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이호연 기자] 황창규 KT 최고경영자(CEO) 내정자가 오는 27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CEO로 정식 임명된다. 임시주주총회는 이날 오전 10시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다. 이에 따라 KT 안팎에선 황 내정자 취임 이후 임원 인사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앞서, 황 내정자는 KT CEO에 내정된 이후 방만한 경영과 인사청탁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개혁 의지를 여러번 표명한 바 있다. 특히, 이석채 전 KT회장과 선을 긋기 위해 경영 구상에 대한 언급을 최대한 자제하며 임직원들과의 접촉을 하지 않고 있다.

▲ 황창규 KT CEO 내정자

현재 황 내정자는 우면동에서 경영 태스크포스(TF)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고 있다. 황 내정자는 이를 기반으로 사업 영역별로 경영 계획을 세우고 기업 이미지 개선, 조직 개편, 신성장 동력 등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현재 KT는 폭풍전야다. 황 내정자가 보안에 신경쓰며 외부 접촉을 일체 금하고 있는 만큼, KT내부에서는 루머만 무성하다.

KT 한 관계자는 “전임 회장과 관련된 임직원, 사업 등은 모두 내치거나 접는다는 소리도 있고, 이미 나갈 인사들의 명단이 작성됐다는 소문 등 온갖 카더라 통신만 무성하다”며 “사실상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업계 및 전문가들은 황창규 KT호의 숙제로 낙하산 인사 정리, 비대해진 조직 효율화, 경영 위기 타개 등을 꼽고 있어 인사 개편은 피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인사 개편의 규모가 관건이다. 대규모 인사 개편은 오히려 KT 임직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KT의 전체 임직원은 3만여명으로 인건비만 경쟁사에 비해 1조5000억원 이상이 추가로 들고 있다. 지난해 이석채 전 KT 회장의 경우 취임하면서 6000명 명예퇴직을 통해 4600억원의 인건비를 절감한 바 있다.

KT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비대해진 조직 개편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KT는 일반 민간기업 조직과 달라 그 구조를 면밀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무차별적인 임원 인사는 되려 KT내부 소통과 화합을 가로막는 독이 될 수 있다. 아마 황 내정자의 최고 고민 중 하나일 것이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KT 내부서는 올레KT(이석채 전 회장 때 영입된 KT임직원)의 입김이 아직도 만만치 않다며, 외부 출신인 황 내정자가 올레KT와 원래KT(기존 KT 출신 임직원) 사이에서 자신만의 기반을 닦을려면 꽤 시간이 걸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황 내정자 역시 믿을만한 측근을 통해 KT 내부 민심을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업계는 KT의 정기 임원 인사는 이르면 주총이 열리는 27일이 되거나, 늦어도 설 연휴 전인 29일 사이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황 내정자가 KT의 주요 과제를 잘 처리하고, 제 2의 황의법칙을 내놓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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