손목에서 그대로 전달되는 진동은 둔감증을 갖고 있다하더라도 모를 수가 없다. 중요한 건 대부분의 알림이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도 가능하다는 데 있다.

전화가 오면 스마트워치2로 받으면 이어셋을 통해 통화가 가능하다. 다이얼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했다면 스마트워치2에서 전화를 걸 수도 있다. 이 때도 이어셋이 음성통화를 돕는다. 문자 메시지는 스마트워치2에서 확인 가능하다. 간단한 내용은 스마트워치2를 통해 보낼 수 있다. 이 때도 문자 메시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미리 저장해놓은 메시지를 바로 보낼 수 있다.

▲ 뮤직 플레이어 컨트롤 

특히 뮤직 애플리케이션의 활용도가 높았다. 스마트폰을 열 필요없이 음악을 켤 수도 있고 다른 노래를 선택할 수도 있다. 음량도 스마트워치2에서 조절할 수 있다. 이 밖에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주머니 속 스마트폰을 꺼낼 필요가 없다.

물론 아쉬움도 따른다. 음성통화를 지원하지는 않더라도, 음성인식은 지원했으면 한다. 또한 스마트워치의 자체적인 기능도 추가됐으면 한다. 스마트폰이 없어도 기본적으로 스마트워치2만 할 수 있는 스마트 기능도 넣어뒀으면 하는 바램이다.

<표> 소니 스마트워치2 스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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